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시 말들의 흐름 3
정지돈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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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돈의 [영화와 시]를 읽었다. 내심 순간순간 즐거움을 줄 것이라 기대했던 금정연은 내 기억속의 정지돈 같았고 정지돈은 금정연 같았다. 이렇게 말하면 두분께 아주 큰 실례를 범하는 일일텐데 어디까지나 막연한 느낌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을 내가 말하고 알기란 내게는 가깝지 않다. 어제 읽은 이장욱 작가의 소설에서 언급된대로 멀리 있어도 가까이 느껴지는 그런 막연함이랄까. 그간 몇 권의 책을 읽어오면서 금정연 서평가의 책은 읽는 순간 즐거움과 기쁨을 준 책이었고, 어쩌면 내 취향일지도 모른다 생각을 했지만 말들의 흐름 시리즈에서 만난 ‘담배와 영화’는 뭔가 이 글을 쓰기 위해 준비한 보이지 않을 이면은 거대한데 드러난 글을 통해서 내게는 무척이나 무중력적이었다. 그것이 금작가님이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나는 모른다. 문장의 끝에서 다시 문장이 태어나는 것 같기는 했지만 실은 그것이 의미를 중심으로 한 잇기여서, 금작가님이 말한대로 문득 펼쳐진 페이지를 읽어 그것을 순간순간 보는 것은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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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돈 작가님의 [영화와 시]는 읽기 전 그래서 조금 더 걱정했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쳤는데 한 달음에 다 읽었다. 말들의 흐름 시리즈 세편을 연이어 보다 보니 이 흐름들은 작가의 성향을 매우 탈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내가 이 시리즈에서 기대했던 모습은 정지돈 작가님의 [영화와 시]와 같은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생각해봤는데 이런 작가님의 글을 왜난 그동안 가까이 하기엔 먼 글이라 생각했을까? 아마도 금정연 x 정지돈이 함께 쓴 [문학의 기쁨]이란 책에서 받은 느낌인듯 했다. 그 책에서 기억에 남은 것은 두분이 서로 존댓말로 대화하는 것 뿐. 그 책은 문학의 기쁨이 아니라 문학의 슬픔 같이 느껴졌는데 다시 읽어봐야 겠단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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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워크룸에서 나온 정지돈 작가님의 책이 있지만 2015년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꺼내 그해 대상 수상작인 [건축이냐 혁명이냐]를 다시 읽었다. 밑줄이 그어진 게 끝까지 그어지지 않은 것을 보면 아마도 끝까지 보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런데 다시 읽으니 김희선 작가님의 [라면의 황제] 단편집이 생각났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건축이냐 혁명이냐’ 소설을 쓰기 위해 작가가 읽고 수집한 수많은 자료를 기반한 이 소설이 그 해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대상을 받게 된 의미를 생각해봤다. 그가 수집한 자료를 보면 일부 건축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면 이번 책에서 금정연 작가님이나 정지돈 작가님이 그간 어떤 책을 읽어왔는지가 보였고(물론 그 이상으로 가득하리라) 그들이 젊은날 보고, 읽었던 수많은 텍스트가 쌓여 지금에 이르른 듯 하였다. 마침 그 수상작에 대한 평을 금정연 작가가 했는데 밉지 않은 꾸러기(꾸러기는 원래 밉지않은 것 같지만)의 모습이 그대로들어었었다. 내친김에 다음작품인 이장욱 작가님의 [우리 모두의 정귀보]까지 보았다. 여유가 느껴지는 멋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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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작가의 [담배와 영화]에 보면 정지돈 작가와 대화를 하는 부분이 나온다. 글 다써가냐는 말에 그럼요 라고 대답하자 금작가가 ‘진짜?’라고 하자 몇번을 ‘진짜!’라고 하다가 정지돈 작가가 마지막엔 ‘가짜...’라고 했는데 난 그말이 가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타고난 작가이거나. 이번 책에서 정작가는 ‘글을 쓰는 나는 쓰기 싫은 나와 쓰고 싶은나’로 구분이 된다고 하였는데 이 책은 읽는 독자 입장에선 쓰고 싶은 나로 느껴진듯 했다. 물론 말들의 흐름 시리즈 세 작가 모두가 글을 쓰기 시작할때 느꼈던 것 마음, 생각했던 것은 막상 텍스트화 했을 때 양면적인 마음을 내보였지만, 완성된 책의 형태로 만남을 전제로 할때라면 난 정지돈 작가님의 책같았으면 했다. 뭐랄까 자기 앞에 주어진 과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랄까.. 하고싶은 말 하고 싶지 않은 말, 좋은 것 싫은 것, 자유롭거나 자유롭지않거나,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을 벗어나 영화와 시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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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에 대한 이야기, 오규원 시인의 책을 언급하며 이야기 한 부분이나 이장욱 작가님의 ‘혁명과 모더니즘’을 통해 들려준 이야기, 그리고 프랭크 오하라에 대한 것이 좋았다. 작가님 소설이랑 책을 더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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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
