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하브루타 - 창의력부터 사고력까지 아이의 공부머리가 바뀌는
김정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1월
평점 :
예전에 개그콘서트 중에 '대화가 필요해'라는 코너가 있었다. 경상도 부모님과 자녀가 밥상에 앉아서 나누는 대화를 코믹하게 꾸민 개그였다. 고등학생인 자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아빠는 말이 막히거나 무안한 순간에 '밥묵자' 한마디로 상황을 모면하려 했던걸로 기억한다.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한국 가정의 밥상은 어떠한가? 자녀들은 늦은 시간까지 학원에, 부모님들은 자녀들을 양육하기 위해서 맞벌이로 일하고 있어 자녀와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하는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 우리 아이들은 학원도 다니지 않고, 남편도 퇴근시간이 일정해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녁을 함께 먹고, 주말은 항상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는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 친구 이야기를 하고 아빠는 일터에서 있었던 이야기나 뉴스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늘 아쉬웠다. 뭔가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그 시간을 더 풍성하게 만들수 있을지 고민되었다. 하브루타 관련책을 읽어보았지만 좋다는건 알겠는데 실제적으로 해보는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김정진저자는 주말부부를 하면서 주말에만 아이들을 만났다. 점점 대화가 없어지고, 아이와의 거리가 멀어져 가는 위기 의식을 느끼며 주말에 1시간씩 하브루타로 가까워지길 원했다. 하지만 유대인의 하브루타는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오래가지 못했다. 관련된 서적으로 공부를 하며 한국 정서에 맞는 K-하브루타를 만들고,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지혜톡톡' 앱을 만들었다. 인간은 지식으로는 AI를 이길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지혜로는 가능함을 깨닫고 하브루타를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서 여러 주제로 나누고, 세부적인 질문을 제시하고 있다. 학교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을 가정에서 직접 하면서 자녀들이 생각하고, 토론하고,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립해가고, 자기주도학습을 통해서 진짜 공부를 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 준다.
'K-하브루타'는 지혜톡톡의 메뉴 순서대로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직접 아이들과 한 대화를 책에 싣고 있다. 대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상대방은 그 생각을 인정하고, 꼬리를 물고 다른 주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을 본다.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주어진 사진과 질문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 주제는 소통, 감정, 인성,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문제 발견력, 속담, 명언, 명화, 토론, 진로직업, 협력, 미덕, 키워드로 엄청난 자료들이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브루타를 할 때 4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아이의 생각을 비판하지 않고 존중하기! 둘째,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마음껏 말하기! 셋째, 서로의 생각을 더해 더 좋은 생각으로 이끌기! 넷째,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며 생각의 꼬리 잡기! 중요한 것이 옳고 그름을 지적하는걸 조심해야 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브레인스토밍 작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말하고, 생각에 생각을 쌓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친구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려면 경청을 해야 하니 배려심이 생긴다.
대화를 많이 하니까 소통이 된다.
토론을 위해 적절한 순서를 정하고 자신의 발언 시간을 조절해야 하니 협력이 싹튼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말해야 하니 비판적 사고력이 생겨난다.
비판적 사고력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것을 떠올리는 창의력으로 연결된다.(P.98)
일본이 현행 대입 시험을 폐지하고, 2020년에는 국제 바칼로레아를 도입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너무 부러웠다. 하루 빨리 우리 나라도 문제만 많이 풀고, 주입식의 교육이 아닌 생각하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교육제도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대학을 가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격으로서 완전함에 이르는 길을 가기 위해서 배움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
책의 마지막 문장이 오래도록 떠나지 않는다. 큰 숙제를 받은 기분이다.
당신은 아이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P275)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