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 - 피라미드부터 마인크래프트까지 인류가 만든 사회
허먼 나룰라 지음, 정수영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가 좋아하는 자동차 카페가 있다. 카페 내외부에 일상에서 보기 힘든 자동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들리는 소문에 사장님께서 성공한 사업가라고 하며, 자동차를 참 좋아하신다고 한다.

카페 안에는 실제 자동차들과 수많은 피규어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정작 내 눈길이 갔던 부분은 중간 중간 꽂혀있던 책이다. 중후한 디자인으로 큼지막한 영어글씨의 전시용 책이 아닌 실제 서점에서 판매하는, 아마도 사장님이 실제 읽으셨을 책들이다. 주식과 경제경영, 자기계발에 관한 책이 아니었다. 미래기술과 인문학에 관한 책들이었다.

'우리는 가상세계로 간다'를 읽게 된 계기가 위의 카페를 방문한 경험과 연관이 있다.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저런 책을 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나는 자기계발이나 주식관련 책을 주로 읽지만 실생활에 적용되거나 미래를 상상하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 그냥 또 허무맹랑한 소리가 유행하는구나~ 이런 냉소적인 관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마인드가 도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실제 빈 수레가 요란한 짝이 되더라도, 그것이 추구하는 미래는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보고자 했다.

요즘 많이 뜸해졌지만, 사실은 거의 언급도 안되지만 한동안 떠들썩했었던 메타버스. 언론과 미디어에서만 요란했지 실제로 주변에서 메타버스가 어쩌구 하는 사람은 주식하는 사람 정도 빼고는 들어보지 못했었다. 가상인간이 cf에 나오고 진짜 사람같다 또는 불편한 골짜기 이야기가 나올때도 그냥 한 때 이슈가 될거라 생각했었다. 예전에도 사이버가수 아담이 있었지 않은가. 그리고 내 예상은 주관적으로 어느정도 맞았다고 생각한다. 티비 강연과 cf에 나오던 메타버스와 가상인간은 이슈에서 멀어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왜 이슈가 사그러졌는지를 생각해보니 그것은 아마도 명확한 비전의 제시가 대중들에게 전달되지 못함이 아니었을까. 가상인간, 가상세계는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과거에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사이버라는 단어를 썼었다. 흐지부지 사라진 이유는 그 후의 비전의 제시가 부족했음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고대의 메타버스 개념이다. 피라미드, 스톤헨지 등 고대의 불가사의한 유적들, 또 신화들은 그 시대의 가상현실이었고 어떤 것들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어떤 것들은 맥이 끊겼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책을 읽으며 '가치의 공유'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었다.

컴퓨터가 탄생한 이후로 참 많은 가상세계가 생겨났다. 과거 재미있게 즐겼던 울티마 온라인서부터 요즘 아이들이 즐기는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까지. 메타버스가 그저 얼마나 현실적으로 구현하느냐 하는 기술력만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가치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를 보며 '와 정말 현실같다'라고 하진 않는다. 하지만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컨텐츠는 그 자체가 가치로 인정받는다. 90년대 울티마 온라인을 처음 접하며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전투 외에도 여러가지 직업을 갖는 자유도는 놀라운 세상이었다. 그저 재미있는 게임일까?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새로운 종의 탄생'으로 미래의 메타버스를 예상하며 마무리된다. 반드시 그럴 것이다보다는 그런 미래가 있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과거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관한 예측과 시장성으로 많은 투자를 하며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지 않았는가. 당연하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가치를 경험시키는 메타버스의 출현을 기대해본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이 나다 - 물, 몸과 마음을 살리는 자연의 기적
채송화 지음 / 케이미라클모닝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한창 다이어트 중이다. 아이가 태어나고서 체중이 불기 시작하더니 거의 100kg에 육박하려고 했었다. 기회가 좋아서 약 6주 간 다이어트로 85kg까지 내려왔다. 다만 방법에 약간 우려가 있는데 러닝머신, 저녁안먹기, 배고프면 제로콜라이다. 저녁 굶기도 그렇지만 특히 제로콜라에 대해 주변에서 우려섞인 시선들이 많았다. 나도 조금씩 줄여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중 '물이 나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음료수에 중독되지 말고 물에 중독되자'라는 책 표지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아직까지 몸의 이상은 없지만, 아무래도 제로콜라보다는 물이 더 건강에 좋지 않겠는가. 제로콜라는 설탕이 없어서 덜 유해한 것이지 몸에 좋은 것은 아니니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채송화 작가님의 물에 대한 작가님만의 확고한 신념을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이셔서 그런지 참 해박하시면서도 모든 길은 로마로 연결된다는 말처럼 모든 좋은 것들은 물로 연결되는 것이 참 독특하면서도 인상깊었다. 특히 물이 목적인 여행이 참 재미있었다. 제주도에 가면 삼다수를 마시고, 프랑스에서는 에비앙, 미국에서는 아쿠아피나. 또 이탈리아의 베니스, 관동별곡의 강원도 등 물의 도시(?)로 떠나는 여행은 작가님이 물에 대해 얼마만큼 진심인지 잘 보여준다. 나는 사실 물 맛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 곳만의 물을 마시러 여행을 가고, 물로 유명한 도시에 여행가는 것은 참신한 테마이다.



