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 - 지중해의 태양 아래에서 만난 영원한 이방인 클래식 클라우드 16
최수철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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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책을 몇 년전에 특별판전집으로 구매를 한 뒤에도 이런저런 미루기 핑계를 되며 그간 읽지를 못했다. 읽어도 제대로 이해를 한 걸까 하는 그런 느낌이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중에 읽었던 ‘전락’과 ‘이방인’은 매우 좋았다. 그럼에도 카뮈를 좋아하는 다수의 사람들처럼 나도 ‘카뮈’가 너무 좋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잘 알지 못해 그렇게까지 말할수 없는 그런 상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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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철 작가님께서 잘 안내해주었고, 앞서 선행하여 카뮈의 작품을 본 것이 이번 ‘카뮈’편을 함께 여행하는 듯 읽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번에 읽은 카뮈 작품에 대한 이해, 이전에 읽어 희미해진 책에 대한 기억과 더욱더 명증해진 책의 의미들, 그리고 앞으로 기대를 하면서 보게될 책들에 대해서 말이다. 또한 카뮈의 작품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시를 방문하며 그곳에서 삶의 흔적, 자연과 문화의 역사를 서술한-어떻게 보면 이것이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핵심이기도 한-이야기를 통해 좀 더 카뮈의 곁에 가까이 다가간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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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좀더 나아가 철학적(사상) 에세이, 희곡, 소설, 소설 역시 ‘부정’과 ‘긍정’을 다루는 소설들, 그리고 수첩에 적혀진 일기와 작품구상 노트의 여러글들은 짧은 생애를 살다간 작가가 그 속에서 끊임 없이 생각하고 각성상태에 머무르기를 희망한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그의 삶은 어쩌면 너무도 내적인 투쟁이 쉬지않고 이루어졌었기에, 자연의 풍경을 바라보며 다시금 삶을 환기하는 그런 삶의 연속을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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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과 비슷한 시기를 살았고 그들은 함께 ‘전쟁’을 겪었다. 오웰은 그 속에서 타인, 한사람 한사람의 면면을 들여다보며 전체로 나아갔다면, 카뮈는 개개인의 인간의 삶 보다는 자신의 삶을 철저히 들여다 보는 방식을 택한다. 가령 ‘내가 체험한 빈곤은 나에게 원한을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변함없는 마음, 그리고 묵묵한 끈기를 가르쳐 주었다” 라고 한다. 가난에 관한 것 뿐만이 아니라고 카뮈의 생애동안 지속적으로 따라다닌 그의 ‘병’은 매순간 포기하고 싶었을 삶의 순간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그의 모든 작품속에서 드러난다고 할 수 있고, 특히 ‘시시포스의 신화’를 통해 얼마나 그가 우리가 한치의 낭비없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기를 희망하고 있는지 삶의 부조리를 인식하고 그것과 함께 살아가기를 강력히 권고를 하는 수준에까지 이른다. 그런삶을 시시포스의 신화를 통해 들려주는 그의 작가적 기량은 시시포스가 다시 정상에서 내려오는 과정에서 더욱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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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말씀대로 카뮈의 유작인 ‘최초의 인간’이 완성된 채로 나왔더라면, 다소 교훈적인 카뮈의 그간의 작품들에서 좀더 고백적인 그리고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좀더 다르게 다가왔을 지도 모르겠다. 그가 살아생전 작품속에서 보여준 인간삶의 근본적인 조건, ‘죽음’을 들여다 봄으로써 ‘삶’을 완전히 살아가는 삶을 이야기들은 너무도 분명한 명제임에도 불구하고 당위적인 느낌과 동시에 먼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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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책에서도 보면서도 인상이 깊었던 구절이지만 이책에서도 다시 볼 수 있었던 부분이 있다. 나는 카뮈가 그럼에도 행복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그저 열심히, 행복하게 사십시오가 아니라 ‘또렷한 의식’을 유지하는 것, ‘각성’ 상태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부분을 기억한다. 하지만 깨어있는 삶은 철저한 자기관리이고 자기인식이다.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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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바로 ‘뫼르소는 누구인가’ 하는 부분이다. 이방인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뫼르소’라는 인물에 대해 각자 다른 말을 하게 될 것인데 최수철 작가님께서 그의 ‘과묵’에 초점을 두고 뫼르소를 말하는 부분은 그 자체로 삶에서 태도로 자리를 잡아야 할 부분들과도 연결되어 책의 한 캐릭터의 해석을 넘어서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혼’의 성장과 ‘완성’의 과정에 대한 부분도 무척 좋았던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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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은 클래식 클라우드 중 가장 공감하면서 읽은 책이다. 