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기차 여행
로버트 버레이 지음, 웬델 마이너 그림, 민유리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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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기차여행

 

온 세상의 기차 사랑꾼들을 위해!

기찾길의 마법을 발견한 모든 아이들을 위해

 

*마지막 증기 기관차, '드레이퍼스 허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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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보물인듯 합니다.

기차에 올라 타고 지정 자리에 앉아 계란을 까먹으며 덜컹거리는 리듬에 몸을 맡기고 꾸벅꾸벅 졸음을 치면 

어느새 종착역에 이르러 엄마 손에 이끌려 역사를 종종 걸음으로 빠져 나가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사라진 기차들이 박물관에 역사의 기록으로 남아 있지요.

<밤 기차 여행>도 그런 기차 여행의 설레이던 추억을 선물하는 그림책입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철컥-, 철컥"

"칙칙폭폭  칙칙폭폭 철컥-, 철컥"

쉼 없이 달리는 증기 기관차의 매력을 만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는 그림책 표지의 멋지고 매끈한 모습의 증기 기관차를 볼 수 있어요.

'드레이퍼스 허드슨'이라는 미국의 마지막 증기 기관차 모델이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1930~1940년대였어요.

모던하고 우아한 자태의 아름다움을 지닌 드레이서퍼스 허드슨의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지요.

얼마나 기대되고 꿈처럼 설레이는 기차여행이었을까요?

먼 곳을 한결같이 달려가고, 그리운 누군가를 만나고, 

미지의 여행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넓은 세상에 눈 뜨고.....

이 모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살아있음을 만끽하고 삶의 의미를 더하게 해준 기차 여행,,,,,,

진짜 마법같은 일들이 펼쳐졌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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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같은 밤.

기차 역, 플랫폼에 앉아 아빠는 아이를 토닥이며 걱정하지 말라고, 어둠은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새로운 두근거림에 눈을 맞추듯 플랫폼 안으로 들어서는 기차의 노란 불빛이 아이와 아빠에게 마법의 주문을 겁니다.

철컥-, 철컥. 곧 어둠을 내달릴 거라고 말입니다.

아빠와 인사를 나누고 기차에 오른 아이는 곰돌이 인형과 함께 진짜 밤 기차 여행을 떠납니다.

온통 까만 밤, 어둠 속으로.

기차는 조금씩 조금씩 꿈틀꿈틀 회색빛 어둠, 빛이 없는 적막을 뚫고 출발합니다.

내달립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깊은 밤 어둠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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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차창 밖으로 내다 본 세상은 마술 쇼가 벌어지는 무대같을까요?

어둠 속에서 보이는 색들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뗑뗑- 뗑뗑-

마을이 다가오면 기차는 느려지고 철로 앞에 내려진 차단기 사이로 

깜빡-깜빡.

빨간 신호등을 마주합니다.

건널목을 지키는 색은 빨갛습니다. 아이가 기다리는 색은 빨간색.

또 다시 왼쪽으로 덜컹 오른쪽으로 덜컹.

건널목을 지나 기차가 달리면 어느새 기다림의 빨간색을 사라지고,

어둠 속에 하늘을 등지고 간간히 서 있는 집들의 푸른 창이 반짝반짝 보입니다.

 

밤은 기차 소리와 함께 시간을 가르고 어둠 위에 한땀한땀 수를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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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빛나는 별.

기차 소리에 밀려 사라지기 전에 아이는 재빨리 소원을 빌어요.

칙칙폭폭 칙칙폭폭, 소원은 바로 기차가 되어 보는 것.

나도 그랬을까요.

차창 밖으로 보이는 별들과 달님이 끝가지 우리를 쫓고 산을 넘어 바람을 지나

깜짝 구름에 가리어 사라졌나 싶다가도 어느 샌가 다시 동그랜 나의 눈 속에 담기고.

산속 터널을 지나 더 짚은 어둠 속으로 당당히 들어가 덜커덩덜커덩.

요란하게 달리면 바퀴는 보이지 않고 주황색 불꽃만 힘차게 튕겨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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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눈에 비친 휘황찬란한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자동차들의 불빛들과 커다란 광고판 속 오색 불빛등.

보라색 네온사인 화살표가 이제 거의 다 왔으니 안심하라고 메시지를 전하는 걸까요. 

