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건강은 간단하다. 안아픈 것. 좀 소극적인 정의지만. 실천도 간단하다.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난다. 규칙적으로 먹고 운동한다.

난 두통이 없다. 편두통도 없다. 한 5,6년전에 살짝 머리가 아팠던 것 같기도 한데. 암튼 일단 육체가 아픈 곳이 없으면 대체로 머리도 잘 돌아간다. 둘의 역학관계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경험칙으론 육체를 잘 관리하면 정신을 구성하는 환경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 같다.

아마 조상들도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갖가지 양생술이나 권고안이 등장했겠지. 이걸 논리적으로 파고들면 소기의 성과가 있겠지만, ‘실용성‘을 확인하는 데에는 자기 검증으로 충분하다. 나를 비롯 주변의 지인들을 봐도 불규칙한 생활이 안정적인 육체적 정신적 환경을 제공하진 않는다.

물론 안정적인 것을 추구한다는 전제 하에서 그렇다. 편두통을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 끌어안는 경우와는 맞지 않다. 예술가의 건강술은 좀 다를테지.

다자이 오사무의 우울증은 라디오 체조로도 나을 수 있었다, 라는 게 미시마 유키오의 말이라는 데 좀 거칠지만 기본적으론 동의한다. 신체의 불균형에서 오는 우울감이 있다. 그리고 신체가 균형이 잡혀도 근본적으로 작동하는 우울감도 있다. 그건 아마도 생물의 존재가 성립하기 위한 본능적 영역에 귀속될 것이다.

지저세계 펠루시다에서처럼 땅속 세계를 발견하려면 튼튼한 탈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안정적인 육체는 정신적 탐구의 선행조건이다. 불안정한 육체는 돌아오지 못하는 우주탐사선처럼 불행한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그런 일은 겪고 싶지도 보고 싶지도 않다.

그러니 모두 아프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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