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입는 내 옷 탐구 생활 행복한 관찰 그림책 3
사토 데쓰야 지음, 아미나카 이즈루 그림, 강방화 옮김 / 웅진주니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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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입는 내옷 탐구생활> 사토 데쓰야 글/아미나카 이즈루 그림/ 40쪽 / 12,000원 / 웅진주니어/ 2018

옷과 실과 섬유와 옷장

소녀가 옷장 문을 열고 이 옷 저 옷 만지작거린다. 어떤 색깔, 어떤 감촉의 옷이 자기에게 어울리는지 물어본다. 소녀는 궁금한 게 많다. 옷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천이나 실은 어디에서 온 걸까? 옷 안쪽에 붙어있는 건 뭐지? 울이라고 쓰여있네? 울이 무엇인지라는 질문은 양털 깎는 모습, 섬유 뭉치를 빗어 불순물을 없애는 과정, 물레로 실은 만드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이런 방법으로 실크, 면과 같은 섬유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현미경으로 섬유를 들여다보도록 독자를 이끈다. 이어서 천연섬유와 화학섬유의 특징, 세탁 기호까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작가는 일상의 소재를 이용하여 특별한 세계로 들어가서 관찰하는 법을 알려준다. C. S. 루이스의 <사자와 마녀와 옷장>에서 옷장 문을 열면 예상하지 못한 마법의 세상을 만난 것과 비슷하다. 소녀는 자신의 모습에 어울리는 옷을 찾기 위해 옷장 앞에 왔지만 관찰을 통해서 알지 못했던 섬유와 실, 천, 옷의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아이들에게 관찰하는 눈을 길러줄 수 있는 작품이다. 일상생활에서 알아차리지 못하고 사용하고 있던 물건들이 각자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물건이 어디에서 왔을까,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을까라는 호기심을 갖게 한다. 아이의 생활 속에서 관찰하는 힘을 발휘하게 도와줄 것이다.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품질표시나 세탁 기호 표시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한다. 각 섬유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나 특성도 쉽게 배운다. 표지에 각 섬유를 만든 재료, 만드는 도구나 완성품이 가득 들어있다. 아이들과 함께 각 그림이 무엇일까 본문에 나온 내용과 비교해서 찾아본다면 또 다른 모험이 될 것이다. 작품에서 소개된 소리를 내는 섬유, 빛을 내는 섬유,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꾸는 섬유처럼 미래에 어떤 소재가 개발될지 아이들과 상상을 해봐도 재미있겠다.

작가의 이력이 특이하다. 글 작가 사토 세쓰야는 교토공예섬유대학에서 염색공예학을 전공하고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림작가 아미나카 이즈루는 의류회사에서 일하다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섬유와 의류 분야 전공자의 협업으로 아이들이 소재부터 완성품까지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들었다. 이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와 그림책 작가가 공동작업을 한다면 또 어떤 작품이 만들어질까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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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구운 사과 파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77
로렌 톰슨 글, 조나단 빈 그림, 최순희 옮김 / 마루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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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구운 사과 파이> 로렌 톰슨 글, 조나단 빈 그림/ 48쪽 / 10,000원 / 마루벌 / 2009 원제 The apple pie that papa baked



