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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찰 글쓰기 프로젝트
황미옥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요즘 글쓰기에 관심이 많고, 글을 잘쓰고 싶어서 글쓰기란 제목이 들어가면 되도록이면 찾아서 읽으려고 한다.
작가들마다 글쓰기 방법이 다르고, 수준도 다르고, 실제 경험한 것들도 다르기때문에 책을 통해서 알고 싶어서다.
황미옥 작가는 경찰로 현직에 근무하고 있다. 엄마이자, 아내이자, 경찰이자, 며느리자, 딸이다. 경찰이라는것만 제외하면 나와 같은 조건이다. 매일 새벽4시에 일어나서 3시간동안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출근을 한다.
글로만 읽어도 피곤한 일상일것 같다. 하지만 글쓰기가 그것을 뛰어넘고 활기를 되찾게 한다고 말한다. 글쓰기가 어떤 의미이길래 이렇게 할 수 있을까? 궁금증에 앉은 자리에서 책을 다 읽었다.
글은 작가들만 잘쓰고, 적어도 국어국문학을 전공해야 쓸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너무나 쉽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을 보며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과 경험을 사실대로 글로 써내려가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내안에 화나 울분이 있으면 차분히 글로 풀어보라고 말한다. 백지 속에 나를 담아내고, 글쓰기를 통해서 내 삶을 재해석하며 매일 매일 나를 재탄생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어제 남편과 다퉜다. 아니다. 나의 행동이 남편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내가 잘못한건 없는것 같은데 그걸 남편이 용납해주지 못한 것이다. 남편이 하고자 하는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낸다. 매번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다 흐지부지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된다. 이럴 때마다 하루 종일 기운이 빠지고, 나의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짜증을 아이들에게 풀게 될때도 있어 아이들에게도 미안하다. 황미옥작가는 이럴때도 글쓰기를 하라고 한다. 상황이 바뀌지 않았고, 내가 글을 쓴다고 남편의 마음이 더 빨리 누그러지지도 않을텐데 글을 쓴다고 뭐가 달라진다는 거지?라는 반감이 들었다. 하지만 작가는 말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슨 문제든 글을 쓰면 상황을 다시 볼 수 있고, 나를 바로 세워갈 수 있다고...
그래서 블로그에 비밀글로 아주 오랜만에 일기를 썼다. 그 일을 그대로 썼다. 남편이 한 말, 내가 생각한 것, 그때 그 상황을 가감없이 썼다.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이 안정을 찾고, 남편이 왜 그렇게 했을까?에 대한 생각을 남편의 입장에서 할 수 있었다. 작가가 말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 책은 대한민국 경찰들이 자신의 삶을 쓰면서 예비 경찰들에게 도움을 주고, 경찰 일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자신을 다스릴 수 있도록, 퇴임을 했을때 남겨진 글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도록 글을 쓰라고 얘기한다. 경찰이 되고 싶어 준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쓰기가 치유의 능력이 있음을 짧게나마 경험했다.
글쓰기는 내 삶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내 아이들에게 더 관심을 두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것과 나의 미래를 위해서 도움이 될것 같다. 내가 이 세상에 없을때 내가 쓴 글이 내 자녀에게, 나를 기억하고 있는 이에게 작은 추억이 되길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