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이기적인 탐욕에 대하여


우리는 흔히 사랑을 헌신적이고 남을 배려하며 소중히 여기는 무언가를 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끔 사랑은 소름끼치도록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아니 어쩌면 그것이 사랑의 본질인 것인지도 모른다.



나의 감정에 충실해서 너에게 이를 강요할 때
네가 나에게 맞춰주기를, 내 말을 내 기분을
내 모든 것을 기억해주면서도 동시에 내 모든 것을 기억하지 않기를



누구나 병적인 자기애를 가지고 있는데 드러나지 않거나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일 뿐
아프다고 이만큼, 그러니까 나를 좀 신경쓰라고 걱정하라고
술을 마시거나 잠을 못자거나 몸이 아프거나.
자해가 이해될 수 있는 나이는 지났고 이제는 도피일 뿐이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집에 데려온 아이였는데 둘은 소꿉친구이자 모든 것을 함께한 어린 연인 같은 존재. 그러나 캐서린은 히스클리프가 아닌 린턴을 택해 결혼한다.
린턴과 히스클리프 사이에서 하나를 강요받던 캐서린은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되고 결국은 딸을 낳다가 먼저 세상을 떠난다. 그 후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에 대한 복수를 준비한다. 캐서린과 언쇼 가문, 린턴 가문에 대한 복수를. 그의 복수는 상당히 치밀하고도 끈질겨서 캐서린의 딸과 자신의 아들에게까지 이어진다. 어린 캐시, 헤어턴 언쇼, 어린 린턴은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히스클리프의 계획대로 어긋난 삶을 살게 된다.



히스클리프의 사랑이 무조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의 사랑을 마냥 부정할 수도 없다. 캐서린의 무덤 앞에서 그녀의 관을 열어놓고 얼굴이 빨리 변해버려서 남편인 린턴도 몰라보게 되길 바라는 히스클리프의 모습. 캐서린의 유령을 보기를 간절히 원하는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는 단지 너무 늦게, 그리고 먼저 찾아가지 못했던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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