무료한 듯 깜빡깜빡 졸고 있는 듯 보입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한 줄기 빛처럼 달려가요.

아이는 이제 익숙한 듯 덜커덩 덜커덩

우르릉- 우르릉- 기차 소리를 자장가 삼아 등을 기대고 졸음을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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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색깔들.

빛과 그림자.

밤을 가로질러

앞으로,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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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폭폭 칙칙폭폭 밤 기차, 눈부신 아침 햇살 속으로."

 

어둠은 사라지고 새벽이 왔어요.

하나씩 하나씩 외로이 세상을 밝히던 불빛들은 어느 새 아침을 맞이합니다.

아이는 어떤 꿈을 꾸었을까요? 밤새 철로를 달리며 시간을 뚫고 도착한 그 곳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와 만납니다. 밝게 빛나는 새로운 도시를 여행하는 동안 많은 말들을 할거예요.

궁금했던 것들이 꿈결처럼 떠올라 재잘재잘 대겠지요?

 

낯선 기차 여행을 혼자 떠나며 어둡고 깜깜한 두려움의 실체보다는 설레임과 기대에 찬 희망으로 만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밤 기차 여행> 그림책이었습니다.

꿈과 모험에 대한 용기를 그려줄 수 있는 멋진 기차 여행을 계획해 보아요~

 

 

*그린이의 말

드레이스 허드슨은 마지막 증기 기관차였습니다.

아름답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요.

1930년대와 1940년대를 누비던 증기 기관차!

실체로 타면 기분이 어땠을까요?

아마도 모든 어린이들이 이런 기차 여행을 꿈꾸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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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 가슴 시린 동하의 일기
미상 지음 / 당동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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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연

 

- 가슴 시린 동하의 일기

 

미상 지음

 

춥고 긴 겨울이 지나가고

꿈처럼 다가온 그해의 봄,

시리도록 아름다운 동하의 일기가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두 해 반의 짧은 세월이 흐르고

유난히 단풍이 붉던 그해의 가을,

노을이 서글프게 울던 날

조용히 일기장이 닫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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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몰래 훔쳐본 일기장이었던 것이 나를 설레이게 했다.

잠시 이 글을 세상에 내놓은 작가 미상님의 후기 <노을 편지>를 먼저 보고 싶었다.

 

"엄마!

너무 보고 싶어요.

엄마가 보고 싶어서 밤마다 베개를 적시며 울고 있어요.

 

엄마!

어느 날 강옥이라는 아저씨가 찾아오셔서 저를 잡고 한참 우셨어요.

그리고 그 아저씨가 엄마와의 즐거웠던 시절을 기록한 글이라며 일기장을 저에게 주셨어요."

 

미상은 아직 사랑을 잘 모르는 나이이지만 그 일기를 읽고 엄마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잠시 엄마의 낯선 모습에 주저했지만 곧 어렴풋한 앎을 넘어 두 분의 비밀 일기를 다듬어서 책으로 엮었다고 한다.

 

[인연] _ '가슴 시린 동하의 일기' 안에는

두 사람의 안녕과 사랑을 담은 시와 편지들이 그득하다.

표현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애틋한 그리움과 친애하는 마음은

사랑을 뛰어넘어 초월적인 영혼의 만남을 그리는 것 같다.

 

오래 전 만들어진 한편의 고전 명화를 보는 것 같은 서정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이제 너를 무어라고 불러야 모습을 볼 수가 있고

이제 너를 어떻게 불러야 대답을 들을 수가 있나?

 

......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망망한 우주에 홀로 버려진 이 외로움을.......

 

......

 

이제,

더는 견딜 수 없는 슬픔의 격랑으로

가엾이 절뚝이는 내 심장의 고동을 멈추리니

저 아득한 하늘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피에 젖은 양데구름들이 모여 누군가를 영결하기 위하여

걸어 놓은 만장 너머 너의 세상으로 나를 이끌라.

 

아! 정녕 애달픔은 끝이 없는가?"

 

어릴적 동하와 강옥이는 부모님들이 친해서 서로 짝으로 점찍어 주었나보다.

진짜 오누이처럼 오손도손 잘도 지냈지만 이사를 하게 되어 서로 떨어지게 되었고

속절없이 지난 세월에 서로를 가슴에 묻고 살았더랬다.