파올로 조르다노 지음, 김희정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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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감염이 일부 지역, 나라에서만 국지적으로 발생했더라면 어떠했을까? 그간의 많은 전염병들이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심각하게 일어난 것은 아마도 이번에 처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두 번의 전염병이 돌고 메르스 때 우리는 뼈아픈 대가를 치뤄야 했기에 이번에는 정말 처음부터 매우 철저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그간 생활해 온 환경이 다르고, 현재 처한 환경이 다르다보니 전염의 시대 역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 어제의 총선은 전염의 시대에 또 하나의 세계적인 사건이 되기도 하였지만 해외의 경우 전국봉쇄령이 한 달 간 더 지속이 되었다는 글을 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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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중순 어쩌다보니 몇 시간 사이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은 정보를 접하면서 나 역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안심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감염에 노출되어 있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당시 내가 사는 지역의 경우 대구 만큼은 아니지만 한 교회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정말 하루하루 정신이 없었다. 그때 나는 인수 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를 긴 시간에 걸쳐 읽었고, 이 책에서 언급한 기초재감염율(SIR)에 대해 충분히 인식한 터라 정말 FM처럼 외출을 자제했다. 평소에도 집수니에 가깝기 때문에 외출을 못함으로 인한 불편함은 사실 전혀 없었고 나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 시간을 예전보다 안정되게 보냈는가. 그 기간 동안 내가 평소보다 책이라도 많이 보았는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았던 게 마음에 알게 모르게 파고 든 불안심리가 없지는 않았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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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는 책은 실은 오로지 몇 해 전 읽었던 그의 소설에 기인해서 이번에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이번 코로나감염과 관련하여 유럽에서 가장 먼저 확산이 시작된 나라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긴 말을 담고 있지는 않다. 오래전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위험에 대해 생각보다 더 위험할 수 있음을. 위험이란 속도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표현을 언급하며 지금 이시기가 얼마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위기의 시대인지 담담하게 말한다. 빈익빈부익부처럼 위험이란 조심하면 조심할수록 수칙을 지키면 지킬수록 혹은 그 반대일수록 기하급수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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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언급한 주요 내용은 대부분 앞서 읽었던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에 나와 있다. 일전에 내가 읽었을 땐 내가 즐겁게 읽은 부분만 언급하였지만 가능하다면 나는 이제 이 책과 더불어 그 책을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인수공통.. 그 책에는 인간의 삶 뿐만이 아니라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태계 전체를 보고 있고, 인간에게 위해했던 바이러스의 역사를 비롯하여, 다양한 학자들의 이야기가 매우 사람의 감정의 변화를 이끌어낼 정도로 잘 적혀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파울로 조르다노는 우리가 여전히 우리의 방식대로 문제를 규정하고 예전과 같은 일상생활을 살려고 함을 지적한다. 하지만 그는 불가능하거나 불확실한 것에 기대를 건다는 것은 거듭되는 실망에 빠지는 일임을 경고한다. 얼마나 오래갈까.. 나 역시 가늠을 해보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방역체계와 관리는 전 세계가 부러워 할 정도로 수준 높은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집단의 일원임으로 나를 떠나 타인(고위험군)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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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나 역시 저자와 생각을 함께 하는 부분이 있는데 다시 일상이 시작되고 지역사회가 건강해지고 고통이 사라지면 깨달음도 함께 증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는 몰라도 우리는 메르스 시대를 건너오면서 그것을 잊지 않았던 것 같다. 전염의 시대에도 제일로 필요한 것은 불안과 공포, 혐오를 거두게 할 할 안정과 안전이 필요하다. 우리가 경험한 이 모든 일이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는 계기가 된다면 다시는 반복되는 일이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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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 말들의 흐름 1
