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전부가 아니다, 사는 것이 전쟁이다. : 병법서가 아닌 삶에 대한 개론서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白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적을 모르고 나를 알기만 한다면 이기고 질 확률은 절반이 되며, 적도 모르고 나 자신도 모른다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험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라고 알고 있지만, 정작 손무는 ‘백전백승’을 말한 적이 없다. 오히려 전쟁 자체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하며,가장 좋은 방법은 전쟁을 치르지 않고도 이기는 방법이다. 많이 싸운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은 상당한 수준이다.

 

 

위태롭지 않을 수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요건을 지켜야 한다. 싸워야 할 때와 싸워서는 안 될 때를 분명하게 판단할 줄 아는가? 장수가 유능하여 군주가 작전에 간섭하지 않는가? 이러한 가르침은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새겨들어야 한다.

 

 

장수를 믿지 못하고 군주가 군대의 지휘권을 간섭하여 해를 끼치는 경우는 현대사회에서도 빈번하다. 책임자에게 일을 맡겨 놓고도 잘하지 못할까봐 두려워서 간섭하는 행위. 그렇게 되면 전체 병사들이 자신감을 잃고 의심을 품는다. 책임자 밑의 사람들도 자신감을 잃고, 책임자의 능력에 의심을 품게 될 것이다. 사회 안에 갈팡질팡하고 믿지 못하는 마음이 퍼지면 적이 승리하게 된다.

 

 

타인에 대한 믿음. 나를 믿지 못하는 것만큼이나 쉽게 타인을 믿지 못한다. 내가 직접 일을 맡기고서도 ‘잘 해낼 수 있을까? 혹시 망치면 어떡하지.내가 더 봐야겠다. 아니, 그냥 내가 하는 게 편하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다. 물론 나도 이에 속하는 쪽이고.

 

 

그러나 그렇게 된다면 그 타인은 어떻게 될까? 일을 떠맡고서도 간섭과 감시를 계속 받게 된다면.또 그런 타인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은?

 

 

이렇듯 <손자병법>을 단순히 병법서로만 취급한다면 그 가치를 놓치게 된다. 병법서 이전에 정치에 대한 이야기이며, 곧 우리 삶에 대한 개론서인 셈이다.

 

 

(1편 계획)

전쟁이란 나라의 중대사이다. 백성의 삶과 죽음을 판가름하는 마당이며, 나라의 보존과 멸망을 결정짓는 길이니, 깊이 삼가며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다음의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기본 요소를 핵심으로 분석하고, (일곱 가지) 계획에 따라 정세를 비교해 보아야 한다.

 

첫째, 정치란 백성을 하여금 전쟁에 대하여 군주와 똑같은 의지를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이 군주와 더불어 함께 살고 죽으며, 나라의 위기에 부딪쳐서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넷째, 장수란 정세를 손에 쥐는 지략, 상벌을 공정하게 시행하는 믿음, 부하를 아끼고 이끄는 어짐,작전을 추진하는 결단력, 군기를 엄격하게 유지하는 위엄을 갖춘 자를 가리킨다.

 

 

(3편 전략)

따라서 전쟁에서 최상책은 계략으로 적을 굴복시키며 승리를 거두는 것이며, 차선책은 외교를 통해서 적의 동맹을 끊어 버려서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다. 그 다음 방법은 병력을 동원하여 야전에서 적군을 격파하여 승리를 거두는 것이며, 가장 나쁜 방법은 적이 지키고 있는 성을 직접 공격하는 것이다.

 

군주가 군대의 지휘권을 간섭하여 해를 끼치는 경우는 다음의 세 가지 상황이다.

첫째, 군대가 나갈 수 없는 상황인데도 전진 명령을 내리거나, 후퇴해서는 안 되는 상황인데도 후퇴 명령을 내리는 경우이다. 이러한 군을 ‘재갈 물려진 군대’라고 일컫는다.

 

둘째, 군주가 전체 군대 내부의 사정을 모르면서 현지 군대의 인사나 행정에 간섭하는 경우이다. 이렇게 되면 병사들이 헷갈리게 된다.

 

셋째, 군주가 전쟁의 권모술수를 모르면서 지휘를 간섭하는 경우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병사들이 자신감을 잃고 의심을 품게 된다.

 

 

전쟁의 승리를 미리 아는 데는 다섯 가지 요건이 있다.

첫째, 싸워야 할 때와 싸워서는 안 될 때를 분명하게 판단할 줄 아는 자는 승리한다.

둘째, 병력이 많은 경우와 적은 경우에 따라 적절하게 다른 방법으로 지휘할 줄 아는 자는 승리한다.

셋째, (장수와 병사) 위아래의 의지가 하나 되어 단결하면 승리한다.

넷째, 언제나 모든 준비를 갖추어 놓고 적이 대비 없이 틈을 보이기를 기다릴 줄 아는 자는 승리한다.

다섯째, 장수가 유능하여 군주가 작전에 간섭하지 않으면 승리한다.

그러므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적을 모르고 나를 알기만 한다면 이기고 질 확률은 절반이 되며, 적도 모르고 나 자신도 모른다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험에 빠지게 된다’라고 말할 수 있다.

 

 

(12편 초토화 작전)

한 나라의 군주된 자가 한 때의 노여움 때문에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되며, 전군의 장수된 자는 잠깐의 분노 때문에 전투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 나라의 이익에 들어맞으면 행동을 취하고, 나라의 이익에 맞지 않으면 진행 중인 전쟁이라도 멈추어야 한다. 노여움은 시간이 흐르면 다시 기쁨으로 바뀔 수 있고, 분노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즐거움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나라가 멸망하면 다시 세울 수 없고, 사람이 죽으면 다시 살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밝고 지혜로운 군주는 전쟁에 신중하고,뛰어난 장수는 싸움에 앞서 깊이 경계한다. 이것이 나라의 안전과 군대의 보전을 기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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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0 23: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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