먼 훗날 우연히 다시 만나......

이런 것이 인연일까......

다시 만날 일이 너무 강렬했다.

시간을 돌고 돌아 서로를 다시 봤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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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아름 안고 숨을 듯 감출 듯

나의 새악시야!

 

꽃가지 빙빙 돌다 그만 넘어져도

방울방울 웃음이 나의 새악시야!

 

월궁에서 오신 항아님이신가?

무지개 타고 오신 선녀님이신가?

 

날개옷일랑 아니 감추겠어요.

꽃 피고 산새 노래하는 이곳은

다름 아닌 그대 머물 선경인 것을."

 

동하와 강옥이의 다시 만난 재회는 두 사람의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돌아볼 수록 앞으로의 시간이 더 귀하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속에서 서로를 바라볼 마음이 야속하기만 하다.

다시 만난 시절도 사랑을 하고, 사랑을 말하고, 사랑을 기록한다.

 

강옥의 머릿 속엔 악성 종양이 퍼져가고,

동하는......

 

"젖내 달콤한 너의 품속에

행복한 게으름은 남겨 두고 다녀올게.

 

그리움의 아픔을 가슴에 안고

때로는 황량한 들길도 걸어야 하겠고

지나가는 소나기에 그대로 젖다가

여울 급한 내도 건너야 하고

달을 벗 삼아 밤새워 걸어야 할 때도 있어야 하겠고

흰 구름 머무는 산마루에 잠시 쉬었다가

저녁연기 피어나는 옹기종기 산골 마을의

호롱불 외딴집에서

손등 저리게 살기 힘든 이야기도 들으면서

울컥울컥 솟구치는 너에 대한 그리움을

참고 참으며 힘들어하겠지만

그리움의 아픔이 크면 다시 만나는 기쁨 또한 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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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하와 강옥은 어디쯤에서 다시 만날까?

아직 만나러 가는 중일까.

아직 만나러 가지 못한 마음, 초조하게 발을 동동 구를까.

동하와 강옥의 일기장은 그렇게 닫혔다.

 

아직도 내 마음은 둘의 강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다.

다시 만날 때에는 꼭,

산 너머가 아니라 물 건너가 아니라,

꼭,

노을 지는 꿈길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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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소년, 날다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2
고든 코먼 지음, 최제니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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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소년, 날다

 

 

고든 코민 지음 / 최제니 옮김 /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2

 

 

세상에 영원한 악인은 없다!

학교폭력에 관한 유쾌한 엎어치기

 

 

 

"떨어진 기억이 난다.

적어도 내 기억으로는 그렇다.

완전한 공백 상태."

 

 

체이스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극심한 불안감에 눈을 떴다.

다시 마주한 세상은 급성역행성 기억상실증 그 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이 그러했다.

체이스가 지붕 위에서 떨어진 순간부터 말이다.

 

 

체이스 앰브로즈, 최고의 풋볼 팀 공격수이자 팀 주장이며 주 챔피언이라는 화려한 커리어와 동시에 학교에서 거침없는 사고뭉치, 묻지마 그냥 막가파, 악명 높은 최악의 일진이다.

그랬던 체이스의 머릿속이 지금은 텅텅 비었다.

오직 한가지 떠오르는 것이라곤 꿈처럼 현실처럼 기억의 경계를 허무는 어느 소녀의 얼굴뿐. 아무것도 체이스를 어두운 과거로부터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불량소년, 날다]는 학교 폭력을 겪으며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두 함께 성장하는 청소년 학원 소설이다. 이 소설은 등장하는 각 인물들의 감정을 모두 알아차릴 수 있도록 작가의 시선이 개입하는 독특한 전개방식으로 그려진다. 폭력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과 반응은 어떤 것일까. 고든 커먼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이 물음은 상당히 심오하다. 체이스가 비록 과거의 악했던 자아를 잃어버렸지만 몸은 간헐적으로 그것들을 기억하고 있고 현재의 인간 관계들 속에서 자신의 선한 의지를 믿으며 갈등을 풀어나가고자 하는 노력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내려가는 건 쉬워도 올라가는 건 어렵다는 걸 안다.

