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바탕에 주홍 글자 A
-간통의 A(adultery) - 능력 있음의 A(able) - 천사의 A(angel)
인터넷에서는 불륜 얘기가 한창이다. 외국에서 몰래 만났다더라, 어느 호텔을 갔다더라. 카카오톡 대화가 올라오고 함께 주고 받은 이야기들은 외설스럽게 포장되어 야하고 자극적인, 혀를 쯧쯧, 하는 반응이 뒤따랐다.
간통죄가 폐지된 사유는 성적자기결정권, 자유의지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는 간통죄가 폐지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불륜에 대한 시선은 사회에서 주홍글자를 낙인찍는다.
불륜 얘기라고 하면 몰래 숨어서 보아야 할 것 같지만,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불륜 당시의 상황이 아니라 불륜 이후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일까. 여주인공 헤스터는 붉은 주홍글자를 가슴에 달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가슴에 있는 주홍글자의 의미는 변한다. 간통의 A(adultery) - 능력 있음의 A (able) - 천사의 A(angel)
주홍글자가 없는 엄마에게 가지 않으려는 펄. 헤스터는 딸인 펄을 과연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끼면서 키울 수 있었을까? 그리고 펄은 어른이 되어 헤스터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딤스데일 목사가 죄책감에 시달리는 모습은 마치 죄와 벌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의 고백은 작위적이고 가식적으로 들린다. 죄와 벌의 주인공이 한 살인보다야 불륜이 훨씬 죄의 과중으로는 가볍겠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두 여자(헤스터, 펄)가 삶은 어떻게 갚을 것인가. 헤스터는 주홍글자를 달고 있었지만 딤스데일은 아무것도 벌을 받지 않았다. 물론 죄책감은 컸겠지만 세상의 멸시를 받거나 손가락질을 당하지는 않았으니. 로저 칠링워스의 방향 없는 복수만이 남아 딤스데일을 괴롭혔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