물에 대해 이야기하면 건강을 빼놓을 수 없다. 위에 언급하는 것처럼 사실 어떤 음료보다도 물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굳이 과학적인 근거를 대지 않아도. 책에서는 과학적 근거와 작가님의 견해로 물과 건강의 관계를 피력한다.



상선약수.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결국 작가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은 이 네 글자로 설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건강 뿐 아니라 태도, 관계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에도 물에 빗대어 작가님의 견해를 내신다. 과학적인 부분은 내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지만 고이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끊임없이 순환해야 한다라는 말은 삶의 태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번개 열매 웅진 우리그림책 108
이덕화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짜릿짜릿 시원한 번개열매.

아주 옛날 옛적에 공룡이 같이 살던 시절 무척이나 더웠습니다. 비도 안오고 햇빛은 쨍쨍해서 모두 지쳐가고 있었던 여름날, 우연히 발견한 번개열매나무.

노란 번개모양으로 생긴 열매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처음보는 열매가 미심쩍어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는 사람이 먹기. 가위바위보에 진 공룡이 한입 베어물자 짜릿한 번개 맛에 아찔합니다. 하지만 너무 시원했고, 번개열매를 먹은 공룡 머리 위에 번개가 치고 시원한 비를 내려주는 구름이 생깁니다.

다섯 살 우리 아들이 요즘 참 좋아하는 '파워', '부스터'. 한창 멋진 낱말을 좋아하는 시기에 번개열매는 아이가 정말 재미있게 집중해서 책을 읽는 소재입니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아침에 일어나서 혼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의성어 의태어

저는 아이와 그림책을 읽어줄 때 행동과 의성어 의태어에 중점을 두는 편인데, 번개열매는 빠직! 찌릿! 우르릉 쾅쾅! 등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아서 아이가 재미있게 읽은 것 같습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짜릿함 등 느끼기 힘든 감정을 책에서 잘 표현해주어서 아이와 같이 보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아빠 번개열매는 무슨 맛이야?

"짜릿짜릿 하니깐 콜라맛일거 같아. 먹어볼까?"

"아니, 나는 번개열매 안 먹을래. 아빠가 먹어."

톡 쏘는 콜라를 무서워하는(?) 우리 아이는 번개열매는 먹지 않겠다고 합니다. 대신에 서로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찌릿함을 느껴보고, 번개열매를 그려보기도 하고 가위바위보도 하며 즐겁게 읽었습니다.

지난 번 읽었던 호랭면과 함께 더운 여름 시원함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재밌는 의성어와 의태어는 아이들 어휘 늘리는 데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도체를 사랑한 남자 - 삼성전자 반도체 천부장 이야기
박준영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열정'이다. 요즘 매너리즘에 빠진다는 느낌이 온다. 같다기보다는 빠졌다가 맞는 말이다. 본인이 느끼는 정도면 주변의 객관적인 시선에서는 이미 빠졌을 테니깐. 책 '반도체를 사랑한 남자'는 제목에서부터 내가 잃어가고 있는 열정이 느껴진다.

