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실에 있어요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실에 있어요 - 아오야마 미치코

"뭘 찾고 있지?"

구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 내 작은 도서실에 가면 어쩐지 사람을 끌어당기고 마음을 열게 하는 목소리로 저렇게 묻는 사서 고마치 사유리가 있다. 저마다의 이유로 필요한 책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과 함께 특별한 '책 처방'을 추가하는 사서. 사람들은 그녀가 찾아준 레퍼런스가 이해가 가지 않지만 어쩐지 그 속에서 자신만의 해답을 찾는다. 설정이 지극히 일본 소설 특유의 느낌이 난다. 사서는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양모 펠트' (양모로 귀여운 인형을 만드는 것)인데 책 처방과 함께 특별 부록을 주는 묘한 사서라는 설정이 독특하다. 그리고 일단 서점대상 2위라는데, 서점대상 좋아한다.

"아아, 사키타니 씨도 회전목마에 올라타 있군요. 흔히 있는 일이에요. 독신인 사람이 결혼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결혼한 사람이 아이가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그리고 아이가 있는 사람은 독신인 사람을 부러워하죠.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목마. 참 재밌어요. 저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의 뒤꽁무니만 쫓느라 일등도 꼴찌도 없답니다. 즉 행복에는 우열도, 완성체도 없다는 얘기죠." │p.199

다섯 인물의 이야기가 각 챕터 별로 이어진다. 자신의 일에 대한 확신이 없는 여성복 매장에서 일하는 도모카, 오랜 꿈이 있지만 실행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료, 임신과 출산으로 쌓아온 커리어를 잃어버린 나쓰미, 꿈을 간직한 채 백수생활을 하고 있는 히로야, 한평생 일해온 직장을 정년퇴직하고 남은 인생에 대한 고민이 많은 마사오의 이야기가 차례로 나온다. 각 이야기가 따로인 듯하지만 묘하게 인물들 간의 연결고리가 있다는 점이 재밌는 점이기도 했다.

"인생이란, 항상 복잡하게 꼬여 있는 거예요. 어떤 환경에 있든 뜻대로 되지 않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지도 못한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잖아요. 결과적으로는 '바라던 대로 되지 않아서 다행이야. 살았다!'라고 생각할 때도 정말 많으니까요. 계획이나 예정이 꼬여버리는 일을 두고 불운하다거나 실패했다고 생각할 필요 없어요. 그렇게 변해가는 거죠. 나도, 인생도." │p.199

어떻게 보면 책 속 인물들의 고민은 세대별로 가지는 보편적인 고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일까, 나의 고민은 어쩌면 별것 아닐 수 있다는 식의 간편한 해결은 일본 소설의 특이점 같기도 하지만 난 그래서 좋을 때도 있다. 주기적으로 읽는 편이다. 그냥 가끔은 복잡한 내 생각이 우스울 정도로 심플한 이야기가 기분 좋게 읽힐 때가 있기 때문에.

"하지만 저는 무언갈 알고 있지도,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에요. 모두들 제가 드린 부록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죠. 책도 그래요. 만든 이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부분에서 그곳에 적힌 몇 마디 말을, 읽은 사람이 자기 자신과 연결 지어 그 사람만의 무언갈 얻어내는 거예요." │p.368

* 사서가 양모 펠트를 하는 모습(바늘로 계속해서 쿡쿡 양모를 찌르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는 저주를 거는 건가, 또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한가 하고 생각하는 모습이 너무 웃겼다. 양모 펠트는 나도 해보고 싶었던 공예분야인데,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렇게 보일 수 있겠다 싶어서 너무 웃겼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아, 사키타니 씨도 회전목마에 올라타 있군요. 흔히 있는 일이에요. 독신인 사람이 결혼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결혼한 사람이 아이가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그리고 아이가 있는 사람은 독신인 사람을 부러워하죠.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목마. 참 재밌어요. 저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의 뒤꽁무니만 쫓느라 일등도 꼴찌도 없답니다. 즉 행복에는 우열도, 완성체도 없다는 얘기죠."
- P199

"인생이란, 항상 복잡하게 꼬여 있는 거예요. 어떤 환경에 있든 뜻대로 되지 않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지도 못한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잖아요. 결과적으로는 ‘바라던 대로 되지 않아서 다행이야. 살았다!‘라고 생각할 때도 정말 많으니까요. 계획이나 예정이 꼬여버리는 일을 두고 불운하다거나 실패했다고 생각할 필요 없어요. 그렇게 변해가는 거죠. 나도, 인생도.
- P199

"하지만 저는 무언갈 알고 있지도,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에요. 모두들 제가 드린 부록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죠. 책도 그래요. 만든 이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부분에서 그곳에 적힌 몇 마디 말을, 읽은 사람이 자기 자신과 연결 지어 그 사람만의 무언갈 얻어내는 거예요.
- P3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