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어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청일전쟁도 아니고 일청전쟁이라니.


옥련이의 가족은 전쟁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어머니는 가족 모두가 잘못된 것으로 알고 자살하려다가 살아난다.


아버지는 이런 때에는 공부를 해야 한다며 훌쩍 떠나게 된다. (물론 이것도 이상하다. 전쟁이 나서 온 가족이 생사를 모르게 되었는데 본인은 공부할 생각이 든다는 것이. 그것도 아내의 생사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당당하게 처가의 지원을 받아 외국으로 유학을 가다니?)


옥련이는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줄 알고 일본에 가서 학교 다니면서 살게 된다.


그러다가 또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고 결국은 미국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일청전쟁이라는 단어도 단어이지만, 좀 황당했던 장면은 옥련이가 총에 맞았을 때 병원에서 나눈 대화.



청나라 총알을 맞았다면 독에 당해서 다리가 회복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천만다행으로 일제의 총알에 맞아 쉽게 회복될 수 있었다고.


일제를 찬양하다시피 한 부분이 나타나 의아했는데 이인직의 연보를 보고 납득이 갔다.


(1862년에 태어난 이인직은 신분적인 조건 때문에 과거에 응하지 못했다. 1900년 관비 유학생으로 선발되어 일본 동경정치학교에 입학했으며, 친일 단체 ‘일진회’에 관여하였다. 이후 이완용의 밀사자격으로 일본을 내왕했다.)



혈의 누, 라는 제목은 피눈물인 셈인데.



전쟁이라는 가혹한 시대에 처한 옥련이의 모습은 너무도 평화로워서 피눈물이라는 제목이 다소 어색하다.



과연 교육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옥련이는 그렇게 열심히 배워서 민족을 구할 수 있었을까? (사리사욕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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