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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위한 독서 모임 - 읽고 생각하고 말하는 나의 첫 번째 연습실
김민영 지음 / 노르웨이숲 / 2025년 11월
평점 :
김민영 <내 삶을 위한 독서모임>, 기억 모자이크로 엮는 독서 모임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내 안의 작은 조각들이 자리를 바꾼다. 혼자의 의자에서 ‘함께’의 자리로 옮기는 순간, 나와 너, 우리의 기억이 모자이크가 된다. 김민영의 <내 삶을 위한 독서모임>은 그 모자이크를 완성해 가는 연습실이다.
‘독서 모임광’ 김민영 작가의 에세이 <내 삶을 위한 독서모임>(노르웨이숲, 2025)는 문해력과 독서력을 키우는 ‘함께 읽기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김민영은 도서관, 학교, 지자체, 기업 등에서 독서 모임과 글쓰기 강의를 1만 회 이상 진행했다. 독서 모임 세계에서 고수라 불릴 만한 작가는, 작품의 부제를 ‘읽고 생각하고 말하는 나의 첫 번째 연습실’이라고 붙였다. 책, 그리고 함께 읽는 사람들과 달려가도록 도와준 독서 모임은 작가의 연습실이자 성장의 무대였다. 독서 모임의 중요성을 프리랜서 작가 김민영은 누구보다 잘 안다. 출간된 작가의 책은 모두 책이 주인공이다.
김민영은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나는 오늘도 책 모임에 간다>를 홀로 썼다. 공저로 <서평 쓰기, 저만 어려운가요?>, <질문하는 독서의 힘>, <온라인 책 모임 잘하는 법>, <힘이 되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등을 출간했다. 20년 넘게 독서 모임을 진행한 작가는 매일 책을 읽고, 책 모임을 열고, 서평을 쓰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해 왔다. 성장을 도와주는 독서 모임에서 십여 권의 책이 탄생했고, 새로운 책이 세상 밖으로 나가려고 꾸준히 연습하는 중이다.
작가는 ‘삶의 격을 올려주는 독서 모임에 어서 오세요’라는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독서 모임 초대장을 독자에게 보냈다.
책 모임에서는 “내가 소개하는 밑줄, 누군가 들려주는 밑줄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책으로 만들어지는 대화”(p.7)가 완성된다. 작가는 모임에서 참여자의 발언을 세심하게 듣고, 발언을 기억하고, 기록하면서 첫 번째 연습실을 만들었다. 김민영은 독서 모임 연습실에서 활동한다면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건강한 내적 자아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나로 성장”(p.5)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또 모임에서 서로 책 이야기를 나눌 때 각자 관심 있게 본 부분이 드러난다면서 이때 “서로의 기억 모자이크가 모여 새로운 책”(p.234)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녀는 독서가로서, 책 모임 진행자로서, 관찰자로서 역할을 담당했고, 기억 모자이크가 독서 모임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을 이 작품에 섬세하게 담았다.
독자가 <내 삶을 위한 독서 모임>을 읽는다는 건 김민영의 손을 잡고 ‘읽고 생각하고 말하는 첫 번째 연습실’에 들어서는 일이다. 작가가 말한 것처럼 함께 읽으면 정신과 몸을 동시에 쓰며 집중력과 지속력, 활동 근력을 키울 수 있다. ‘홀로’보다 ‘함께’하는 독서 모임을 선택한 이들의 고백처럼 독자도 자신을 더 아끼는 사람이 될 것이다.
김민영 작가가 추천한 ‘독서모임 하기 좋은 책 50권’ 중 그림책 <프레드릭>이 소개된다. 그림책 마지막 페이지, 바위 위에서 얼굴이 붉어진 채로 당당히 말하는 프레드릭처럼 독자의 목소리를 떠올려 보자.
“독서모임에 참여했더니 내 삶의 격이 올라갔다”
소설가 문지혁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썼다.
“독서가 혼자만의 것이라고 믿는 사람에게, 나는 기꺼이 이 책을 건네고 싶다.”
그 한 문장에 김민영 작가의 목소리가 온전히 담겨 있다.
<내 삶을 위한 독서모임>은 단순히 ‘독서 모임 운영법’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함께 읽기의 의미와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책이 어떤 면에서 좋은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제목과 부제, 표지, 프롤로그만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책이 가장 힘이 될 독자 유형을 뽑았다.
말하기 울렁증이 있는 분,
함께 읽는 느슨한 동행을 하고 싶은 분, 특히 내향인,
말할 기회를 순식간에 잡고 싶은 분,
독서 메모의 기술을 배우고 싶은 분,
짜임새 있게 소감을 말하고 싶은 분,
어떻게 발언하면 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보고 싶은 분,
책 속 인물에 초점을 맞추면서 감정과 욕구를 읽고 싶은 분,
책 속 사건을 이용해서 구체적인 의견을 말하고 싶은 분,
모르는 책이라도 말하고 싶은 분,
전작 읽기를 해 보고 싶은 분,
회원들이 좋아하는 책을 추천하는 기술을 알고 싶은 분,
독서 모임 진행자가 해야 하는 말을 배우고 싶은 분,
‘독서 모임 하기 좋은 책 50권’을 추천받고 싶은 분,
출판사 경향을 정리하면서 책을 읽는 베테랑 독서가가 되고 싶은 분,
‘독서광’이 되고 싶은 분,
자신을 소중히 여기면서 독서 모임에 가고 싶은 분,
가장 하고 싶은 일, 책 모임을 시작하고 싶은 분,
자신에게 맞는 독서 모임을 만들고 싶은 분,
책 한 권으로 ‘읽고 생각하고 말하는 나의 첫 번째 연습실’을 만들고 싶은 분께 <내 삶을 위한 독서 모임>은 정교한 나침판이 되어 줄 것이다. 이 작품의 반전은 책 커버에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눈이 휘둥그레질 신세계가 열린다.
반드시 커버를 벗긴다. 내 삶을 위하여!
나는 아래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책 속에 있는 작가의 생각 위에 밑줄을 그으며 나의 생각을 보탤 때 성장이 시작됩니다.”(p. 6~7)
독서 모임에서 한 사람의 밑줄이 다른 한 사람의 기억을 불러 모은다. 그렇게 완성된 ‘우리의 첫 번째 연습실’, 그 모자이크가 곧 나의 삶이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건강한 내적 자아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나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p.5) "내가 소개하는 밑줄, 누군가 들려주는 밑줄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책으로 만들어지는 대화가 됩니다."(p.7) "책 속에 있는 작가의 생각 위에 밑줄을 그으며 나의 생각을 보탤 때 성장이 시작됩니다."(p. 6~7) 서로의 ‘기억 모자이크‘가 모여 새로운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독서모임입니다."(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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