정은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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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를 읽었다. 처음 듣는 작가의 이름이었다. 나는 커피 마니아도 아니고 담배역시 마찬가지 이다. 그럼에도 커피와 담배는 영화 [커피와 담배]의 그 흑백 분위기 때문이랄까. 무언가 자욱한 느낌이 있다. 몇 해 전, 존 버거가 쓴 [스모크]에서 담배에 대해 깊게 다루었지만 기억에 남아있는 무언가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보면 아무래도 내가 담배에 대한 상념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첫 유럽배냥여행을 갔을 때, 40여일 즈음 지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숙소에 여자 네 명이 만났다. 그날 밤새 같이 이야기하는 동안 나머지 셋은 끽연가였고, 언니도 한번 해보라 나는 처음 그때 담배를 폈다. 의외로 처음 피면 기침도 하고 그럴 거 같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아서 사실 그 당시엔 아.. 내가 어쩌면 담배를 필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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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담배를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나의 시작은 그러했다. 그 친구들과 헤어지고 난 후 다시 독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20시간을 넘게 이동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처음으로 내 손으로 기차역 매점에서 라이터와 담배를 샀다. 2005년에 구입했는데 그 성능은 아직도 유효하고 간직하고 있다. 기념으로. 딱히 담배를 피워보겠다 그건 아니었는데 필요할 것 같았다. 그리고 긴 시간 역을 대기하는 동안 기차를 기다리면서 딱 한 대를 피웠던 기억이 난다. 아마 내 생애 그 전과 후로 그 때 만큼은 이 책의 정은작가님이 말한 대로 내가 나와 있는 느낌을 가졌던 거 같다. 그 느낌이 싫지 않았음에도 그 후로 15년간 난 어떠했을까? 가끔 동생집에 가서 사다놓은 담배를 한 갑씩 들고 오긴 했는데 일 년에 한 두 개 정도 필까 말까 했다. 간절했다거나 그런 기억이 사실은 없고, 사실 내 주변에 지인 중에 흡연가가 거의 없다. 그 세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할 만큼 그후로 아무런 기제가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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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를 펼치기 전에는 아마도 애호가로서의 그런 이야기가 가득 있을 줄 알았다. 처음 만난 작가의 글이었고 이전에 글로 만나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떠한 선입견도 없었다. 그래서 어젯밤 책을 다 읽고 가만히 생각을 해보았다. 그 글들은 긴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끌어 올린, 책이었거나 아님 예민한 감각을 소유한 작가에겐 익숙한 방식이었는지 모르겠다. 순간적으로 들었던 생각들조차 시간이 지나 표현된 글로 나타난 것이었으므로 시간이 들어간 생각 같았다. 작가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고 IMF 이후 대학을 다녔고 자신의 말에 의하면 IT업계의 취업전선의 막차를 놓친 사람이다. 그 이후 이 책에서만 작가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커피와 담배에 대한 개인의 담담한 이야기를 하였다면 아마도 나 같은 사람의 경우 둘 다 매니아가 아니기 때문에 어쩌면 그것은 타인의 취향에 그쳤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반대의 경우에는 이 책에서 기대하는 바가 달라 어떨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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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와 담배에 관한 글을 막상 쓰고자 시작했을 때 느꼈던 솔직한 고백은 그녀의 고백이기도 하고 나의 고백이기도 하다. 소설가는 소설을 쓰는 일에 너무도 견딜 수 없는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을 쓰는 일이 자신을 견디게 해주는 일이라는 글을 어느 작가의 글에서 본 적이 있다. 개인적 에세이야 누구든 글을 쓰고 출판을 하는 시대가 되었으나 나는 솔직히 그런 글에 관심이 없다. 대개 사람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그것이 출판으로까지 연결될 때에는 타인과 연결되는 무엇인가를 찾지 않는다면 아마도 더더욱 그러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작가는 커피에 대해 담배에 대해 쓰는데 정직하게 대면하고 쓰기로 한다. 아마도 작가도 알았으리라.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에게 전해지지 못할 것임을. 