앞으로도 계속 책이 나올테니 언젠가 바뀌기도 하겠지만 작가님이 연주한 ‘카뮈’의 작품과 삶에 대한 해석이 곁들어진 그 연주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덧붙여 카뮈의 작품은 내가 볼 땐 읽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읽고 나서 쓰게 될 것은 한줄 요약으로 되거나, 아니면 숱한 문장을 옮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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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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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한 오년전) 어떤 계기로 오웰의 작품을 한꺼번에 거의 다 샀다. 지금은 그 계기가 기억나지 않고 책만 이렇게 남았지만(그 계기를 찾아내고 싶다). 미리 사둔 덕분에 연초 읽고 싶었던 책을 바로 읽을 수가 있었다. 이정도 분량이면 사실 평소 주말 하루만에 읽을 분량인데 5일이나 걸렸던 이유는 다른 한권과 병렬독서를 한 영향도 있지만 정말 천천히 읽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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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9편의 에세이가 포함된 이 책은 1931년부터 1948년까지 오웰이 각종 매체에 발표한 에세이 전집 판본을 역자가 읽은 후 그 가운데 선집하고 번역한 책이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에세이가 좋았던 이유는, 역자의 이런 노력도 포함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읽고 나서 다시 주욱 훑어보았다. 그간 에세이집을 적지 않게 읽어왔지만 자신이 쓰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그리고 자신이 쓰고자 한 내용을 피하지 않고 ‘정치적’ 목적을 갖고 쓴 책을 아주 오랜만에 본 것 같다. 읽은 책들 가운데 기억하려고 해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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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세이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나는 왜 쓰는가」 에서 오웰은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 이었다’ 라고 한다. 그가 쓴 글은 어려운가? 일부는 그러하였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그것은 아마도 그의 원칙 중 하나인 듯하다. 그의 글이 어렵지 않은 것은 오웰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고,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그 내용과 실상이 분명히 전달되기를 생각하고 부적절한 어법, 언어를 피하고 글을 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이 책 내 「정치와 언어」를 통해 그 견해를 밝히고 있다. 글쓰기와 관련해서는 때로는 적절한 단어를 선택해서 글을 쓰는 일이 중요하고, 때로는 ‘한 단어’로 실상을 가리는 일을 피하고자 한 부분들을 이야기한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이 책속에서 오웰은 적절한 단어와 적절한 묘사를 취하는데 정성을 들였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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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책에서 오웰 자신에 대한 고백이나 마음이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은 「코끼를 쏘다」라든지 「스페인 내전을 돌이켜 본다」라는 글을 통해서였다. 나는 왜 그동안 그의 책을 택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심지어 책을 잘 안 읽는 사람들조차도 다 보았다는 동물농장을 나는 작년에 보았을 뿐이다. 사실 동물 농장을 읽고 나서 생각보다 감회가 크지 않았던 탓일 수도 있지만 오웰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잘 몰랐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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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은 두번의 세계대전, 전체주의 시대 그 중심에 살았고, 식민국가에서의 제국경찰로, 스페인 내전을 직접 겪었다. 그 속에서 다수의 가난한 자와 군인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하여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고, 이에 대한 참상을 알리고자 노력한 그의 글을 통해 우리는 그 시대를 생생하게 경험한다. 오늘날까지 제대로 된 언론과 저널리스트 한명 보지 못하는 현실은 오웰이 부르짖던 그 시절보다 하나 발전된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지만 오웰이 에세이스트로서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데에는 그가 당대의 현실을 직시함과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는 생각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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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 비망록」에서는 내안의 사고과정이 오염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도덕적 노력에 관한 중요성 언급부분이 평소 알던 부분이지만 어떤 생각에 관한 글들보다 인상적이었고, 톨스토이와 관련, 「리어, 톨스토이 그리고 어릿광대」 에세이에서는 어떠한 책이나 작가에 대하여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기 보다는 작품 그자체로서 시대가 내리는 냉정한 평가 부분에서는 서평가로서의 면모를 보인다. 아마도 에세이 내 모든 작품을 이렇게 하나하나 감상을 적다보면 몇 페이지가 넘어가도 지면이 모자랄 것이다. 올해 처음 읽었던 책이지만 한해의 끝자락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생각이 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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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 개정판
