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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뇌가 달라졌다 - KBS 시사기획 창 10대 스마트폰 절제력 프로젝트
이흥철.이혜나.이준원 지음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요즘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좋아요'의 숫자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불안과 초조, 우울증 증상 등의 심리적 문제뿐 아니라 뇌 발달을 저해되고 있다는 연구 보고도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다. 매년 학기초에 선생님께 당부드리는 말씀이 있다. 저희 아이는 폰이 없으니 전달사항을 온라인 공지대신 종이나 문자로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점, 반톡에서 공지사항이 전달되었다면 제 문자로 연락을 해달라는 점, 수업시간에 되도록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는 점이다. 큰 애도 그렇고, 둘째도 그렇고 반에서 제일 늦게 폰을 개통했다. 초4인 막내는 언제 해줄거냐 묻다가 이젠 어느 정도 포기한 상태다. 스스로 조절하고 사용한다면 아주 유용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수많이 폐해가 있어서 조심스럽다.
이 책은 경기도 혁신 중학교인 덕양 중학교에서 있었던 '스마트폰 안 쓰기 70일 실험'을 담은 KBS <시시기획 창> '중학생 뇌가 달라졌다'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인해 부모님과 갈등이 심해진 친구, 자신이 중독되어 있는것 같아 절제하기 위해서 신청한 친구, 단순하게 TV에 나오고 싶어서 신청한 친구, 친구가 해서 같이 도전하고픈 마음에 신청한 친구 등 다양한 이유로 시작을 하게 되었다. 실험을 위해선 가정에서 부모님과 가족들의 협조가 필수였고, 학교 선생님의 격려와 함께 신청한 친구들과의 유대감도 크게 작용했다. 제작팀에서 스마트폰 대신 제공한 폴더폰. 아이들에겐 유물과도 같은 물건이었을거다. 친구들이 놀리기도 했고, 길거리나 지하철, 버스에서 폴더폰을 꺼내기가 부끄러워 포기하고 싶었던 친구들도 있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70일의 시간동안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스마트폰에 집중한 채 걷는 모습이 마치 좀비와 같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말)였던 친구들이 약속을 잘 지킬수 있을까? 생활과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그동안 스마트폰과 디지털 과의존을 경고하는 글은 적지 않게 나왔다.
하지만 '중학생 뇌가 달라졌다' 이 책은 스마트폰 과의존에 대한 경고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데도
여전히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분명한 목표 의식과 방법,
그리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명백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두엽의 변화가 엄청난 규모로 일어나고 있는
중학생 7명이 70여일 넘게 가장 참기 어려운 유혹을 이겨내 가며 이뤄낸 성과가 어떤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학습 능력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P. 12~13)
스마트폰 없이 70일을 보낸 후 뇌를 관찰했을때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주의집중력이 높아졌고, 자지조절, 작업 기억 능력 등이 향상되었다. 전두엽 기능이 확연히 좋아졌다. 생활상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가족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주말에 가족과 함께 여가생활을 하기도 하고, 온라인 게임 대신 땀흘리는 운동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던 손에는 책이 들려지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현상은 수면시간이 확보되면서 짜증이나 화가 현격하게 줄어들어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상태가 유지된다는 점이다.
실험 후의 결과를 보기 전에 대부분 예상했던 부분일 것이다. 이런 변화가 일어날 것을 알면서 왜 아이들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게 할 수 없을까? 지금의 중학생들은 태어나면서 스마트폰과 함께 생활했던 세대이다. 신체의 일부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도 공지사항을 종이로 전달하는 대신 SNS로 공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친구와 떨어져 있어도 스마트폰을 통해서 언제나 연결되어 있는것과 같은 느낌을 가지는 세대이다. 스마트폰을 최대한 늦게 해주고 싶어도 현실이 그렇게 되지 않아 어쩔수 없이 해주는 경우도 많다.
이 책 마지막 부분에는 '스마트폰 없이 70일 보내기'에서 사용하였던 활동지들이 첨부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무작정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가족들과 함께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심심할 시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모가 먼저 스마트폰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아이 또한 스스로 계획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스마트폰의 이름처럼!
디지털 격차는 과거엔 기술에 대한 접근과 관련됐지만,
모든 사람이 접근 가능한 이제는 제한하는 것이 새로운 디지털 격차다.(크리스 앤더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