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소설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모르그 거리의 살인, 황금벌레 등과 환상과 괴기가 적절히 어우러진 소설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작품성이나 오락성 등을 모두 채워준다. 책 제목인 황금벌레는 암호를 가지고 보물을 찾는 전형적인 보물찾기 소설인데 암호의 형식이 홈즈의 '춤추는 인형'과 똑같은 걸 보면 50년 늦게 태어난 홈즈가 이 작품에서 힌트를 얻은 듯하다^^. 그리고 책 표지의 그림은 이 책의 첫 작품 '검은 고양이'를 위해서 있는 것 같다. 어릴 적 읽었을 때는 그냥 무섭기만 했는데 커서 보니 범인의 심리 쪽에 초점을 두게 되었다.죄책감, 오만함으로 인하여 스스로 무덤을 파는 범인은 잔혹함을 갖춘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뭐니뭐니해도 압권은 적사병의 가면이다. 처음 읽어본 작품인데 은유와 비유가 일품이고 작품 마지막의 어퍼컷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가장 무서웠다. 무서운 병을 피해서 자신들만의 은둔 장소를 만들고 자만심에 빠진 어리석은 인간들은 향락에 빠져버리게 되는데 그 끝은...??단 한 가지 정말 특이한 점은 그림이 너무 아동용으로 귀엽게 나와서 그만 웃음이 나와버렸다^^;;; 황금벌레의 세 인물들이 어찌나 귀엽게 동글동글한지... 도둑맞은 편지는 그림이 딱 한 장이긴 하지만 멋있었는데 말이다. 포는 애너벨 리로도 유명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추리 소설의 시조로도 유명한 작가이다. 그의 천재성을 꼭 체험해보시길....
아무 생각없이 고른 책인데 진짜 멋있는 작품이다*.* 디킨즈에게 헌정된 작품이고, 엘리어트가 극찬했다는데 뭐 누가 뭐라하건 자신에게만 좋으면 좋은 거니까^^ 월장석-the Moonstone-은 인도 힌두교도들(맞나?)의 우상신의 이마에 박혀있던 아주 커다란 황금색 다이아몬드인데 어찌어찌하다가 영국의 요크셔까지 흘러들게 된다. 하지만 곧 없어지고 일 년여에 거쳐 그 다이아몬드를 찾는 것이 이 추리 소설의 줄거리이다.등장인물 몇 명의 릴레이 수기 형식으로 거의 700페이지에 이르는 엄청난 분량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본격 추리물이라고 하기엔 약간 미약하지만 읽는 즐거움을 주는 요소가 풍부하다. 첫째,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문장들. 많지는 않지만 웃음을 짓게 만드는 문장이 발견되어 즐거웠고 두번째, 오만과 편견이나 센스 앤 센서빌리티 류의 로맨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1800년대 영국 상류 계층의 이야기가 가미되었다.세번째로는, 두번째 수기를 올린 클라크 양.....정말 말 그대로 포복절도할 지경이다. 그녀의 오버와 꿋꿋함이란.....(그녀의 수기가 처음 시작될 때 결혼했다고 되어 있지만 '양'이라는 호칭이 붙어 있고 뒤쪽에는 독신녀로 되어 있으니 앞쪽에서 오역이 된 것 같다) 다이아몬드를 처음 도둑맞았을 때의 그 상황이나 재연은 좀 황당했지만 (트릭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을 정도-_-) 1년에 걸쳐 다이아몬드를 찾아내려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의 글솜씨는 읽는 이를 지루하지 않게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다.범인을 알아낸 것은 바로 책에서 범인이 누군지 말하는 페이지의 바로 앞 페이지에서 갑자기 띵! 머리를 울리면서 이름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크게 의외의 인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좀 놀랐다. 독자가 같이 추리하기에는 좀 힌트가 부족한 점이 있지만 좋은 작품이다.