사실 체이스의 모습은 특별한 누군가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상처를 주고 쉽게 잊고 쉽게 오해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 속 모습일 수 있다.

 

 

기억을 잃은 체이스를 문제의 근원인 학교에 데려다 주며 엄마는 말한다.

 

 

"체이스, 13년이란 시간은 생각보다 아주 길어

등교 첫날 이렇게 길가에 차를 세우고 그걸 다 얘기해 줄 순 없어.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학교에 가면 알게 될 거야. 조금 놀라기도 하겠지만, 덤덤히 받아들여.

알갰지?"

 

 

체이스는 주변인들로부터 자신의 과거 행적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알아가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동안 어떠했길래. 자신의 모습이. 이 상황이 낯설고 끔찍할뿐이지만......어쨌든 체이스가 집중적으로 괴롭혔던 동급생 조엘은 아예 멀리 떨어진 기숙학교로 전학을 가버렸을 정도다. 체이스가 왜그리도 조엘을 집중적으로 괴롭혔는가에 대한 이유는 유감스럽게도 없다. 그냥이다. 이 일로 체이스와 그의 떨거지 둘은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활동 명령을 받고 근처 요양원에 시간을 채우러 다니지만 의미없었다. 과거에는......체이스가 기억을 잃은 현재는, 정말 성실하게 봉사를 한다.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며 자신이 무엇을 알아야하고 무엇을 간과했는지 깨달아간다. 주변의 친구들도 체이스의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체이스의 기억상실증은 모두에게 변곡점이다.

 

 

"너에게 일어난 일이 정말 끔찍하긴 하지만 네겐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해.

넌 처음부터 다시 자기 인생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

완전히 새로운 출발인 거지.

이 기회를 낭비하지 말거라!

물론 넌 이걸 행운이라 생각하지 않겠지만,

너 같은 상황이 되기 위해 뭐든 할 사람들이 세상엔 수도 없이 많단다.

완벽한 백지 상태 말이야."

 

 

체이스의 일탈과 방황이 어떤 계기로 시작되었고

어떤 치유를 받아야하는가는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아 조금 아쉽다.

결손 가정에서 자랐음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부분적으로 있긴 하지만 체이스만의 아픔을 알 수 있는 실체가 가리워져 있다.

   
체이스가 조엘에게 행한 지난 날의 폭력이 기억에서 사라진 지금 그로 인해 자신을 향한 혐오스런 시선만 있고 이유는 빠진 이 상황.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체이스의 마음은 무겁다. 왜냐하면 머리로는 상황을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죄책감을 느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죄의식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으므로.

 

 

"우리가 받은 벌에 비하면 학교를 폭파한 일쯤은 장난이 돼버린다.

어떤 말이 진실일까? 

아빠가 말했던 것처럼 엄마가 나를 약골로 만들려고 괜한 말로 겁을 주는 건 아닐까?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나는 13년이라는 시간을 잃어버렸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잃어버린 기억을 채워야 한다.

하지만 모두가 나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엄마, 아빠, 절친, 그리고 학교 친구들, 심지어 아이스크림 테러 소려까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과거를 잃어버린 게 이상했던 것처럼,

기억이 돌아오는 건 더 이상했다.

기억이 돌아올수록 나 자신이 더 낯설어졌다."

 

 

서서히 체이스의 두려운 과거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 

체이스...... 불량소년.

체이스는 날아오를 수 있을까?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서 얽히고 설킨 매듭을 풀어버리고 말이다.

시종일관 체이스의 꿈처럼 현실처럼 기억의 경계를 허물었던 그 소녀의 얼굴이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체이스의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그 소녀도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소녀가 체이스를 날아오르게 할 수 있을까?

학교폭력을 다루며 우리가 관심을 두는 쪽은 당연히 피해학생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른으로서 우선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인임을 기억해 두자.

그리고 가해학생들 또한 응당한 댓가를 치루는 일엔 변함없겠지만 그들의 절실함을 외치는 중인 어두운 이면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점을 함께 기억해 두자.

사람은 자기가 마주하기 힘든 현실을 외면는 법이다. 바라보기 싫은 것들에 자신을 투영해 증오하고 악에 받쳐 불평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모든 일에 책임을 지려면,

그때의 일을 바로잡기 위해선,

힘이 필요하다. 용기가 필요하다.