달콤하고 따끈한 사과파이



방금 구워져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파이가 있다. 아빠가 만든 달콤하고 따끈한 사과파이다. 소녀가 눈을 떴을 때 아빠는 사다리를 들고 산을 올라가는 중이다. 닭은 새벽을 알리고, 고양이와 말이 따라가고, 소녀도 맨발로 아빠를 찾아 뛰어나간다. 빨간 사과가 화면 가득 나온다. 해님은 나무를 비춰주고, 아빠는 나무 위에 올라가 사과를 딴다. 나무 아래 소와 나뭇가지의 새는 아빠의 일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말은 발을 딛고 사과를 잡을 수 있게 소녀에게 등을 내준다. 이때부터 작가는 사과가 만들어지기 까지 자연에서 누가 도와주고 있는지 차례로 알려준다. 나무뿌리는 깊고 넓게 퍼지면서 나무를 크게 하고, 나뭇가지는 꼬부라지고 넓어지면서 사과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사과는 해, 구름, 비의 도움을 받아 주렁주렁 열린다. 깨끗하고 상쾌한 비, 둥글게 뭉쳐진 구름, 넓고 맑은 하늘, 이글이글 빛나는 해님 모두 온갖 생명이 자라는 세상의 일원으로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거꾸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작가는 독자에게 잘 구워진 사과파이를 먼저 보여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음 장면으로 누가 어디에서 재료를 구했는지 알려준다. 잠시 뒤 검은색과 갈색만 있던 화면에 처음으로 빨간색을 사용하여 맛있어 보이는 사과를 눈에 띄게 했다. 선명한 색은 평소에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어서 그렇다면 사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야기가 나무처럼 생명력을 갖고 자란다. 온 세상이 연결된다는 걸 하나씩 알려준다. 반복되면서 하나씩 더해진다. 다음 장면이 나올 때마다 전에 나온 내용이 반복되면서 더해지면서 글 분량이 늘어난다. 이 방식은 세상에서 사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비슷하다.



우리 앞에 있는 음식재료가 어디에서 왔을까를 생각하게 하고 자연스럽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한다. 작품 내내 아빠, 소녀, 동물이 등장할 때마다 뛰어다닌다. 동작이 경쾌해서 노래를 부르고 싶게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감탄하는 마음으로 보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노래를 만든 후 작품 속 글을 가사로 붙인다면 아이들이 쉽게 외울 수 있겠다. 동물도 아빠를 깨워주거나 옆에서 지켜주고,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집으로 갈 때 길 안내를 하면서 각각 모두 역할을 맡았다. 사과 파이가 만들어졌을 때 고소한 냄새를 맡으며 ‘나만’이라고 혼잣말을 한 소녀와 시무룩하거나 화난 표정을 한 동물이 나온다. 소녀가 우리 다 같이 먹자라고 하자 다들 사과 파일로 달려온다.



마지막 장면에서 나무 밑에서 아빠, 소녀, 등장했던 모든 동물이 곤히 잠든 장면에서 함께 사과를 나눠 먹은 뒤의 만족한 마음도 엿보인다. 표지에 나온 나무에서 사과를 반짝이로 처리한 부분이 아쉽다. 선명하게 등장해야 할 빨간색이 어두워서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림 작가 조나단 빈의 데뷔 작품이다. 어린이 책 편집자 및 작가로 활동하는 로렌 톰슨이 글 작가이다. 뉴욕 타임즈 선정 베스트셀러 <아기 오리 꽥꽥이는 자야 할 시간이에요>, <잘 자요 아기곰 북극곰>, <우리 서로 사랑해요> 등의 작품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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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파도 산하작은아이들 45
이자벨 미노스 마르틴스 글, 야라 코누 그림, 최혜기 옮김 / 산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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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파도> 이자벨 미노스 마르틴스 글, 야라 코누 그림/ 36/ 11,000/ 산하 / 2014 원제 UMA ONDA PEQUEININ

 

책 바다에서 작은 소년과 파닥파닥 물장구

 

소년이 물속에서 발을 담그고 있다. 작은 소년은 조심스럽다. 발목까지 오는 바닷가에 서서 발로 물을 튕기면서 이게 바다라며 논다. 다음 장면에서 소년은 헤엄을 치고 있다. 느닷없이 그 작은 소년은 이 책이 바다라고 믿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작가는 이때 독자에게 소년을 따라 바다의 한쪽 모서리에서 다른 모서리까지 헤엄치라고 말을 건넨다. 어느 순간 작은 소년은 새로운 걸 찾겠다며 깊은 물속으로 내려간다. 소년이 책 바다 깊은 곳에서 무엇을 본 것일까? 책을 덮어버리겠다 하고, 파도타기도 싫다고 하고, 아무것도 믿고 싶지 않다며 화를 내고 바다를 멀리한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소년이 겁내지 않고 물속에 다시 들어갈 수 있을까?

