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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
양원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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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를 넘어서 세상을 마주하는 자신만의 고유한 태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헤아리고 타인을 이해하며 세상과 접촉하기 위해 언어를 가다듬고 써내려가는 시간은 나이를 먹을수록 꼭 필요한 일입니다.⠀

허공으로 흩어지면 사라져 버리는 말들을 글로 써서 문장으로 안착시키는 행위는 흘러가는 생각 속에서 붙잡고 싶은 가치들을 내면에 그러모으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한 문장을 온전히 완성하기 위해서는 떠도는 단어들을 붙잡아서 나만의 결로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마치 내가 세상을 오롯이 다시 써내려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책의 구성은 명언을 제시하고, 작가의 시선을 제시하고, 나만의 생각으로 채울 수 있는 여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타인의 지혜를 경유하여 나의 내면으로 침잠하는 구성 덕분에 필사는 ‘나’를 발견하는 시간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필사의 여정을 다 마칠 즈음에는 제 언어의 지평이 조금 더 넓어지고 말 한마디의 무게를 알고 자신의 문장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마음에서 고요하게 길어 올린 문장들이 세상을 향해 뻗어 나가는 다정함으로 마음에 남아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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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란 무엇인가 김영민 논어 연작
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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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들여다보는 일이 아니라, 현재의 고착된 사유에 기분 좋은 균열을 내고 우리를 더 넓은 세계로 이끄는 통로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현대적 필요에 의해 자의적으로 재단된 논어가 아니라, 역사적 맥락 속에서 고전의 본질을 조망하게 합니다. 논어를 해석한 책은 많지만 이 책을 통해 저는 고전을 대하는 감수성을 갱신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논어의 세계를 플라톤, 세네카 등 서구 철학자들의 사유와 연결하며 지적 영토를 확장한다는 점입니다. 문명권에 통틀어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질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동서양의 철학이 결국 하나의 줄기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유사하고 상이한 사유의 궤적을 따라가며 현대 시대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대답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오래된 글을 읽는다는 것은 이미 우리 생각의 밑바닥에 깊고 넓은 영향을 끼쳐온 거대한 뿌리를 확인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평소에 당연하게 여기던 생각을 점검하고 그 균열 사이로 새로운 사유를 채워 넣는 작업은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데에 필수적입니다.

기존의 논어에서 벗어나 더 넓은 사유의 바다를 항해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고전의 생명력이 현재의 나를 어떻게 다시 빚어내는지 확인하게 해준 귀한 안내서였습니다.


- 공자는 과거를 묵수하기보다는 과거를 재해석한다. 공자는 예를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예의 외연을 확장했을 뿐 아니라 과거보다 훨씬 더 깊은 주체적, 심리적 차원을 부여하고자 한 사람들 중 하나였다.

- 인은 자신에게 있거나, 자신에게 달린 것이지만, 배움을 통해 비로소 실현되는 것이다. 인은 우리 안에 존재할지언정, 발견되기만 하면 되는 완성된 실체는 아닌 셈이다. 누구나 마음먹으면 인을 실천할 수는 있지만, 인한 사람이 되는 것은 별개 문제다.

- 배우고 가르치는 일을 좋아한다는 것은 공자에게 소박한 자부심이었다. 그러나 이 소박한 자부심은 한편 거대한 자부심이기도 하다. 끝없이 향상될 수 있는 자신을 믿는다는 거니까. 이런 사람에게는 현재 자신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은 큰 근심이 아니다. 배우지 못해서 향상되지 못한다는 것이 근심일 뿐이다.

- 그러한 자유 혹은 자율은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평생에 걸친 자기 연마를 통해 간신히 다다를 수 있는 상태다. 자신을 방치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끝에 마침내 그러한 경지에 이르면, 아름다움과 기쁨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고 공자는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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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 - 음모론의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관계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법
정재철 지음 / 원더박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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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깝다고 믿었던 이의 입에서 낯선 세계의 언어가 튀어나올 때, 우리는 형언할 수 없는 아득한 거리감을 느끼게 됩니다. 논리와 이성이 통하지 않는 음모론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우리가 겪는 좌절과 피로감은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관계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극심합니다. 이 책은 음모론이라는 막막한 심연 속에 고립된 이들에게 비판의 말 대신 공감의 온기를 건네는 법을 알려줍니다.⠀
음모론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 왔습니다.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통제력을 잃었다고 느낄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명확한 답을 찾아 불안을 해소하려 합니다. 많은 방어기제들이 그러하듯 음모론은 두려움에 뿌리를 둔 감정적 반응입니다. 그렇기에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을 되돌리는 힘은 팩트 체크가 아니라 그 기저에 깔린 불안을 읽어내고 다독이는 다정한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저자는 음모론에 빠진 소중한 사람을 포기하거나 관계를 단절하기보다는 그저 함께 웃으며 일상을 공유하는 연결됨 자체에 의미를 두라고 조언합니다. 상대를 설득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여전히 소중한 존재로 대할 때 비로소 닫혔던 마음의 문에 틈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사랑을 기반으로 관계를 지켜나가는 것이 바로 음모론이라는 파도에 휩쓸린 상대와 나를 지탱해 주는 단단한 닻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의 변화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상대를 바꾸려 애쓰다 소진되기보다, 자신의 평온을 지키며 그저 곁에 머물러주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논리적인 말이 아니라 따뜻한 손길임을 다시금 깊이 사유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 왜 사람들은 이런 음모론에 끌릴까? 사람들은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상 속에서 질서를 갈망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는 믿음은 불안을 잠재우는 위안이 된다.