책의 내용은 부제처럼 '삼성전자 반도체 천부장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시총1위 기업 삼성전자, 그리고 반도체. 핸드폰과 가전제품이 유명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의 중요성을 주식하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어설프게나마 알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산업 후발주자이고, '천부장'은 전문대를 나와 삼성전자 반도체부서에 입사했다. 당시 반도체부서를 '아오지'라고 불렀다니 삼성 반도체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어렵지만 삼성전자 반도체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열정과 모순

책을 읽으며 '열정'과 '모순' 두 키워드가 마음 속 깊이 남았다. 넉넉치 않았던 시절 전문대를 졸업하고 입사한 삼성전자였고, 차별 속에서도 열정은 식지 않았다. 회사의 발전과 나의 발전을 동일시 한다는, 어찌보면 요즘 시대에는 낯설게 느껴지는 애사심과 열정은 모순되게도 천부장처럼 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부장의 모순적인 행동에서 나오는 행동과 고뇌가 참 인상깊었다. 생산라인에서 업무 시작 전 근로자들을 위해 시를 읽어주는 관리자이면서, 근무자들의 예고없는 파업에는 가동라인 중단조치. 노사협의업무를 보다가 imf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을 해고해야 하는 업무를 맡고 그 역시 업무라 여기고 성실히 해낸다. 그리고는 상황이 나아져 또다시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업무를 맡는다. 소설도 이렇게는 쓰지 않을 것 같은 반전되는 일의 연속임에도 묵묵히 성실히 일한다.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담담했던 천부장이 이 일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목소리가 작아지던 장면은 찡했다. 얼마나 고뇌했을까. 그럼에도 업무에 대한 책임감으로 중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회사에 헌신하는 모습은 요즘 정말 찾아보기 힘든 모습 아닐까. 그럼에도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한 점은 독자로서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참 멋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는 낭만 합격.

열정을 갖고 회사에 헌신하는 모습, 스스로 불모지였던 반도체 분야에 뛰어드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강규형 대표님 같기도 했다. 또 반도체에 대한 열정적인 모습이 얼마 전 가슴벅차게 읽었던 '누리호, 우주로 가는 길을 열다'의 저자이신 오승협 박사님을 떠올리게도 했다.

매너리즘을 극복하고자 읽은 책이었고 효과는 확실했다. 열정적인 삶의 자세를 배우고 싶으신 분, 덤으로 삼성 반도체의 역사가 궁금하신 분들은 천부장님의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한 살 정오의 선택
한영미 지음, 백대승 그림 / 테라미아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명상과 마음근육

이 책은 불우한 가정환경을 가진 정오라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술과 폭력으로 인한 부모님의 불화, 고부갈등 속 점점 의기소침해져가는 정오가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극복해나가는 방법은 명상을 통한 마음근육의 단련을 통해서입니다.

엄마아빠와 아이가 책을 읽는다면 같은 내용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습니다. 아빠의 입장에서는 허구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가정환경에 마음이 갑갑해져 옵니다. 폭력적인 아빠때문에 무기력한 엄마, 반복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마음의 문이 점점 닫혀가는 정오. 책은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쓰여져 정오의 심리상태를 읽어주는데 정오의 모습이 서글퍼 한숨이 나옵니다. 말수가 점점 없어져 학교에서는 투명인간 취급을 받습니다. 근데 정오의 아빠는 그런 인지가 전혀 없습니다. 애 앞에서는 찬물도 함부로 못마신다는 말이 있죠. 좋은 모습만 보여줘도 모자랄 판에 안타까우면서도 혹시 나도 모르는 내 행동이 아이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됩니다.

정오의 대피처는 산책입니다. 산책하다가 명상을 하는 할아버지를 만나서 명상에 대해 배웁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해보고, 할아버지께 배우고, 좋은 생각과 나쁜 생각 모두 버리기. 호흡에만 집중합니다. 그렇게 명상을 배우며 단단해진 마음근육은 정오에게 긍정적인 변화로 나타납니다. 명상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는 정오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고 무서운 아빠에게 먼저 다가서고, 자신을 투명인간이라 부르던 친구들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게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가 없을거라 간과하게 되는데 당연히 그러지 않겠지요. 아이도 태어나면서부터 하나의 인격체인데 행복한 감정만큼 두렵고 불안한 감정도 분명 있을 겁니다. 정답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불안을 덜 느끼게 해주거나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마지막에 명상을 통해서 자신을 둘러싼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려는 정오의 모습을 응원하며, 우리 아이 또한 성장하며 불안과 공포에 맞닥뜨릴 일이 생길텐데 그때는 명상이 하나의 극복장치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