작가는 독자에게 책을 읽지 말고 온몸으로 느끼라고 요청한다. 글자가 한 줄로 배열되어 있는 책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그림책 전체에 걸쳐서 바다에 줄을 그어놓았다. 책인지 바다인지 혼돈스러운 파랑색 사각 공간에서 헤엄치라고 주문한다. , 소년이 물장구치면 바닷물이 책 밖으로 튕겨 나오니까 물에 젖게 된다고 귀띔을 해준다. 이때 독자는 책을 코끝에 대고 숨을 들이마시면서 짜디짠 바닷물 냄새를 맡을 준비도 한다. 독자의 역할은 경험자로서 끝나지 않는다. 책바다에서 무서운 걸 보고 두려워하는 소년을 위해 책속으로 들어와 함께 바다에 들어가라고 이끈다. 독자가 겁을 내는 소년처럼 파닥파닥 물장구치지 않고 머리부터 물속으로 넣으면서 뛰어들 때 작가에게 잘했어요!’라는 칭찬을 받는다. 용감한 독자 덕분에 소년은 이제 바다 위만이 아니라 깊숙한 공간까지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된다. 독자는 소년을 도와주는 존재다.

손으로 만지면서 오돌도돌한 질감을 느껴보게 하는 책이 아니다. 글로 설명하는 방법도 아니다. 이야기가 허구라는 걸 독자에게 알려주는 메타픽션적인 작품이다. 작가는 책을 읽고 있는 독자와 대화하면서 상상력을 이용하여 차가운 물, 짠 바닷물의 맛, 바다 냄새를 맡으라고 한다. 어두컴컴한 책바다 속으로 들어가길 겁내는 소년과 함께 풍덩 들어가게 만든다. 수많은 밑줄이 그어진 바다모습 책에서 소년이 수영하며 만드는 물결은 그림이자 이라는 글자가 된다. 얼마나 재미있게 볼지는 결정권은 독자에게 달려있다. 저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괄호 속에 보여준 혼잣말도 듣고, 안내받은 대로 이야기 처음과 후반부 그림의 다른 점을 찾아보고 싶은 사람은 책 바다 구경을 실컷 할 수 있다.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은 그림책 작가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미국 그림책 작가 버지니아 리 버튼이 <작은집 이야기>에서 글의 배열을 그림으로 만든 작품처럼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독자들은 그 새로운 세상에 뛰어들고 싶어한다. 포르투갈 작가 이자벨 미노스 마르틴스가 글을 쓰고, 브라질 작가 아라 코누가 그림을 그렸다. 이자벨은 이야기 창작을 위해 젊은 화가들과 출판사를 설립했다. 의기투합해서 어떤 작품을 또 만들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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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코, 네 이름 - 조금 다른 속도로 살아가는 너에게
구스티 지음, 서애경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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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코, 네 이름> 구스티 글그림/ 148/ 16,800/ 문학동네 / 2018 원제 MALLKO Y PAPA

더 많이 내줄수록, 더 많이 받아


스페인 일러스트레터이자 애니매이터 구스티의 <말코, 네 이름>은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난 아들 말코와 함께 한 시간을 담은 그림책이자 에세이다. 작가에게 블로냐 도서전 라가치 특별상 대상을 안겨주었다. 구스티는 말코가 태어났을 때 마음의 준비를 전혀 하지 못했다는 고백을 한다. 그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라는 문구를 한 화면 가득 쓰며 갈등하는 마음을 표현한다.


몇 해 전, 구스티는 신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경험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올린다. 신은 그의 간절한 바람에 응답하고, 보통 아이보다 두 배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말코를 보낸다. 구스티에게 말코는 엄청난 군대를 이끌고 자기의 성을 파괴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작가는 아이 낳는 일을 두고 포토샵으로 되살리거나, 망친 그림처럼 찢거나 지울 수 없다고 속상해한다.


