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전쟁의 기술 - 한국사의 판도를 바꿔 놓은 36가지 책략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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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통틀어 가장 많이, 가장 오랫동안 읽혀 온 병법서는 손자병법이다.

이 손자병법을 군사 전략이 아닌 정치 전략, 경영 전략 등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군과 적군으로 갈리고,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가장 또렷하며, 또한 경쟁이 치열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손자병법에는 리더십의 전략도 있고, 조직 운영의 전략도 있다. 그뿐 아니라 인간관계와 같은 관계의 전략도 있다. 그래서 병법서로 활용되기 보다는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되어 온 책이 손자병법이다.

<한국사전쟁의 기술>은 손자병법에서 전하는 36가지 전략과 계책을 우리나라 역사와 비교하면서 하나씩 풀어나가는 책이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은 역시 전쟁으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전쟁을 언급하고 있다. 승패가 갈린 전쟁을 예로 들면서 이긴 전쟁은 어떻게 이겼고 진 전쟁은 왜 졌는지 손자병법을 통해 설명한다.

 다음으로 인용되는 것은 정적을 제거한 사례와 쿠데타다. 여기에 동원되는 방법은 대부분이 기만술로 기만술과 심리전, 용간책 등에 가장 유능한 사람으로 김유신 장군을 꼽는다. 정면 승부전에서 승리한 경우는 몇 가지 사례밖에 나오지 않는다. 전쟁에서의 승리는 각종 기만책과 이간질, 심리전, 정보전 등을 배합하여 이긴 것이 대부분으로 이는 현 정치판이나 경제판에서도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지금도 자주 사용되는 방법들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조선시대의 거상 임상옥의 속도전과 개성상인의 용중지법, 일제 강점기 최고의 갑부 황금대왕 최창학의 선점의 효과 등 군사 전략이지만 경영 전략으로 활용되어 온 사례도 소개한다. 특히 개성상인의 용중지법은 시스템(조직 지휘 체계), 네트워크(각 지방마다 설치한 송방이라는 지점 혹은 분점), 커뮤니케이션(사개치부법 : 모든 거래를 채권, 채무, 매입, 매각의 네 가지로 구분해 장부를 기록하는 것)으로 경영 능력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것인데 이는 해상왕 장보고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주체의 조건과 객관적 조건이 모두 만족해야 한다. 손자병법에서는 기후조건과 계절의 변화 등과 같은 시간적 제약인 천시(天時)와 지형지세의 조건인 지리(地理)를 객관적 조건으로 본다. 그에 반해 장수의 자질과 관련된 인사(人事)를 주체의 조건으로 본다. 그래서 전략가나 지도자는 이 두 조건을 두루 갖추어야 한다. 자신의 능력과 상대의 능력, 적의 심리 상태는 물론 자신의 심리 상태까지 꿰뚫는 '통찰력'과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신중함, 인내력, 절제력, 침착함 등 '지혜력'을 겸비해야 함을 저자는 서문에서 밝힌다.

 400페이지에 달하는 제법 두꺼운 책이지만 역사소설을 읽는 느낌으로 몰입하기가 편했고, 각각의 전략과 계책을 13개의 장으로 구분하였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쉬웠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목적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열어나가는 데 있기 때문에 역사에서 교훈을 찾고 지혜를 찾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통해 인생의 전략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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