이솝 우화라 함은 어릴 적이나 읽는 책으로 알았고, 알라딘에서도 검색해보면 거의 유아용 도서로 분류되어 동화화 되어 있다. 마침 민음사에서 나온 완역판이 있길래 구입하였다. 왜 이솝 우화가 어린 아이들에게도 널리 읽히게 되었는가? 그 이유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물들이 의인화되어 인간 세상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을 아주 간략하고도 재치있게 풍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용들이 아주 교훈적이다. 게으르고, 사악하고 남을 우습게 아는 자들은 크게 당하는 권선징악의 내용이 주류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에게도 읽힐 수 있는 것은 짧은 내용 속에 함축된 의미를 알아내는 보물찾기 같은 재미 때문이 아닐까? 개미와 베짱이, 거짓말하는 양치기 소년 같은 아주 유명한 이야기 외에도 무수히 많은 내용이 있는데 하나같이 한 페이지도 차지하지 않으면서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어서 이솝이 한 사람이었다면 참 재치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솝이란 사람이 실재했다기보다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데 뭉쳐진 것 같다는 느낌이다.이솝이 그리스 사람이다보니 아랍 인을 몹시 비하하는 내용이 있었으므로 그 이야기 빼고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학생들(아랍 인에게 선입견이 생기지는 않을지... 미디어로도 충분히 일방적인 보도를 당하고 있는데)과 어른 모두에게 읽혀도 괜찮은 책이다.단 한 가지, 대부분의 이야기를 보면 아래 쪽에 그 이야기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한 줄로 요약해 놓은 게 있다. 그게 역자가 한 것인지 이솝이 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는데 뒷쪽에 몰아서 써 놓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걸까라고 생각도 하기 전에 바로 아래에 답이 써 있으니 읽으면서 좀 심심했다.^^
렉스 스타우트의 소설은 처음인데 정말 재미있네요. 솔직히 추리 소설이라고 해봤자 셜록 홈즈나, 애거서 크리스티, 엘러리 퀸 정도 밖에 모르기 때문에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추리 소설들을 보면 그 동안 너무 한 우물만 팠나 싶더라구요. 이렇게 많은 작가와 작품이 있는데 말이죠. 처음은 좀 지루하더라구요. 그런데 100페이지 넘어가면서부터는 일사천리입니다. 사건 진행이 빠르지는 않지만 답답하지 않게 시원스럽게 일이 풀리거든요.네로 울프라는 캐릭터를 보자면 갑갑합니다. 조수인 굿윈의 도움 없이는 거동이 좀 부자연스러울만큼 뚱뚱하거든요. 하지만 앉은 채로도 충분히 문제를 푸는 걸 보면 굳이 움직일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_-; 중간중간 작가의 유머가 넘치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생선 대가리와 뼈를 통째로 먹는 여자에게 잠시나마 마음이 불타올랐었던 것을 참은 걸 안도하는 모습, 혹시나 말에 밟히는 손님을 보고 싶어서 잠시 기다리는 모습 등... 유쾌한 모습들도 있지만 역시나 살인 사건이 있었으므로 인간의 비정한 모습도 있었죠. 특히나 공범의 비열한 모습은 주범을 조금이나마 불쌍하게 하더군요. 트릭도 대단하지 않았고, 문제 해결 방식도 뭐 그다지 독특하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작가가 독자에게 숨김이없이 정공을 택했고, 캐릭터들이 호감이 갔기 때문에 재미 있게 봤습니다.역시나 중역판인 듯 해서 몇 가지가 거슬리긴 했습니다. 남편을 계속 주인이라고 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말에도 주인이라는 단어에 남편이란 뜻이 있기는 하나, 제일 처음에 누군가 남편을 노리는 것같다고 털어놓는 여성이 주인이란 말을 꺼냈을 때도대체 누굴 얘기하는 건지 조금 헷갈렸습니다. 고유명사들도 현재의 외국어 표기법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지요. 작품을 이해하는 것과는 별개의 것이긴 하지만 하나의 요소는 될 수 있지요. 괜찮은 작품이니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서양 문화의 기본이 되는 두 가지 요소가 있는데 바로 누구나 알다시피 기독교와 변신 이야기가 다루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이윤기 씨는 이 책 뿐만 아니라 수도 없이 많은 그리스-로마 신화 관련 서적을 내신 분이고, 또한 번역에 관해서는 이 분보다 나은 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해 믿음을 가져도 괜찮다. 그냥 재미있을 거 같아서 산 책이었는데 어릴 때부터 읽어왔고 거의 모든 세계 문학 전집의 제 1권을 차지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였다. 읽다보니 토마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랑 똑같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토마스 불핀치가 변신 이야기의 대부분을 인용한 것이라 한다. 이름만 다를 뿐 그리스와 로마의 신들은 거의 같다. 로마 건국 신화로 이르는 부분은 오비디우스가 신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쓴 것으로 보인다. 어느 나라의 건국 신화든 대부분 그 시조는 하늘에서 온 신성한 존재이며 보통 인간과는 다르다는 것에서 시작하니까 말이다.정말 신기한 것은 지구 반바퀴나 떨어진 곳의 신화와 우리 나라의 건국 신화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어릴 때 헤어진 아들에게 아들이라는 징표를 남겨주어 나중에 찾으러 오라고 한 것, 임금의 귀가 당나귀 귀란 것을 안 신하가 그 말을 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된 것 등....그리스 로마 신화는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표현의 대상이 되었고, 심리학이나 정신과 용어로도 이용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서양 미술사를 보면 기독교 아니면 바로 신화의 내용을 다루는 것이 대부분이다.내용면으로만 보면 이 책은 정말 교양서로는 부족함이 없는데 오자가 좀 많다. 이윤기 님이 밝힌 대로 이 책의 고유명사는 일본어 판을 참조해서 그런지 같은 페이지 내에서도 약간씩 이름이 달라진다^^; 조사도 가끔 틀리는 경우가 있다. 신화의 세계는 무궁무진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