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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저자, 민지현 역자 / 미래지향 / 2022년 4월
평점 :

첫 장면부터 강렬한 이 책의 배경은 1969년, 브루클린의 빈민가 커즈하우스라는 주택단지다. '스포츠코트'라 불리는 교회 집사이자 동네 야구팀 코치였던 늙은 남자가 주인공으로 자신이 가르쳤던, 한때 야구 유망주였고 현 마약상인 딤즈를 동네 한복판에서 총으로 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파이브엔즈' 라는 교회 사람들이자 동네 사람들, 그리고 형사, 마약상들까지 얽혀있는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 채로 읽다 보면 마지막엔 아.... 거대한 사랑이었구나 싶은 책. 초반부터 쏟아지는 인물들 때문에 정신 못 차릴 수 있지만 언제나 그렇듯 금방 적응하게 된다.
그 시절 브루클린의 모습, 유색인들, 노동을 위해 온 이탈리아계, 라틴계 인물들까지. 치열한 삶들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람 사는 냄새 가득한 이야기였다. 스포츠코트란 인물 자체도 굉장히 독특해서 재밌었다. 술에 절어있는데다 대체 왜 그러는지, 아슬아슬하게 후반으로 갈 때까지 도통 알 수 없는 인물이긴 하지만 그의 어린 시절부터 살아온 이야기는 매우 독특하고 입체적이었다. 좀 더 짤막한 이야기로 새로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은 인물이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엘레판테였다. 아무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강인한 캐릭터이면서도 그의 외로움과 내면의 연약함이 이상하게 정이 가서 엘레판테 이야기만 따로 빼서 써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엘레판테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궁금했다. 지 자매와 포츠 형사의 뒷이야기도 너무 궁금하다. 하긴 내가 궁금한 모든 뒷이야기까지 담으려면 1000페이지쯤 됐을지도 몰라. 이 책의 또 하나의 묘미는 역시 스포츠코트와 얼이 아닐까. 첫 장면 총격 사건 때문에 마약상에게 처리 대상이 되고 마는 스포츠코트. 그를 처리하기 위해 '얼'이라는 인물이 나서는데 이게 너무 코미디다. 데이먼 러니언의 유머러스한 코미디를 보는 느낌과도 비슷했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작가가 별로 안 좋아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도 마지막에서야 나온, 너무 짧았던 감동이긴 했지만 그 모든 소동은 딤즈 하나만을 위해서도 너무나 멋진 일이었다. 이 많은 이야기들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생각했는데 말이다. 아마존에서 후기를 보는데 얼마 못 읽고 별로라고 후기를 썼던 고객이 끝까지 읽어보라는 다른 고객들의 권유에 결국 끝까지 읽고서 읽길 잘했다고 다시 후기를 쓴 게 재밌었다.
*도서지원
아침서가 @morning.book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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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즈하우스 식구들 모두 각자 돌아버릴 만한 사연들이 있다. 대게 모든 일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 P23
탐욕은 병이야. 나도 그 병을 앓고 있잖아. - P71
스포츠코트, 축복은 그것을 달게 받으려는 사람에게 내려지는 법이야. 그것이 어떻게 오는지 캐려고 하지 말게. 축복이 내려진다는 게 중요한 거잖아. - P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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