후회하는 구스티와 달리 부인이나 큰 아들은 의젓하다. 부인 아네는 있는 그대로 나올 권리가 아이에게 있다는 걸 느,끼고 임신 중 양수검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형 테오는 얼굴이 초록색이든 빨간색이든아니면 개미 더듬이처럼 기다란 귀를 가졌다 해도 아무 상관없이 내 동생이 최고야라고 말한다. 구스티는 테오에게서 세상을 밝히는 한 줄기 빛을 본다. 아내와 큰 아들에게 교훈을 얻은 구스티는 이제 변화하면서 말코의 세상에 뛰어든다. 구스티는 아이에게 택시, 응급차, , 트레일러로 역할을 바꿔가면서 종일 옆에 붙어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보면서도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노는데 익숙하다. 말코가 아이들을 쫓아다니며 머리칼을 잡아당기는 건 어울리고 싶다는 신호라는 걸 알아챈다. 그는 말코의 특질과 성격을 계속 해서 배우고, 탐색한다. 그 결과 말코에게 진실로 필요한 것은 오직 한 가지 사랑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배운다. 좋아하다라는 단어의 의미가 누군가에게 사랑과 매력을 느끼는 일이라는 걸 깨닫는다. 비록 아무도 말코의 빛을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구스티는 볼 수 있다.


말코를 돌보는 과정은 너무나도 특별하여 한 가지 방법으로 보여줄 수 없다. 구스티는 낙서로 끄적거리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 오려 붙이고 연결해서 그림을 그린다. 만화컷으로 말코와 보내는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총천연색 펜을 이용하여 드로잉을 한다. 아이와 종일 노느라 차분하게 그릴 시간이 없어서인지 구스티의 선은 매번 삐뚤거린다. 인위적으로 다듬으려는 시도 없이 자연스럽다. 있는 그대로 괜찮다는 걸 구스티는 이제 알고 있다. 작가는 말코와 노는 장면을 작은 만화컷으로 조각내어 세밀하게 보여주었다. 아이는 놀면서 사람들과 지내는 법을 배우므로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놀이를 하는 모습이 애니메이션처럼 다가와 독자를 사랑의 감정에 녹아들게 한다.



작품을 다운증후군 아들을 둔 구스티의 성장기로 볼 수도 있다. 조건 없는, 티끌 한 점 없는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 경험하고 싶었던 구스티는 원하는 바를 얻었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주어진 걸 기꺼이 받는다는 뜻이라고 배운 내용을 독자에게도 전한다. 작가는 독자에게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아이는 질병을 가진 게 아니라 선물을 작게 받은 것뿐이라고 말한다. ‘정상이란 무슨 뜻일까요라는 구스티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고 싶은 분에게도 추천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 봐도 좋겠다. 장애인이란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 더 필요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된다. 장애를 가진 부모만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하는 사회에서 사랑이라는 게 무엇인지 배우면서 성장하고 싶은 어른이 읽어도 좋다. 더 많이 내줄수록 더 많이 받는 심장의 마법을 엿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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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니가 빠졌어!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43
안토니오 오르투뇨 지음, 플라비아 소리야 그림, 유아가다 옮김 / 지양어린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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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니가 빠졌어> 안토니오 오르투뇨 글, 플라비아 소리야 그림/48쪽/11,000원/지양어린이/2017 원제 DIENTES

앞니 빠진 아이의 두려움을 봐주세요.

어느 날,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진 일곱 살 나탈리아의 앞니가 빠졌다. 피 흘리는 나탈리아를 보고 엄마는 소리를 지르고, 의사 선생님은 치료해 주면서 새 이빨이 곧 나온다고 아이를 위로해 준다. 한편, 반에서 제일 덩치 큰 우고는 나탈리아의 이빨 사이에 난 구멍을 볼 때마다 ‘앞니 빠진 덜렁이’라고 놀린다. 속상한 나탈리아는 자기 집 토끼 파스를 시켜 손을 깨물게 하겠다고 위협을 하지만 우고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새 이빨이 얼마나 지나야 나오는지 묻는 나탈리아에게, 아빠는 사람의 몸에 대해 알려주는 책을 읽어준다. 아빠는 모든 사람의 피부 아래에 해골이 있고, 다른 아이들도 너처럼 이가 빠진다고 설명한다. 안심하는 나탈리아는 종이에 해골 그림을 그린 후, 눈이 있어야 하는 동그란 검은 구멍에 우고라는 이름을 적는다. 다음 날 우고는 책가방에서 해골 그림을 발견하는데 이제 어떻게 될까요?