앞서 개인적인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사실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는 성격심리학에서 융이 말한 집단 무의식(원형)에 관한 이론을 오래전에 매우 관심 있게 읽었다. 우리가 개인과 개인의 글을 만날 때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그 원형에 가까운 이야기를 자기도 모르게 만날 때이다. 때문에 그것은 처음에는 불편하고 당혹스러울 수도 있는데 내가 한번 즈음 그러한 방식으로 나를 만나게 해주는 계기가 된다. 때문에 오히려 막연히 애매하고 아리하고 모호한 감정이나 분투기를 쓴 글을 보면 전혀 감흥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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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이 이야기들이 소설이라면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소설이 허구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나 소설적 진실, 소설에서 전하는 진실에 관련된 이야기, 그것이 내 안에서 외면하는 진실을 들여다보게 하는 힘은 강력하다. 그것이 영원히 문학이 이 세계에서 자리를 잡은 방식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 돌아보면 못난 부분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게 싫고 나약해 지는 것 같았다. 저자는 책에서 이런 말을 한다.수행자의 경우엔 그렇게 떠오르는 것이 참 나이겠지만 우리 같은 속인들의 경우 떠오르는 것은 마음 밑바닥에서 오랫동안 썩은 마음 뿐이다. 긴 시간을 두고 쌓아온 업보 같은 것. 누구나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어리석은 마음들까지도. 그래서 언지나 부끄러웠고, 언제나 모두가 안쓰러웠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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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에는 총 12편의 짧은 글들이 적혀있다. 개인적으로는 커피주세요, 절에서 피우는 담배, 아메리카노와 여의도 비키니, 연애와 금연, 공항에서 보낸 하룻밤을 읽는 동안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는 것, 물거울을 보듯이 가만히 들여다보면 보이는 것들, 거울은 그저 있는 그대로 반대로 보여줄 뿐인데 내면까지 보게 하는 그 무엇이 느껴진다. 말들의 흐름의 첫 시작이다. 나머지 열편까지 나는 좀 더 이 책들을 내방식대로 읽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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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4 -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완결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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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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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씨최근에 생각했는데 말이야출세라든지 좋은 자리라든지그런  바라지 않는다면 은행보다  좋은 곳은 없지그런데 은행원은  욕심을 부리더군문제는 바로 그거야.p.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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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가 마지막으로 내린 선택은 틀렸네죽음으로써 책임을 피하려는 행위는 얼마나 어리석고 얼마나 이기적인가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죽은 자에게 채찍을 내리치는 행위가 되겠지다시는 그의 잘못을 입에 담을 생각은 없네지금여기에서만그리고 자네에게만  진심을 말한 걸세.p.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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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나오키#이케이도준#인풀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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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한자와 나오키 1, 2편을 읽었다읽으면서 이건 드라마로 보는게  재밌지 않을까 싶어 1권만 보고   드라마를 시청했다드라마는 드라마대로 매우 재밌었지만 책에서 눈여겨 봤던 부분이 모두 나오는  아니여서 2권도 다시 보게 되었다그리고 어제오늘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의 마지막 4권을 보았다시리즈의 마지막으로 4권의 내용은 앞선 내용보다 스케일도 큰만큼 재미도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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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는 추리소설이 아니지만 4권은 마치 마지막을 어찌나  마무리 했던지 형식은 추리소설을 생각하게  만큼 극적인 부분이 있었다나는 분명 눈으로 글을 통해 보는데 자연스럽게  장면이 영상으로 머리속에서 펼쳐보이는 뇌에서 일어난 자동 