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을 읽을 때면 원래 주제인 문학이나 음악 보다도 곁다리가 재밌다. ˝오에 겐자부로는 억양이 없는 사투리를 쓴다˝ 같은 얘기들.
잘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고 그런 책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 인데 독자로서는 측면 후면이 궁금하다. 물론 자발적으로 치부를 드러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걸 표방하는 책이야말로 치부인척 치부 아닌 치부를 드러내는 게 다반사.
사람들은 인생이나 사랑 하다못해 교통규칙에 대해서라도 얘기하는 편이 있어보인다고 생각한다. 맞는 것 같다. 샤워 후 어떤 옷을 입는지 잘 때는 어떻게 누워자는 지 따위를 주절거린다면 요즘 언어로 TMI일테지. 그러나 사소한 일을 공유하는 것이 친밀해지는 길이라는 격언(은 없지만 있다면)처럼 나는 타인의 사소함이 갖고 싶다. 아마도 온기를 품고 있을 그것을, 이렇게 계절이 추워지면 특히나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