데이비드 콰먼 지음, 강병철 옮김 / 꿈꿀자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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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자와 역자님께 감사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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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에 카뮈의 페스트를 읽었다. 나로서는 기대 이상의 책이었고 유행병의 시작을 알리는 도입부가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극적이다. 페스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리에라는 주인공 의사를 중심으로 유행병을 대하는 다양한 군상이 나온다. 도시 봉쇄와 탈출 시도, 암거래, 그리고 지금 여기 일어난 일에 집중을 하는 사람들(대부분 지방 공무원, 공중보건의 등)의 모습 등 유행병 강줄기를 따라 흐르는 도시 전체의 모습을 보게 된다. 결국 전염병의 확산과 소멸을 겪고, 사람들은 다시 일상을 찾아가는데 2년에 이를 정도로 매우 길다는 사실은 현 시점에서 한번 즈음 유행병에 대해 생각하기엔 충분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역시 SARS-CoV, MERS-CoV 등 두 번의 유행병이 거쳐 갔지만 전국적인 확산이 크지 않았기에 지금과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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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5년 메르스를 겪고 난 후 2017년에 국내에 처음 소개 되었고, 올해 개정판을 거쳐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읽기 전까지 조류 독감, 구제역 이런 용어만 들어보았지, 인수공통감염병에 지식은 전무 했다. 219일 이후 이례적인 일상을 보냈다. 평소 집순이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전혀 불편함은 없었지만 이 과정에서 과거일상과 비교시 모든 면(전파력, 신천지, 정부대처, 언론의 부추김)이 달랐기에 지금 이 책을 소개받아 읽은 것은 한편으로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생각했다. 아마도 소개 없이 봤더라면 뭔가 이 시국에 기회를 틈타 마케팅하는 책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만 이 책은 2013년에 저자가 쓴 책이고 그 이후 불과 2년도 되지 않아 책에서 가장 우려한 일(메르스)이 발생했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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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지식정보, 서술방식, 재미 이 모든 면에서 각각 할 말이 많은 책이라 어떻게 정리해야 좋을까 고민을 했다. 지식정보는 내가 얼마만큼 아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고, 서술방식과 재미는 내게는 일맥하는 부분이라 개인적 취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식정보면은 내가 이 책을 얼마나 이해했는가에 대한 척도가 될 수 있지만 워낙 책 자체가 친절하지만 방대한 양을 전달하기 때문에 여기서 다 적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나같이 이쪽 분야가 생소한 사람조차 내용 전달력이 강하게 온 것을 보면 이 책을 선택해서 읽는 다수에게 큰 무리가 없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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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생소한 분야의 책, 650여 페이지 내 수많은 정보가 담긴 이 책을 끝까지 지적유희를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개념적인 면에서도 매우 충실했고,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그 기원을 역으로 쫓아 새로이 명명되기까지의 단계(절차)적 과정에서 알게 되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와 더불어 이 책에서 큰 줄기를 차지하는 조연으로 수많은 동물, 성실하고 인내심이 강하고, 때로는 배운 것을 쓸 수 있고 계속 배워서 사람과 동물에게 이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전문 학자들, 현지의 풍토병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때로는 전문적인 수준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하는 부분을 긴호흡으로 이야기하는 콰먼의 능력은 가히 찬탄할 만하다. 특히 기초재감염과 관련된 수학적 이야기와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진화하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 매미 나방의 때 아닌 과도한 출현과 대유행이 지나간 이후 다시 발생하기 전까지 바이러스의 진화과정을 너무도 재밌게 설명한다. 이건 책을 직접 읽으면서 그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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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공통감염병은 동물의 몸에 살면서 기회를 보고 간헐적으로 인간을 공격한다. 이렇게 되어 사람의 몸속에서 자리잡는데 성공하면 질병이나 죽음이 곧 우리를 찾아온다(p.27). 유행이 사라져도 동물의 몸속에서 명맥을 유지하기 때문에 모든 동물의 숙주를 멸종시키지 않는 한 근절이 불가능하다. 또한 계속적으로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효과적 백신을 만들기 어렵다.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그 지역에서 사람과, 동물에게서 동시에 유행병이 찾아오면 우선 동물과 인간 검체에서 동일한 바이러스가 출현하는지 우선 확인한다. 이러한 신종 바이러스가 세상에 등장하는 순간 그동안 어디에 숨어 있다가 왜 다른 때도 아닌 지금, 그 지역에서 발생하는가에 대해 기원을 따라 올라가게 된다. 