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작가는 나와 아주 약간의 인연이 있다. 그가 웹진 ‘문장‘의 산문 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할 때, 내가 올린 글을 우수작으로 뽑아주었던 덕에 ‘어라 나 글좀쓰나‘ 하고 생각하게 되어 몇 년을 글을 쓰며 지내게 된 터라(결국 잘 안되긴 했어도), 고마운 마음이 조금 있다. 당선 선물로 그로부터 ˝마음사전˝이라는 책도 받았는데 담백해서 좋았더랬다. 당시의 내 글이 지향하는 방향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뒤에 나도 문장을 떠나고 그도 떠나고(순서가 맞나),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는 시인에서 산문가로 꾸준히 글을 쓰고 있었고 이번엔 내가 그의 글을 읽는 처지가 되어 만났다. 물론 나의 평가 같은 걸 신경쓸 것 같진 않지만 그때의 기분 좋았던 심사평(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암튼 꽤 우쭐했다)을 떠올라 나도 좋은 말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도 문장도 주짓수도 덧셈이냐 뺄셈이냐 크게 보면 그런 것 같은데, 그는 뺄셈 쪽이었던 것 같다. 당시 나의 글이 그의 눈에 흡족했던 이유도 그랬던 것 같다. 나는 빼고 또 빼서 더 이상 뺄 게 없는 문장을 늘어놓는 연습을 하고 있었으니까. 생각해보니 그땐 사는 방식도 그랬던 것 같다. 별로 가진 것도 없는 주제에 하나를 얻으면 뭘 버려야 할지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그의 뺄셈이 덜다 덜다 이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덜어내게 되었다는 소식에 그 꾸준함에 가슴 찡하다. 내가 이리저리 뒤뚱거리며 돌아다니는 사이 누군가는 예전에 가슴에 품었던 이상을 놓지 않고 있었다.
반가워요 김소연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