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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시간 ㅣ 특서 청소년문학 1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9월
평점 :
중1, 고1 청소년이 두명이나 있는 나는 청소년의 마음을 알고,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 그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도 처음이지만 나도 그 나이의 아이를 처음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경험하여 깨닫게 되었을때 이득도 있지만 미리 알지 못해서 실수하거나 서로에게 상처를 줬을 때도 많았다. 그럴때마다 간접 경험이지만 그 시간을 공유하는 책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6만시간'은 청소년기의 시간을 대략적으로 계산한 시간이라고 한다. 주인공 나서일은 20년째 치킨집을 운영하는 가정의 셋째 아들이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서일이는 친구들이 때리면 왜 맞는지도 묻지 않고 이유도 모른체 그냥 맞았다. 바보라고 해도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그런 생활을 하던 중 영준이라는 친구가 서일이를 처음으로 평등한 인격체로 대해줬다. 서일이를 괴롭히는 친구들을 대신 혼내주고, 함께 해줬다. 하지만 영준이는 그런 대가로 서일이에게 비도덕적인 일들을 시켰다. 엄마에 대한 상처때문에 주변에 있는 잘난체 하는 여자들을 혐오하고 저주했다. 많은 꿈과 희망을 가질수 있는 시간에,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시간에, 많은 경험들을 할 수 있는 시간에 증오와 미워하는 마음으로 보내는 영준이를 통해서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했다.
'6만 시간'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해봤다. 나는 어떻게 그 때의 6만 시간을 보냈나? 학교에서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소중했고, 재밌었다. 토요일이면 농구도 보러가고, 배구도 보러가고, 좋아하는 선수 싸인을 받으려고 숙소앞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저녁시간에 방송반에서 틀어주는 노래를 친구들과 크게 부르기도 했도, 10월의 마지막날 촛불켜고 이유도 모른체 서로 펑펑 울었던 기억도 난다. 왜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참 많이도 고민했었다. 내가 꿈꿨던 선생님이 아닌 세아이의 엄마, 아내로 살고 있지만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 이 삶 또한 내가 원하고 준비했던 삶의 일부분이기에.
얼마전에 하버드 대학교에 간 친구와 프린스턴에 간 친구가 고민 상담을 하는 것을 보았다. 공부하는 이유가 하버드 대학에 가는 것이고, 프린스턴 대학에 가는 것이어서 그 목표만을 향해서 공부했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가고 나니 이제는 뭘해야 할지 공허함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목표를 잘못 정하여 달려간 아이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우리 아이들은 무엇이 되기보다 어떠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목표로 지금의 시간을 준비하고, 미래를 바라보고, 과거를 돌아봤으면 좋겠다. 6만시간을 보내고 난 뒤 후회가 남지 않는 삶을 살기를 응원하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