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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즐겁게 -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박호순 지음 / 비엠케이(BMK) / 2021년 3월
평점 :
아이에게 간절히 바라는 저의 마음을 책 제목에서 발견하는 순간 바로 마음을 사로잡았답니다.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국어 과목을 가장 어려운 과목이라 말하면서 글자를 읽는 것이 힘들다고 말하는 현실이 막막하면서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영어 단어 공부 하듯이 단어의 뜻을 일일히 찾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아니고, 글자의 유래나 어원은 더더군다나 찾으려 노력하지 않았겠지요.
국어 공부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부법을 제시하기 보다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몹시 마음에 들었습니다.
크게 언어, 민속, 역사, 식물과 지명, 교훈으로 분류하여 관련된 우리말을 소개해 주는 방식인데 순차적으로 읽어도 되지만 관심가는 부분을 발췌하여 먼저 읽어보는 것도 가능하여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이라던가 자주 접했던 단어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낯설지는 않지만 잘 안다고 생각했던 당연한 것들을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라는 새로움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언어 파트 중 '완전 맛있다' 와 관련된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내용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도 '완전'이란 표현이 왜 격이 떨어진다는 것인지 정말 이해 되지 않았답니다. 국어 문법을 그래도 어느 정도 알고 있고 바르게 사용하려 노력하는 사람이라 자부하고 있었는데, 좀 더 깊게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완전'이란 마은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어 부족함이나 결함이 없는 것을 의미하는데 너무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점을 비판한 것 같습니다. 하면 안된다는 예는 많았으나 그러면 '완전' 이란 단어는 어떤 상황에서 사용해야 하는지 예시를 함께 해 주셨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찾아봤던 자료에서는 '완전'이란 단어 뒤어는 명사가 와야지 용언이 오면 안된다는 것이 있기도 하였는데 작가가 하고자 하는 표현은 문법적 표현은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줄임말이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신조어가 남발하는 요즘 세대의 언어 생활을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어찌되었건 사회적 약속으로 우리 말의 법칙을 정해 놓았기에 일단 우리 말을 바르게 알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언어 문화도 만들기를 바라는 맘이 크답니다.
작가는 주로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상황을 예로 들어 상황 설명을 하고 있었는데, 어떤 드라마였는지 예측되는 상황이기에 더욱 재밌으면서도 나이듦을 실감하기도 하였습니다.
때마침 광고에서 전혀 새로운~ 이란 표현이 자꾸 거슬리게 느껴지게 되어 이젠 방송에서도 바른 국어 생활 붕괴가 일어나나 싶었는데, 찾아 보니 제가 생각하는 '전혀'와 한자가 다르다는 설명을 찾게 되었답니다.
또 요즘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무사'란 단어가 저도 모르게 마음 속에 떠올리곤 하였는데 '무사'를 찾아 보니 비슷한 말로 '안녕'이 나오더군요.
언어는 생각을 전달하는 도구일텐데, 생각없이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는 관련된 언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사진과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교과서에서 자주 보았던 그림들도 있고, 익히 보아왔지만 그것이었는지 미처 기억해 내지 못한 부분을 떠올리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동네에서 이팝나무를 자주 보곤 하였는데, 처음 나무의 이름을 모를 때는 조팝 나무인지 이팝 나무인지 궁금증을 해결하는데만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교목인 이팝 나무를 확인하긴 하였지만, 왜 이 나무의 이름이 이팝 나무가 되었는지 책을 읽고 알게 된 후부터는 이팝일까 조팝일까 궁금하기 전에 입쌀밥나무였지 하면서 아는체를 하게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언어부분에도 다수 수록되긴 하였지만 민속학적인 자료 뿐만 아니라 실생활과 관련된 단어를 재료로 삼고 있어 아이와 이야기 나누기 좋았습니다.
사춘기와 갱년기가 모두 공생하고 있는 저희집에 딱 맞는 두 단어를 만났는데요, 말 속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게 되니 같은 단어를 자주 사용하면서도 어쩌면 이리도 달리 해석하여 부정적인 삶을 만들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은 관심의 문제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소통을 이야기 하고, 생각을 중요시 하면서도 정작 우리말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뱉어내는 단어 하나를 꼬집어 의미를 깊이있게 들여다 보는 습관을 갖게 된다면 그토록 바라던 인상 좋고 품격있는 어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적극 추천하지만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서 바른 언어 사용을 권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