반사적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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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는 거품경제 시대 막차를 타고 은행에 입사했다 책의 표현을 빌어 말하면 단카이 세대와 잃어버린 세대의 사이에 속해있다그럼에도 거품 경제의 끝에 있었기에 3권에서는 잃어버린 세대가 자신들을 무능한 집단너희가 우리만큼치열한 취업전선을 겪었느냐는 반응에 부끄럽지 않게 일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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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가장 압권의 장면은 아마도 한자와가 은행에 취업하는 과정에 있다일반적으로 의사형사변호사를 하는 드라마는 꽤나 있지만 ‘은행원 주인공인 드라마나 책은  보지 못했다여기서   있겠지만  책에서는 ‘은행 갖는상징성바로 색깔없는 돈에 칠해지는 색깔에 대한 이야기 정확히 말하면  색깔이 칠해지는 과정칠하는 사람들에대한 이야기가 현실에 기반하여  권마다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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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합병이나구조조정, it산업  자기자본이 아닌 은행자금을 통한 이야기들은 생소한 분야여서 자칫하면 재미없게흘러갈 수도 있지만 전직 은행원의 실력을 발휘하여 돈의 흐름을 쫓아 가는 과정이 매우 즐겁다매순간 뻔뻔스러운 인간이 나올때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한자와에게 적반하장을 보일 때면 반드시 두배로 돌려주겠다(때로는열배로할때보면 무척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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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의 주인공은 정치적 도구로 전락한 항공사의 회생계획을 둘러싼 표면적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과정에서 기업과 노동자의 관계국제적 경제흐름국회의원과 관료들관의 알력 관계일본의 정치와 선거에 대한 이야기 매우 짜임새 있게나오는데 마지막 끝부분을 가면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책을 미리 보지 않았을 사람들의 재미를 위해서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만 항상 한자와는 은행장을 제외한 정상에 가까이  전무나 상무와의 대결까지 나아가게 될까한자와가 옳고그륾에 관해서는 성역이 없기 때문에우리의 주인공의 능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인것 같지만 오늘 마지막 은행장님의 대화는 요즘 일어나는 사태와 관련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한자와 나오키시리즈가 국내에서 이렇게 인기를 끄는데는 아마도 작가 이케이도 준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일본이란 나라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공감을 얻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못본 분들이 있다면 4권권 완간 기념으로 보는 것도 좋을  같다. 4권은 앞선 책에 비해 역자님께서 좀더 속시원이번역한 구절이  많았던  같다드라마 주인공들의 얼굴을 생각하며 보면 두배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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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이정호 그림 / 알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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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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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말하면 생리학적인 것이나 신경학적인  따위를 생각하지 않고도 인간에 대해서인생에 대해서 말할 있다그런 때에 생리학 혹은 신경학적인 것을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거나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까지야 말할 없지만 적어도 쓸없는 일로 여겨지는 것은 분명하다왜냐하면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자유로운 존재로 간주하기때문이다우리는 완벽하게 자유롭지 못하며 무언가에 의해 규제된다그러나 우리는 신경기능과 신경계의 변화에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복잡한인간적이고 윤리적인 사고에 의해 결정되는 존재라고 여긴다대개의경우 이러한 사고는 정확하게 들어맞는다그러나 언제나 그런것은 아니다왜냐하면 인생은 때때로 기질적인 병의개입으로 변화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그런때는 생리학적신경학적인 상관관계를 고려해서 인생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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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색스#아내를모자로착각한남자#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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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색스는 그의 자서전 ‘온더 