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씁쓸한 아몬드 향내는 언제나 그에게 짝사랑의 운명을 떠올리게 했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아름다운 첫 문장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지막 문장에는 주목하지 않는 듯하다.



“우리 목숨이 다할 때까지.”



플로렌티노 아리사의 첫사랑이자 오래된 사랑, 그리고 마지막 사랑은 단 하나 오직 페르미나 다사에게 향해 있었다. 페르미나 다사는 그와 편지를 교환하면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지만 거리에서 본 그의 초라한 모습에 현실을 부정한다.


결국 페르미나 다사는 후베날 우르비노 박사와 결혼을 하게 되고, 꽤 오래 결혼 생활을 유지한다. 물론 그것은 항상 행복하지는 않았으며 싸움도 잦았고 그녀에게 분노를 안겨 주기도 했지만 꽤 사이가 좋은 부부였다.


어느 날 허망하게 그가 먼저 세상을 떠난 후 장례식에서 플로렌티노 아리사를 만나게 된다.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는 그의 말을 듣고 그녀는 화가 났다.


그러나 그의 끈질긴 편지는 그녀를 구원해주었다. 53년 7개월 11일의 낮과 밤 동안 준비한 그의 사랑이 드디어 그녀를 만나게 된 것이다.




사랑에 대해서, 그리고 늙고 병들고 죽어감, 또 결혼에 대해서.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어느 것이 진실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게 만든다.


연애하다가 ‘사랑’을 하게 되어서 결혼을 해도 이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사랑’ 없이 결혼을 하게 되어도 끝까지 잘 사는 경우도 있다.


지금이야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거 같아, 라지만 결국 어떤 사람을 선택해도 나와 크게 어긋나는 경우가 아닌 이상은 누구든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무난하게 평생을 함께 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확률과도 같은 불안정 요소가 많은 ‘사랑’보다는 눈에 확실히 보이는 ‘경제력’을 택하기도 한다.



사랑이 무엇인지 이 책은 말해 주지 않는다. 아마 어떤 책도 사랑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정의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 책의 마지막 구절처럼 사랑은 어떤 형태로든 생의 마지막까지 남아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목숨이 다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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