강하지만 동시에 바보같은 힘.

이런 순간들은 모든 이한테 있다.

중요한 건 잠깐의 나쁜 시기에

나의 인생을 내주지 않는 것이다.

돌아오는 것이다.

 


체이스를 통해 돌아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그러기 위함은 또 얼마나 큰 용기와 힘이 필요한가를 알아간다.

모두가 행복하고 존중받는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그 와중에 상처받고 쓰러진 사람들이 있으면 위로해 주고 일으켜 주기 위해 애써야 한다.

내가 곧 피해자고, 가해자일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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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해! 꿈터 그림책 1
이서연 지음 / 꿈터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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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떡해! ★★

 

 진달래꽃 피는 산골 마을에 사는  미호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요?

난 인선이가 좋아.

내가 왜 그랬을까?

이제 어떡해. 말할까?

 

 

꿈터에서 꿈터그림책 시리즈 첫 번째 <어떡해!> 가 출간되었어요.

작가 이서연님은 강원도 산골마을이 어릴적 꿈터였던 것 같습니다. 그림도 옛스러운 멋이 그윽해서 서정적인 풍미에 맘껏 취하기도 좋고 들로 산으로 흐드러지게 핀 꽃들과 빽빽한 나무들의 풍경이 봄의 얼굴인듯 너무 정겹습니다. 주인공 미호의 표정도 너무 귀여워요. 어린아이의 두렵고 걱정 가득 품은 얼굴이 아주 사랑스러운 그림책이지요. 이서연 작가님은 그림책을 통해 세대 간의 교감과 소통의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어요. <어떡해!>를 통해서 발을 동동 굴러본 적이 있었던 우리 어릴적 비밀스런 추억을 떠올려보게 될 것 같아요.

 

 

언니 오빠가 모두 학교에 가고 나면 미호는 혼자 소꿉놀이를 했어요.

바구니를 메고 산으로 올라가 진달래와 산수유, 풀잎을 땄지요.

 

 

 꽃향기를 맡느느 미호의 표정에 절로 행복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잔달래며, 산수유며, 여러 풀잎들의 향기와 소리와 맛이 느껴지는 듯한 기분이지요. 우리 아이는 산수유를 몰라서 식물도감을 펼쳐 놓고 산수유를 관찰해 보기도 했어요.

 

 

 

 

'우아!

이건 단지 조각이잖아. 소꿉놀이할 때 쓰면 딱 좋갰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깨진 단지 조각을 발견한 미로는 무척이나 기뻤어요.

 

 

 단지 조각을 다 줍다니 정말 엄청난 횡재지요. 미호가 소꿉놀이를 할 때마다 요긴하게 쓰일 그릇이 되어줄 겁니다. 언니 오빠는 없고 늘 혼자 노는 미호는 동물 친구들과 자연을 벗 삼아 하루 종일 질리도록 단지를 가지고 놀거거든요.

 

 

흙으로 밥을 짓고 진달래무침과 산수유볶음을 했어요.

그리고 예쁜 단지 그릇에 담아 보았어요.

'정말 예쁘다.'

 

 

그때 엄마가 미호를 불렀어요.

"미호야! 인선이네 집에 부침개 갖다 주고 와라."

"네"

미호가 누렁이랑 인선이네 집으로 가는 길은 정말 그림이 봄내음을 가득 담고 있어요. 강원도 어느 산골 마을의 봄, 수채화 물감으로 생기를 불어넣은 서정적인 그림을 감상하며 인선이네로 향하는 미호의 발걸음을 따라가 보면 될테지요. 

 

 

'어? 아무도 없네?'

부침개를 두고 돌아서려는데 마루 위에 빨간색 병뚜껑이 놓여 있는 게 보였어요.

 

 

미호의 마음을  격정속으로 휘몰아넣을 사건이 생겼습니다. 빨간 병뚜껑이 미호의 마음에 너무 쏙 들어와 버린거지요. 정말 예쁘게 생겨서. 소꿉놀이할 때 사용하면 딱 좋겠어서 말이에요. 미호가 주변을 살짝 살펴보고 난 뒤 그것을 ...... 빨간 병두껑을 주머니에 슬쩍 넣어요.

 

 

이제 미호가 감당하기 힘든 무슨 일이 생길듯 합니다.  