- 결국 음모론은 ‘시대의 불안’을 반영하는 하나의 해석 체계라 할 수 있다. 정보의 과잉, 신뢰의 붕괴, 정치적 양극화, 사회적 소외와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음모론은 더욱 강화되고 확산된다. 사람들은 음모론을 통해 단순한 안정감뿐 아니라 ‘진실을 아는 소수자’라는 정체성까지 획득한다.

- 실제 음모는 시간이 흐르며 다양한 방식으로 확인되고 반박도 수용될 수 있다. 언론이나 학계, 사법기관 등을 통해 사실 여부가 공론장에서 다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 음모론은 반론을 ‘은폐의 일환’으로 받아들이며 외부 비판을 무력화시켜버린다. 검증이 불가능하고 반박마저 수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열린 주장이라기보다 ‘닫힌 신념 체계’에 가깝다.

- 조롱이 아닌 경청, 배제보다 포용, 싸움보다 대화다. 그것이 혼란의 시대를 건너는 방법이다. 음모론에 빠진 이들은 고통 속에서 답을 찾고자 했던 사람들이다. 그 길이 잘못된 방향이었다 해도 돌아서게 만드는 힘은 결국 사람 사이의 신뢰다.

​#소중한사람이음모론에빠졌습니다 #정재철 #원더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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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마음 한 줄 문장 필사 - 하루 끝, 나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
상상출판 편집부 지음 / 상상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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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뒷면에 적힌 ‘손끝이 지나간 자리마다 마음이 한 줄씩 자라난다. 필사는 문장을 쓰는 일이 아니라 나를 다시 써 내려가는 시간이다’라는 문장은 제가 필사를 통해 마주하고자 했던 본질을 가장 다정한 언어로 꿰뚫고 있습니다.

이 책은 ‘삶’과 ‘사유’라는 두 장의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루의 끝에서 요동치던 감정들을 차분히 되돌아보는 ‘삶’의 시간과, 깊은 성찰을 통해 내면을 다독이는 ‘사유’의 시간은 분주한 일상 속에서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시금 정갈하게 다듬어줍니다. 소란스러운 마음들이 고요한 시간 속에서 비로소 회복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문장을 필사하고 그 아래에 나만의 한 줄 생각을 더하는 과정은 타인의 지혜를 빌려와 나의 단단한 뿌리를 내리는 작업과 같습니다. 이 짧고도 깊은 기록의 시간들을 쌓아나가다 보면, 나중에 돌아보았을 때 어느새 자신의 단단함을 깨닫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매일의 감정에 휘둘려 스스로를 돌볼 여유조차 잃어버린 분들에게 이 필사책을 권합니다. 문장이 지나간 자리마다 자라나는 마음을 목격하며, 어제보다 조금 더 단단해진 자신을 마주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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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다스리는 민주주의 - 정치 없는 치유, 치유 없는 정치를 넘어서
김찬호 지음 / 김영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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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라는 충격적인 사태를 마주하며 정치가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깊이 개입하고 있는지를 뼈아프게 실감했습니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본질이 단순히 제도를 운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 구성원들이 겪는 고통을 보살피고 이끄는 데 있음을 역설합니다.

현대 사회는 불안과 외로움, 차별과 배제가 만연한 ‘혐오의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우리’라는 테두리는 점차 좁아지고 있으며, 서로의 존재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마음 한 켠에는 타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 속에서 우리가 목격한 광장의 연대는 정치가 곧 치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서로를 지키기 위해 모인 이들을 보며, 두려움 뒤에 숨겨져 있던 인간에 대한 신뢰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세상을 마주하며 아직 세상이 따뜻하다는 것을 몸소 체감한 경험은 무너진 마음의 중심을 잡게 하는 강력한 동력이 되었습니다.

결국 민주주의란 서로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그 곁을 지키는 다정함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혐오와 차별의 목소리가 높을수록 우리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인간다움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상처 입은 사회를 치유하고 더 넓은 ‘우리’의 테두리를 복원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혼란 속에서 무력감과 불안을 느꼈던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광장에서 확인한 연대의 빛이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들어, 다시는 누구도 고통 속에 홀로 남겨지지 않는 단단한 민주주의의 토양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12.3 비상계엄 사태는 민주주의에 트라우마를 남겼지만, 내란의 극복 과정은 상처받은 민심을 스스로 치유하는 시간이었다. 시민들은 공동의 운명을 일깨우면서 정치적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경험된 경이로운 일체감이 일상을 풍요롭게 가꿔가는 공통 감각으로 변환되어야 한다.

- 자신의 진짜 생각은 무시하고 집단의 판단을 맹신하는 데는 외톨이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 다수의 견해에 동조하면 잘못될 리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집단적 환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모두가 어떤 것을 현실이라고 정의하면, 결과적으로 그것이 현실이 되어버린다.

- 사적 영역에 주로 머물면서 상품이나 정보의 소비자로서만 세상과 접속하다가, 공론장의 시민으로서 서로를 마주한다. 거기에서 우리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서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타인의 가치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 광장은 그러한 만남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 파국으로 치닫는 듯한 세상이 그나마 이렇게 유지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인간다움을 지켜내는 이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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