저자는 이와 관련하여 생태학적으로 큰 변화(인구, 자연파괴, 공장형 축산, 야생동물 식용 등)가 생기면 숨어 있던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나타난다고 한다(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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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당연 바이러스 특성을 이해하는 것인데 저자는 한 챕터를 바이러스의 기원이란 장으로 구성하여 진화와 역사의 과정을 전해준다. , 개념을 먼저 설명하기 보다는 사건발생을 중심으로 전체를 머릿속에 그려놓는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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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바이러스가 아닌 낯선 도시 헨드라 지역의 발병 사건을 계기로 인수공통전염병을 일으키는 신종 바이러스를 찾는 것에서 첫 번째 장을 시작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동물과 인간의 죽음, 그들로부터 확보된 검체에서 기존의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판정이 나면 새로운 신종바이러스의 출현을 염두하고, 후보 동물들의 활동기간, 지역적 분포, 이동성 등을 가정하여 확인과정에 들어간다. 검체(혹은 분변)된 기존 바이러스와의 유사형태, 바이러스 계통 검사를 통해 어디쯤 해당하는지를 밝힘으로서 유전적 변이, 계통상 어느 가지에 속해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이를 통해 대개는 얼마나 오랫동안 동물의 몸속에 존재하고 진화해 왔는지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왜 지금, 여기서, 도대체 어디서 숨어 있다가 이렇게 인간에게로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종간전파가 이루어지는가에 대해서는 뒷장으로 가면서 보다 상세하게 다룬다. 저자는 오히려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 4장에서 논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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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신종 바이러스는 보유숙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살아서 활동하고 있거나 과거 이력(향체 생성 여부)를 통해 최종적으로 전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특정 분야연구자들은 그 결과를 발표한다. 무엇보다 동물에게서 살아있는 바이러스 분리가 가능할 때 이는 해당 바이러스의 보유 숙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과정은 기나긴 시간, 해당분야의 다양한 전공학자의 참여, 감염병이 발생한 지리적 역사적 생태학적 환경, 변화를 분석을 통해 의학적, 진화적 과정에서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보유숙주로 오인 받은 동물들이 모두 살처분 되는 과정을 겪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사스-코로나 발병당시 보유숙주로 오인되었던 동물이 바로 사향고양이이다. 책에서는 이후로도 특정지역의 고릴라가 완전히 몰살된 과정,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살처분 등 인구의 증가 등 지구 생태학적 측면에서 종간전파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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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8. 침팬지와 강 부분을 통해 HIV-1,HIV-2 바이러스가 동성애 남성을 통해 비롯된 것이 아님을 이야기 하기 위해 과학적 연구과정들, 가능할 법한 시나리오에 대한 소설적 전개, 그리고 최종적으로 콩코와 아이티 지역간의 전파 과정을 역학적, 역사적 사실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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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우리손에 달려있다는 슬로건은 비단 인수공통감염병 분야만의 일은 아니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지구적 생태환경적 문제 모든 것과 직결이 된다. 그럼에도 이 책이 코로나19라는 전세계적인 문제가 아니라도 봐야하는 것은 결국 인간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실험 대상이 대어버린 동물들, 그들의 삶의 환경을 파괴하고, 공장축산으로 인한 광역도시 규모 인구에 해당하는 동물의 살처분 등의 과정이 정말로 현장의 상황을 한 두 문장으로 한 번의 뉴스기사로 다루기에는 너무도 큰 문제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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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는 물론 인간의 자연생태 파괴에 따른 복수를 위한 역습이 아니다. 그들은 말 그대로 그저 자신의 진화의 방식대로 기회를 틈타 있을 뿐이다. 저자는 이를 이야기하기 위해 650여 페이지에 이르는 기나긴 글을 썼다. 중간중간 개성 있는 학자들의 성격과 연구과정들(사실 이 부분도 재미있다. 이 분야의 인디아나 존스 박사들 이라고 할까.), 세계적 과학전문 저널을 통해 지식을 축적해 가는 과정들은 바이러스 진화의 시간 차원에서는 한 순간에 머문다 할지라도 생명을 담보로 한 그들의 연구과정은 기나긴 세월이기에 위대하기도 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페이지도 뺄 것 없이 다 재밌고 유익했다. 내게 한 부분만 정리하라고 하면 정리를 다시 하고 싶을 정도로 천천히 꼭꼭 씹어 먹듯 책을 읽었다. 다시 유사분야의 책을 읽더라도 이 책으로 인해 도전해 볼 용기도 호기심도 생겼음이 분명하다. 올해는 그래서 관련분야 책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소설만큼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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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피에르 크리스탱 지음, 세바스티앵 베르디에 그림, 최정수 옮김 / 마농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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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의 글을 먼저 접한 뒤 그의 생애를 전반으로 볼수 있다. 그래픽 노블을 통해 다시 만나도 좋다. 책의 품질이 좋고, 펀딩하고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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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룸 - 영원한 이방인, 내 아버지의 닫힌 문 앞에서 Philos Feminism 6
