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어떻게 인간에게 노동을 강요하게 되었나 :종교와 직업소명의식
종교와 자본주의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 둘의 기묘한 관계를 막스 베버는 날카롭게 관찰하고 있다. 종교에서 말하는, 신에게 헌신해야 한다는 믿음이 자본주의에서는 노동에의 헌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라는 유명한 문구처럼 이제 인간은 노동을 해야 하고 그것이 신에게 부여받은 막중한 의무가 되었다.
아직도 직업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사상은 종교적 신앙의 망령처럼 우리의 삶에서 배회하고 있다.그러나 나는 직업은 인간의 작은, 사소한 부분이라고 믿는다. 12시간 넘게 일을 하고, 여유가 없는,그러면서도 나를 대체할 누군가가 오지는 않을까 불안해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인간은 인간이 아니라 커다란 기계의 부품이 된다. 왜 일을 하면서도 행복해질 수 없을까, 왜 일을 하면서도 쉴 생각을 하고 일이 없는 시간을 꿈꾸는 것일까.
(인간은 돈벌이를 자신의 물질적 생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적 자체로 여기는 것이다.
노동을 자기 목적, 즉 자본주의가 요구하듯이 ‘직업(소명)’으로 파악하는 것은 이 경우 종교적 교육에 의해 주로 결과된 것으로서 전통주의적 구습을 극복하는 최선의 기회이다.
신을 기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수도승적 금욕주의를 통해 현세적 도덕을 경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현세적 의무를 완수하는 것이라 보았다. 이러한 현세적 의무는 각 개인의 사회적 지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서 곧 그의 ‘직업’이 된다.
신의 충만한 은총 안에 있고 분명한 축복을 받았다는 의식을 가진 부르조아 기업가는, 그가 형식적 정당성의 한계를 지키고 그의 도덕적 품행이 나무랄 데 없고 자신의 부를 사용하는 것이 해가 되지 않는 한 자신의 영리적 관심을 따를 수 있었고 또 그래야만 했다. 그 외에도 종교적 금욕의 힘은 기업가들에게 성실하고 양심적이고 대단한 노동능력을 가진 동시에 신이 원하는 삶의 목적으로서의 노동에 매진하는 노동자들을 제공해 주었다.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