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의 습격 - 편리와 효율, 멸균과 풍족의 시대가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들에 관하여
마이클 이스터 지음, 김원진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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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스스로에게 꽤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오랫동안 본사에서 근무하며 익숙한 환경과 역할 안에 있었는데, 그 자리를 벗어나 CX 매니저로 현장에 나오는 선택을 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직무 이동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분명 새로운 도전이었다. 익숙함을 내려놓고 낯선 환경으로 들어간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서 읽게 된 편안함의 습격은 지금의 나와 꽤 맞닿아 있는 이야기였다. 책에서는 인간이 지나치게 편안한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오히려 더 쉽게 지치고, 도전을 회피하게 된다고 말한다. 읽으면서 문득, 내가 본사에 계속 남아 있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마 더 안정적이고, 더 익숙하고, 더 편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처럼 스스로를 돌아보고, 고민하고, 성장하려는 긴장감은 덜했을지도 모른다.

CXM으로 근무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내가 직접 부딪히고 있다’는 점이다. 본사에서는 시스템과 구조 안에서 흐름을 관리하는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고객과 현장, 그리고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직접 마주해야 한다.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순간들도 많고, 내가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도 자주 생긴다. 솔직히 말하면 편하지 않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오히려 나를 더 깨어 있게 만든다.

특히 나는 지금 “사람을 바꾸기보다 환경을 바꾸고 싶다”는 방향을 가지고 있다. 조직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기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건, 결국 환경을 바꾸는 일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을 주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익숙했던 방식을 바꾸는 일, 새로운 기준을 받아들이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과정 속에서 나 역시 부담을 느끼지만, 그게 바로 내가 선택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이번 선택은 단순한 직무 변화가 아니라 ‘편안함을 벗어나려는 시도’였던 것 같다. 더 안정적인 자리에 머무르는 대신, 일부러 낯선 환경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선택의 한가운데에 있다.

책을 읽고 나서 더 분명해진 건, 앞으로도 나는 너무 편안한 선택보다는,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하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의 CXM 역할처럼 말이다. 아직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았고, 여전히 배워가는 중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느껴진다.

그래서 요즘 나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다. 나는 지금 편안한 상태에 있는가, 아니면 성장하고 있는 상태에 있는가. 적어도 지금의 나는, 조금은 불편하지만 분명히 성장하고 있는 쪽에 가까운 것 같다.

˝문명으로 돌아온 뒤, 불편함이 남긴 잔향은 몇 주 동안이나 나를 휘감았다.
험준한 산자락을 오르면서, 배를 곯아가면서, 추위에서 도망쳐보려는 헛된 노력을 하면서,
거친 세계가 바로 다음 순간 무엇을 던져줄지 전혜 예측하지 못한 채로 야생에서 지낸 그 며칠동안 나를 사로잡았던 느낌이 끊임었이 맴돌았다. ‘편안함에 의한 잠식‘과 완전히 상반되는 느낌이었다.
그것은 내가 곧 하버드 출신 박사를 통해 알게 될 일종의 ‘미소기‘였다.˝ 60p

˝모든 것은 변한다. 태어난 것은 반드시 소멸한다. 모든 개별적인 것은 사라진다.˝ 3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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