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로마법을 다시 살펴보는 것은 단지 현재 법의 원천을 찾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로마법을 통해 인간을 둘러싼 바뀌지 않는 환경과 존재의 태도를 돌아보고, 법을 통해 역사를 인식하고자 함이지요. 법을 공정하고 불편부당하게 집행하려는 로마인들의 노력이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기에는 다소 미흡한 점이있겠지만, 그런 이상 자체를 서구 문명에 도입했다는 데 주목해야할 것입니다. 좀더 정의롭고 인간적인 법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
이에 대해서는 발터 벤야민이 화가 파울 클레Paul Klee의 작품 〈새로운 천사를 평하며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천사는 얼굴을 과거 쪽으로 돌리고 있다. 우리는 사거의 연쇄를 바라보지만, 역사의 천사는 파괴와 잔해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는 그것을 다시 발치에 던지는 대재난만을 응시할 뿐이다. 역사의 천사는 과거에 머무르면서 죽은 자를 살려내고 무너진것을 일으켜세우려 애쓴다. 그러나 폭풍이 불어오는 곳이 바로 천당이다. 폭풍은 천사의 날개 끝까지 닥쳐 있다. 그 바람이 어찌나거센지 천사는 날갯짓하기도 힘겹다. 폭풍으로 말미암아 천사는지금까지 외면했던 미래 쪽으로 휩쓸려간다. 그러는 동안 천사 앞의 잔해는 하늘 높이 쌓여만 간다. 이런 폭풍을 우리는 흔히 진보라고 부른다.

티렌티우스Publius Terentius Afer의 희극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저는 이 말을 저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이 기억해주었으면 합니다.
"나는 인간이다. 그래서 인간사 중 어느 것도 나와 무관한 것은없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