무브 통해 먼저 만났다. 2년도 전에 읽었지만 아직도 그가 환자를 생각하고 질환이나 병리학적 측면과 더불어 인간을 총제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던 부분병원 운영과 관련해서도 환자중심으로생각했던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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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경우 너무도 유명한 책이라서 오히려 책을 먼저 사두고도 읽기가 망설여졌는데 막상읽으려고 보니 아무리 찾아도 책이 보이질 않아 새책을 샀다집에 어딘가에 있겠지 했는데 #2017_073 피드를 보면서 내가  책을 집에 놀러온 친구에게  사실을 확인하고 이제야 기억해 냈다정말 기억조차 나지 않았는데 막상  글을 보는 순간 그날 친구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얼마나 친구가 오래 있다가 돌아갔는지 등이 생각났다연속 5권의 뇌과학 책을 읽으면서  책안에서 이야기하던 내용들을 실제로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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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부로 구성된 이책은 몇몇 이야기는 단행본으로 발행되거나 그가 논문으로 발표되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기도 하다책을 읽어나가면 알겠지만 실제 표제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경우  24 전체를 순서대로 나가다보면 책속 루이스 뷰뉴엘이 말한 것처럼 임상적실재적실존적철학적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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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모든 것을 아마 보게 된다면 못볼 것도 보게 되어 미치게  것이다혹은 아무것도   없는 것은 정말 모든 것을 잃은 것이다   오감에 걸쳐 과잉이나 상실에 대하여 매우 신경학적으로나 혹은 존재론적으로 단편적으로 생각하지 쉽다그런데 의외로 우리의 뇌와 신경계는 감각계와 뇌의 연합적 활동으로 모든 감각을 수용하고 지각하기 때문에 남아있는 다른 감각으로 대처를 하기도 한다. 24편의 사례는 신경학적인 측면에서 특정 부분에 대한 상실혹은 과잉그리고 그로 인한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몇몇 증후군에 대하여 언급하고 마지막에는 인가의 지적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에서는 일상생활에 제약이 따른 정도로 지능 수준을 낮지만 그들안에 남아 있는 고도로 발달된 감각을 중심으로 예술적으로 발현된(혹은 색스의 시선에서 확인되고 발견된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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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의 사례라면 적지 않은 사례임에도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책은 싸인 곡선을 타듯  파동이 크고 그래서 울림이 좀체 가라앉질 않는다농담으로 우리는 코감기에 걸리면 아이고 이놈의 코좀 떼어 내버렸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것으로 인한 고통이나 통증을 느낄  있는 자들만이   있는 것처럼 색스는  책에서우리가 얼마나 일상에서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신경계의 문제를 확인하지 않고도 살아갈  있는지 기묘한 사례들을 통해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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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렛증후군에 사로잡힌 여성이 자신의 비참한 상태를 비참하리만치 정확하게 자각하는 (p.214), 모든 것의 의미가 균일화되어 어떤것이든 의미가 같아져 버린 상태혹은 실재하지도 않는 환상과 허구로서 끊임없이 자신을 구원하려 몸부림 치지만 자아 속에 매몰되어 버린 인간(p.196) 이야기들 병리적 상황속을 살아가지만 그들에게 행복한 상황이란 어떤 상황인지를 생각하며 정체감이나 인간관계 등에 대한 관점을 때론 벗어나 다른 시각으로 보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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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마지막 4 단숨의 세계에서 들려준 4편의 이야기 때문에 마음에 많은 파장이 일어나고 온더무브처럼 책도 앞으로 제목만 들어도 마음에서  울림이 생길  같다에릭캔델 교수님은 <어쩐지 미술에서 뇌과학이 보인다>라는 책에서 현대(추상)미술을 이야기하면서 환원주의에 대해 아주 유연하게 뇌과학과 연결하여 설명해주고색스 교수님은 일상의 사람들의 삶에서 나타난 단숨함과 구체성을 이야기하면서 지금 우리의 모습은 무언가를 잃어버리면서 만들어진 모습임을 그래서 남아있는 것으로 부터 존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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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이글먼 교수님의 책과 에릭 캔델 교수님 책을 정리하면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언급하며 정리해야겠다 싶었지만  책이 주는 울림을 오래기억하고 싶어 먼저 정리해본다 피드에서 맨 처음 언급된 책이  책인데 4년만에 읽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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