어린이들은 자라면서 두려움을 자주 느낀다. 앞니가 빠질 때만이 아니라 뾰족한 주삿바늘이나 매운 고추를 볼 때도 무섭다. 놀리는 친구의 손가락질을 받으면 아이의 눈이 동그래진다. 놀란 토끼처럼 아이의 눈은 빨개지고 귀가 솟구친다. 빳빳해진 양쪽 귀 색깔도 다르다. 작가는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어떻게 주위 환경을 보는지를 알려준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어른의 머리가 반쯤 가려있고, 의자에 앉아 있는 할머니도 어깨 위부터 보이지 않는다. 빨간 눈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개 얼굴로 화면이 가득 채워진다. 아이는 강아지 다리보다 작은 크기로 나온다. 이빨 빠지는 일 정도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어른 옆에서 아이는 점점 작아진다. 아이가 공포를 느낄 때 개의 크기는 점점 더 커진다. 궁금해하는 아이에게 아빠가 설명하기 시작하자, 아이는 두려움의 원인을 알아낸다. 이때 개의 크기는 점점 작아진다. 레비 필폴드의 <블랙독>에서 두려워할 때마다 덩치가 커지고 별거 아니라는 걸 알면서 다시 작아지는 개의 모습과 비교해 봐도 재미있겠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신체 변화, 심리적인 두려움과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빨 빠진 아이들의 심정이 표정에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빨이 빠질 때쯤 나이의 아이들이나 부모가 보면 좋겠다. 밖으로 보이지 않는 이빨의 형태도 모눈종이에 옮기고, 사람의 뼈, 인체 장기나 토끼 뼈를 그려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아이들이 자신의 성장을 쉽게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아이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울고 있는 얼굴이 아니라 떨어지는 눈물과 손바닥을 펼친 장면을 통해서 독자는 아이의 심리적인 상태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아이들마다 공포를 느끼는 대상이 다르다는 점도 알려준다. 나탈리아는 빠진 이빨 때문에 두렵지만 우고는 해골을 보고 무서워한다. 아이들이 무서워하면서 물어볼 때 어른이 관심을 두지 않는 장면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엄마와 할머니의 눈은 불투명 흰색으로 처리하여 아이를 보지 않는다는 걸 암시한다. 무섭다고 우는 우고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선생님도 같은 화면에 등장시켜 아이들이 만나는 세상을 보여준다.

나라마다 젖니가 빠질 때 전해지는 이야기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봐도 재미있겠다. 멕시코에서는 빠진 이를 베개 밑에 숨겨놓고 생쥐가 몰래 가져간다고 한다. 화면마다 구석구석 낙서처럼 작은 그림을 그려 넣었다. 찬찬히 볼 때마다 새로운 그림을 만나게 된다. 독자가 작품에서 손을 떼지 않고 오랫동안 간직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림책 속에서 그림이 계속 이어져서 여러 번 봐도 새롭다. 면지에서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도록 마무리하는 장면 역시 개성 있다. 멕시코 출신 안토니오 오르튜는 글 작가이자 소설가로 활동한다. <머리 찾는 사람>은 2006년 최고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작품에 머리 없는 사람의 모습이 여러 번 나온다. 그림책에서 등장하지 않는 장면으로 소설가로서의 작가의 상상력이 반영되었다.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난 그림 작가 플라비아 소리야도 멕시코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출판사와 일러스트레이션을 하고 있다. 작품 속 머리 없는 사람의 모습은 어른의 무관심이나 아이의 심리적 불안감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두 작가가 짝을 이루어서 조화롭게 의미를 부여했다. 글 작가와 그림 작가의 후속 콤비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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