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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정말 독서>책은 갈색의 띠 표지로 장식 되어 있어서 표지는 갈색의 분위기가 나지만 표지를 한장 넘기면 뜬금없이 검은 종이가 두장이 나옵니다.
마치 이 책은 절망 스럽다. 절망을 담고있다. 일단 절망이라는 느낌을 검정 종이로 표현해봤다. 라는 느낌이 나서 살짝 웃음이 났습니다. 그 뒤로도 이 책은 회색의 색채와 마치 재활용 종이에 책을 낸것처럼 칙칙한 색감을 풍기는데 절망이라는 느낌 자체를 책속에 고이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절망에 대한 감정과 느낌을 다소 진지하고 자세하게 설명하듯이 길게 작성해 나간다고 생각했지만 책을 이루고 있는 종이 자체가 두꺼운 편이여서 한장한장 넘기다보면 어느새 책의 분량이 빠르게 지나가버리고 맙니다.
작가는 사람이 절망이라는 감정을 느꼈을때, 그 사람에게 위로와 도움이 되어주는 매체로 이야기인 책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왜 절망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이야기가 도움이 되는지 왜 읽어야 하는지 작가의 관점에 따라서 자세하게 설명되어지는데, 저는 특히나 위로를 받았을때의 작가의 경험담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거나 자리에 누워서 오랜기간 요양을 필요하게 되면 주변의 지인들이 병문안을 오면서 여러 선물들을 사오곤 합니다. 그중에는 응원의 메세지가 담긴 여러 도움이 될만한 책들을 주기도 하는데 그 중에는 비슷한 병을 앓다가 이겨낸 사람이 써낸 투병기의 책도 선물하곤 합니다. 그러나 투병기라는것은 그책을 쓴 작가가 자신보다 병의 증세가 약하면 그것은 공감도 되지 않을 뿐더러 반대로 책의 작가가 병의 증세가 자신보다 더 심하고 고통을 받은 내용이면 그것은 그것대로 또 다른 절망을 준다는 내용이였습니다. 결국은 도움이 안된다는 내용입니다.
가장 도움이 되는 내용은 내 스스로 느끼기에 나의 슬픔에 가장 공감을 받을수 있는 내용인 것입니다.
사실 절망 독서의 책을 받아들고 절반정도 까지 읽어 내려갔을때 까지만 해도 저는 책의 작가가 여성일 것이라고 짐작 하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렇기에 절망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책을 냈고 자기가 위로받았던 부분을 설명하며 비슷한 절망을 느끼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감정을 가지는 사람은 여성일것이라고 혼자서 생각해 버린 탓입니다. 그러다 책의 중간부분에 "형의 책장에서" 라는 대목이 나오면서 형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이 책의 작가가 남성일것이라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시보니 가시라기 히로키 라는 이름이 남성적인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여성인지 남성인지조차 알지 못했던것은 책을 읽어보기전에 작가에 대해서 조사를 하지 않았던 저의 잘못도 있지만 저는 한국인으로서 일본인 이름에 대한 성별 구분을 잘 하지 못하는 탓도 있을것입니다.
제가 살고있는 나라와 책을 쓴 작가의 나라가 다르기에 문화가 다르고 알고있는 것이 다르고 유행이 다르며 볼수있는 매체가 다릅니다. 그것은 그에 따라서 책의 내용중에는 "라쿠고"라는 것이 나오는데, 책에는 라쿠고라는 것이 "익살스러운 내용으로 청중을 즐겁게 만드는 일본의 전통이야기" 라고만 설명이 나옵니다. 라쿠고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저로서는 그냥 단순한 라디오에서 나오는 유머같은것으로 생각되어 지는데. 그것이 가지는 해악 이라던지 유머 코드를 전혀 알지 못해서 공감이 전혀 되지 않았고 추천해주는 라쿠고 또한 제가 그 동영상을 찾아본다 한들 일본어로 되어 있을지언데 듣는것 자체가 가능한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책의 1장 부분에서는 우리에게 이야기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설명해주는 부분이 나오고 그것을 간접적으로 가장 잘 체험 할수 있는 것이 책 이라면서 논 픽션이 아닌 픽션을 읽으면서 공감을 느껴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2장에 들어서는 작가가 절망을 느꼈때 자기 에게 위로가 되어 주었던 책 들을 소개 해주는 대목이 오는가 싶었는데 라코구가 나오는등 작가가 공감을 받았던 영화가 소개 되어지고 감명깊게 보았던 드라마의 추천까지 나옵니다. 일본 드라마를 어디서 어떻게 접해야하는지 모르는 저로서는 "우울하거든 일본온천에 들어가봐라" 라고 하는 것같아서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럼에도 이책이 좋았던 점은 이책은 작가 자신의 투병기 생활에 대한 감정묘사가 진실하고 자세하게 설명되어진다는 점인데, 어설픈 위로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자신에게 공감을 받아야 그것이 위로로 다가온다는 점은 저에게 상당한 공감으로 적용되었습니다.
같은 지구상에 살고있는 사람들 일지라도 사람의 생김새는 각기 다르고 생각하는 바도 각자 다 다릅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미루어 짐작하여 다른사람도 이렇게 생각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상대에게 행동해 버린다면 그것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 못하고 어설픈 위로로 적용되어 진다는 점입니다.
사람마다 먹는 음식의 취향이 다르듯 공감을 느끼는 취향 또한 다릅니다. 어떤 이야기를 접했을때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다양한 이야기를 접해보고 다양하게 감정을 느껴봄으로써 어떤 이야기가 나에게 위로로 적용 되는지 미리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