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사랑한 남자 - 삼성전자 반도체 천부장 이야기
박준영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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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된 계기는 '열정'이다. 요즘 매너리즘에 빠진다는 느낌이 온다. 같다기보다는 빠졌다가 맞는 말이다. 본인이 느끼는 정도면 주변의 객관적인 시선에서는 이미 빠졌을 테니깐. 책 '반도체를 사랑한 남자'는 제목에서부터 내가 잃어가고 있는 열정이 느껴진다.

책의 내용은 부제처럼 '삼성전자 반도체 천부장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시총1위 기업 삼성전자, 그리고 반도체. 핸드폰과 가전제품이 유명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의 중요성을 주식하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어설프게나마 알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산업 후발주자이고, '천부장'은 전문대를 나와 삼성전자 반도체부서에 입사했다. 당시 반도체부서를 '아오지'라고 불렀다니 삼성 반도체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어렵지만 삼성전자 반도체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열정과 모순

책을 읽으며 '열정'과 '모순' 두 키워드가 마음 속 깊이 남았다. 넉넉치 않았던 시절 전문대를 졸업하고 입사한 삼성전자였고, 차별 속에서도 열정은 식지 않았다. 회사의 발전과 나의 발전을 동일시 한다는, 어찌보면 요즘 시대에는 낯설게 느껴지는 애사심과 열정은 모순되게도 천부장처럼 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부장의 모순적인 행동에서 나오는 행동과 고뇌가 참 인상깊었다. 생산라인에서 업무 시작 전 근로자들을 위해 시를 읽어주는 관리자이면서, 근무자들의 예고없는 파업에는 가동라인 중단조치. 노사협의업무를 보다가 imf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을 해고해야 하는 업무를 맡고 그 역시 업무라 여기고 성실히 해낸다. 그리고는 상황이 나아져 또다시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업무를 맡는다. 소설도 이렇게는 쓰지 않을 것 같은 반전되는 일의 연속임에도 묵묵히 성실히 일한다.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담담했던 천부장이 이 일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목소리가 작아지던 장면은 찡했다. 얼마나 고뇌했을까. 그럼에도 업무에 대한 책임감으로 중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회사에 헌신하는 모습은 요즘 정말 찾아보기 힘든 모습 아닐까. 그럼에도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한 점은 독자로서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참 멋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는 낭만 합격.

열정을 갖고 회사에 헌신하는 모습, 스스로 불모지였던 반도체 분야에 뛰어드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강규형 대표님 같기도 했다. 또 반도체에 대한 열정적인 모습이 얼마 전 가슴벅차게 읽었던 '누리호, 우주로 가는 길을 열다'의 저자이신 오승협 박사님을 떠올리게도 했다.

매너리즘을 극복하고자 읽은 책이었고 효과는 확실했다. 열정적인 삶의 자세를 배우고 싶으신 분, 덤으로 삼성 반도체의 역사가 궁금하신 분들은 천부장님의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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