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다보면 ˝세상에 이런일이˝의 역사버전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고보면 역사에 좋은 쪽이든 안좋은 쪽으로든 이름을 남기는 건 역시 좀 별난 구석이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엄격하다 못해 잔인해져버린 카토라는 인물은 어떤 정치인을 딸 앞에서 부부가 키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은 운석이 떨어지는 경우와 같이 특별한 때가 아니면 아내와 입맞춤을 하지 않는다고 자부했다는데 뭔가 변태스럽다. 아예 안하는 것도 아니고 운석 페티시가 있는 건가.

카르네아데스는 판자로 유명하지만 회의주의 철학에 있어서도 명성이 자자한 분으로, 한번은 강연을 하면서 정의를 철저히 옹호하고 그 뒤에는 이를 완벽히 부정하는 방식으로 ˝어차피 모든 가치란 생각하기 나름일뿐˝ 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펼쳤는데 당연히 카토는 이 사람을 아주 싫어했다.

캐릭터도 그렇고 인물들 관계도 요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은 되게 달라진 듯 하지만 사실 그냥 비슷하게 살고 있는 것도 같다. 투정 부리고 미워하고 좋아도 하고 실망도 했다가 기대하기도 하고. 어느 영역에서는 좀 나아진 것 같지만 다른 영역은 아닌 것도 같다.

결국 나는 비슷하다는 쪽에 한표를 던지련다. 양적으로 보다는 질적으로. 삶의 조건이 바뀌어도 우리가 경험하는 감정은 연속되고 우리는 여전히 울고 웃는 존재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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