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존재하고 있습니까?


데카르트라는 이름만으로도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선뜻 책을 잡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책을 읽기도 전에 겁을 먹다니. 저자인 데카르트 이름 때문도 있지만, 제목 탓도 없지 않다. 방법서설이라니. 방법에 관한 이야기나 에세이 정도로 보면 되겠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라는 구절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구절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를 살펴보자면,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동안에도 생각하는 나는 반드시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확고하고 확실한 것이고, 흔들리지 않는 철학의 제일원리는 바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가 된다.




융합의 시초, 데카르트

이상한 구분법이 있다. 문과와 이과. 나는 수학이랑 과학을 잘해서 국어랑 영어는 못해, 혹은 나는 국어랑 영어는 좋은데 수학이랑 과학은 싫어. 이런 이상한 구분법. 과목에 대한 취향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설픈 구분 짓기는 자신의 한계를 정해놓고 시야를 좁게 만든다.


스티브 잡스 이후로 융합이 강조되는가 싶더니, 융합 교육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다. 문과와 이과를 나누어 놓고 두개를 섞는 것이 융합인가? 수학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는 아이를 키우려는 것은 대학교를 잘 보내려는 욕심이지 융합이 아니다. 진정한 융합이란 분야를 나누지 않고 편식하지 않는 넓은 지식을 갖추는 것이다. 지식이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호기심만이라도 갖는 것.



공장이 분업화되고 사회가 전문화되어 나누어지더라도 인간의 이성마저 분업이 되어서야 되겠나. 우리는 기계의 부품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대학교의 통폐합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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