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의 도 : 힐링은 킬링이다



‘무위자연’이라는 단어는 도덕교과서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었지만, 막상 뭐라고 정의를 해야 할지. 내가 가지고 있는 ‘노자’에 대한 상상은 자연을 벗 삼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일종의 무위도식을 추구하는 삶이었다. 그러나 막상 도덕경을 읽으면 그것이 아니라는 것.

(장자에 이어 노자 역시 오강남 풀이를 보았는데,아쉬움이 남는다. 성경으로 풀이를 하려는 시도가 거슬린다. 억지로 끼워 맞추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고, 영어식의 사고방식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그럼에도 첫 단추로는 나쁘지 않다.)



무위(無爲)란 무엇인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세월을 보내는 것인가? 노자에게 있어 무위란 인위(人爲)의 반대이다. 억지로 하지 않는 것.





제18장

대도가 폐하면

인(仁)이니 의(義)니 하는 것이 나서고,

지략이니 지모니 하는 것이 설치면

엄청난 위선이 만연하게 됩니다.

가족 관계가 조화롭지 못하면

효(孝)니 자(慈)니 하는 것이 나서고,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충신이 생겨납니다.





왜 우리는 항상 억지로 모든 것을 하고 있는가? 학생은 공부를, 어른은 일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억지로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에.우리는 갈증을 느낀다. 갈증을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집착한다. 학벌이니 돈이니 건강이니 여유니 하는 것들. 부자인 사람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 가난한 사람은 그것을 따라잡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그것을 굳이 추구하지 않는 삶. 그것에 초연한 삶이라 하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나는 ‘힐링’이라는 단어에 혐오감을 느낀다. 힐링을 즐기는 사람들은 값비싼 음식, 그럴싸한 장소가 필요하다. 순간의 힐링을 위해 장시간의 킬링이 필요하다니. 그럴싸한 힐링보다도, 나 중심의 세계관을 탈피하는 노력이 진정한 휴식이 아닐까. 나를 내려놓고 억지로 하지 않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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