수전 팔루디 지음, 손희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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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페트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이란 영화를 보았다. 마음이 아니라 몸이 바뀐 채 돌아온 남편을 맞이하는 마누엘라의 이야기는 내게는 당시 너무 놀라운 이야기였다. ‘다크룸’을 처음 읽게 되었을 때 맨 처음 떠올렸던 것도 바로 이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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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스테파니 팔루디는 저자의 아버지이자, 네 번의 이름이 바뀌는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개명이 예전보다 쉬워진 시대에 살고 있듯, 이름이 곧 ‘나’를 드러내는 가장 단편적인 ‘정체성’과도 연계된다. 그러나 더 나아가 ‘이름’을 너머 「내가 누구인가」 라는 ‘정체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게 되면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가 못하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를 써 내려 가다보면 정말 평범한 한 사람의 삶이 지닌 무게감과 주어진 삶(특히 역사적 순간)을 살아냈었음 느끼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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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팔루디(저자)는 국내에서 ‘백래시’라는 작품으로 더 알려져 있는 것 같다. 그런 그녀가 아버지의 삶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만 해도 한 사람이 여러 이름으로 살아간 이야기, 그건 어쩌면 작가가 택한 글감에 지나지 않는 건 아닐까 했지만 작년 엘리슨 벡델의 ‘펀홈’을 읽으며 받았던 깊은 인상을 생각하며 이 책 역시 내게 그러한 감동을 줄 것이다 믿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실상 초반에 그녀가 들려주는 ‘스티븐 팔루디’는 가정 폭력으로 인해 이혼을 한 채 한동안 소식이 끊어진 아버지로 등장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이메일을 통해 성전환 수술을 하였음을 알린 그녀의 아버지는,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헝가리로 찾아와 줄 것을 요청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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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란 단어 앞에서 여자/남자, 아이/어른, 장애/비장애, 백인/흑인, 혹은 아시아계이냐 아니냐, 유대인이냐 아니냐는 이분법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인간’으로서 천부적으로 받은 ‘권리’를 이야기할 뿐이다. 그러나 현실은 앞서 언급한 모든 생물학적, 사회학적, 지리적, 종교적 구분 속에서 인간은 내가 어디에 속해있느냐에 따라 혹은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이중․삼중의 차별과 인권침해를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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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티는 헝가리에서 태어난 유태인이었고, 나치 정권하에서 탈출해서 미국에서 살다 결국 헝가리로 돌아갔다. 그 과정을 거꾸로 되짚어 가는 수전(저자)은 이 책에서 단순히 아버지의 삶이 아니라 홀로코스트의 한 가운데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을 이루고 있는 일부를 감출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가 써내려간 이야기를 읽다보면 ‘정체성’이란 하나의 고정된 의미, 비로소 찾아 자리 잡은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온 경험들의 복잡성과 모호성(p.493)에 관한 것이기에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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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부분의 글을 보면 더 놀랍기도 하다. 바로 아버지 스테파티가 언급한 이 부분이다. “정체성은 사회가 너를 받아들이는 방식이야. 사람들이 인정한 대로 행동해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 적이 생긴단다. 나는 그렇게 살았어. 그래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야(p.517)” 아마도 이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말을 들었더라면 나는 그게 무슨 정체성인가. 나는 어디에 있고 왜 타인의 시선에 나를 규정짓는단 말인가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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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트랜스젠더로서 살게 된다고 해서 과거의 삶과 이별해야 하는가. 그것은 자신의 선택인가 사회의 요구인가. 왜 그 사람은 그가 살아온 모든 총체적 삶으로서 인정할 수 없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 책에서는 매우 심도 있게 다룬다. 그녀가 아버지의 이야기를 쓰면서 이 사회를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결국 아버지가 살아온 삶 전체를 들여다보면서 총체적으로 받아들이기까지의 긴 시간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끝내 스테파니 팔루디의 마지막 이야기로 인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책이다. 완독하기까지 쉬운 책은 아니었으나 귀한 책을 읽어 내 사고의 반경이 조금은 넓어진 것에 감사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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