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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면 보이는 것들
기예르모 데쿠르헤즈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0년 10월
평점 :
기예르모 데쿠르헤즈 작가는 나에게 생소하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것들'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1981년 아르헨티나 로자리오에서 태어났다. 독학으로 일러스트 작가가 되어 여러 권의 그림책을 냈고, 여러 책의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여러 나라에서 전시회도 꾸준히 하고 있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것들'은 어린이 그림책인데 분량이 184쪽으로 구성된 꽤 두꺼운 책이다. 책의 크기도 203*305로 보통 어린이 전집 크기로 큰 편이다. 가족, 사랑, 판타지로 구성되어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의 동화로도 손색이 없다.
엄마와 로렌조가 한적한 시골로 이사를 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로렌조는 이제 친구들은 휴대전화 속에만 남아 있다며 속상해하고, 엄마는 네 마음속에 친구들이 남아 있다며 위로한다. 로렌조에게는 와이파이가 안되면 관계도 끊어질 것 같은 불안함도 있다. 로렌조 방에는 옛날 책상이 있었다. 예전에 글씨를 손으로 쓰거나 타자를 칠때 필요했던 종이, 가위, 풀, 잉크 같은 여러 가지 물건이 필요해서 서랍이 많은 책상이 필요했을때 사용했던 책상이다. 처음엔 책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우연히 책 한권을 발견하면서 생각이 바뀐다. 책의 지은이가 실제가 겪었던 이야기를 판타지를 가미하여 쓴 책임을 알고 책에 등장하는 장소와 인물을 찾는다. 로렌조는 발견한 그림책을 읽고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렸다. 요양병원에서 책의 주인공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책의 내용이 무엇이 의미하는지 듣게 되고, 서로의 책을 교환하면서 위로를 건넨다.
책 속에 책이 있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속의 책 부분은 노란색 색지로 따로 구분되어 있다. 종이를 오려 붙여서 만든 책을 표현한 부분이 예술이다. 아닌줄 알면서 너무 입체적으로 보여서 책을 넘길때마다 책을 스다듬어 봤다. 색감도 예쁘고, 그림의 표현들도 판타지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취향을 만족시켜주기에 충분하도록 표현되어 있다. 실제와 판타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책을 통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있다.
어른이 이 책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아마 이 책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책 안에서 아이의 시선으로 고개를 들어 바라본 세상으로 이야기를 펼쳐가는게 멋지다. 아이들이기에 보이는 것들이 있음이 감사할 뿐이다. 이 책은 로렌조가 마지막에 책을 만드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넓은 벌판에 로렌조의 집과 차만 덩그러니 있는 그림만 보면 쓸쓸해보이고, 로렌조가 가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종이를 오리고 붙여서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드는 로렌조가 있다는 걸 안다면 최적의 장소가 되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읽은 어린이들도 그림으로, 종이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보는건 어떨까? 제2의 로렌조, 제3의 로렌조가 끊임없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