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 후에는 머리도 몸도 지쳐 하루 중 최악의컨디션으로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정도가 고작이다. 공부에는 적합하지 않다. 학생들이 밤샘 공부를 했다며 자랑하는 것은 더없이 어리석은 행동이다. 심신 모두큰 해를 입는다. 요즘은 예전처럼 밤샘 공부나 철야 근무를 자랑으로 삼는 사람이 줄었는데, 이는 좋은 흐름이다.
밤샘은 백해무익이다.
과장해서 말하면 아침은 금, 점심은 은, 저녁 식사이전도 역시 은이다. 저녁 식사 후는 금방 동이 되고 더 늦어지면 돌이 된다. 돌의 시간에 머리를 사용하면 돌머리가될 우려가 있다.

점심 식사를 하더라도 이를 교육의 일환으로 가르치는 학교는 어디에도 없다. 아이들은 생활을 중단하고 학습에만 전력을 다할 것을 요구받는다. 꼴찌에게 그런 공부가 재미있을 리 없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아이다운 생활은 허락되지 않는다. 그것에 반발하여 비행을 저지르는아이도 있다. 학교는 그런 아이를 ‘낙오자‘ 취급하면서도그렇게 하는 것이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근대 교육은 이러한 점을 반성하는 법이 없다.
러일전쟁 당시에 전쟁이 일어난 줄도 모르고 공부만 한 학자가 있었는데, 세상은 그를 두고 학문의 화신인양 칭송했다. 상아탑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학문을 지키는것이라고 오해한다. 생활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인간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사고방식이다. 상아탑에는 생활이 없고그저 지식의 잔해만 존재하고 있음을 계몽기 사회는 알지못했다. 뒤처져 있었던 것이다.

인간은 지식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더 잘 살아가기 위해 어느 정도의 지식과 기술이 필요할 뿐이다.
지식 추구, 지식 존중 사고에만 매달려 있으니 그것을 잊게 된다.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한다는 본질은 무시하고,
알기 위해 살아가는 게 수준 높은 것이라는 이상한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그것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된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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