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가 화석에 대해 열광적이었던 이유는 (통념처럼) 그가 미래에서 온 지질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덕분이 아니라 오히려 지극히 중세적인 세계관의 소유자로 자신의 신념(지구의 흙과 물은 인체의 피와 살이 형성되는 원리와 동일한 형태로 기능한다는 믿음)에 합치하는 관찰 결과를 절실히 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의로 구상한 계획이 반드시 좋은 성과를 보장하지 않듯, 어리석은 공상에 기반한 실천이 꼭 그 명성에 걸맞는 결론에 도달하는 건 아니라는, 좋은 역사적 사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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