어떡해, 어떡해!

 

 

 

그리고 집으로 헐레벌떡 뛰어왔어요.

가쁜 숨을 내쉬며 서랍 속에 병두껑부터 숨겼어요.

'아무도 봇봤겠지? 히히히.'

병두껑으로 소꿉놀이할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났어요.

 

 

우리 미로 어떡하지요?

'부스럭부스럭.'

'탁!탁!탁!'

'사르륵사르륵.'

'터벅터벅.'

미호는 문 밖에서 작은 소리만 들려도 무섭고 놀라 이불을 뒤집어 씁니다.

 

 

 

깊은 밤, 잠에서 깬 미호는 서랍 속에 들어 있는 빨간 병뚜껑이 생각나서 걱정이 태산입니다.

지금은 너무 깜깜한데......잠도 이루지 못하고, 엄마가 서랍을 열어 볼까와, 언니가 물어볼까봐, 병뚜껑이 없어진 걸 알면 인선이가 많이 속상해할까봐, 없어진게 아니라 미호가 훔쳐 온걸 알게 되면 다시는 안놀아줄까봐,  이 사실을 알면 모두가 미호를 싫어하고 용서해 주지 않을까봐 걱정입니다.

 

 

이제 어떡해.

다시 갖다 놓고 싶다.

난 인선이가 좋아.

내가 왜 그랬을까?

아니야. 그러다 누가 나를 보기하도 하면 어떡해.

어떡해......

 

 

이제 미호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호는 병뚜껑을 들고 마루로 나와

거름 더미 쪽으로 그것을 힘껏 던져 버렸어요.

다음 날 아침이 밝았어요.

인선이네가 부침개를 잘 먹었다며 답례로 그릇에 떡을 담아 가져왔어요.

 

 

미호와 인선이는 나무 그루터기로 갔어요.

그런데 어젯밤 거름 더미에 버린 병뚜껑이 거기에 있는 거예요.

"앗! 이게 왜 여기 있지?

이건 우리 언니 포스터물감 뚜껑인데......"

미호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어요.

 

 

   

아......

미호는 이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호는 과연 인선이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요?

우리 아이라면 부모로서 어떻게 하기를 기대할까요?

만약 기대하던 것과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이해시키고 바로 잡아야 할까요?

견물생심......

아이들의 감정은 성장중이라 이유가 없는 행동이 있을 수 있고, 호기심이나 욕심 혹은 질투심과 같은 감정 속에서 남의 물건을 갖고 싶을 때도 있겠지요.

미호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후회하고 있어요.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어지럽게 교차하는 중입니다. 어떤 행동이 올바르고 가치 있는 행동일지 미호와 인선이는 서로 이해하고 지혜롭게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미호와 인선이 모두에게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고백을 하면 받아들이는 마음 또한 필요합니다.

미호와 인선이가 우정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 아름다운 가치 동화 꿈터 그림책 시리즈 첫 번째 <어떡해!>를 통해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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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잠자리! 미래그림책 153
김민지 지음, 박근용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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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자리, 잠자리! ♣♣♣♣

 

"윤아야, 이제 코 자야지."

애애앵 모깃소리.

'잠자리야! 내 잠자리 좀 지켜 줘!'

편안한 잠자리는 잠자리 특공대에게 맡기세요!

 

 

아이를 다독이며 재워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다 알만한 경험이지요~~^^

그것도 한여름, 어쩌면 초가을 모기들이 기승을 부리면 한낮이건, 한밤이건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징그러운 애애앵 소리의 공포~~

그렇게 모기와 한바탕 전쟁을 치를 때도 있지만, 그냥 포기하고 물려버리기도 한다는.....흐흐흑.

 

여기 웃음나는 잠자리 그림책 한권이 있어요.

김민지님이 쓰고, 박근용님이 그린 <잠자리, 잠자리!> 미래그림책 153 그림책은 주제에서 보이듯 언어 유희도 담고 있어서 그 재미가 배가 됩니다. 김민지 작가님의 소개말을 빌어보면 ,

잠이 오지 않는 밤, 양을 세다가 문득 의문이 생겼어요.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잠(sleep)과 비슷한 단어인 양(sheep)을 세면서 잠이 들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양이 아닌 잠자리를 세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읽기를 하다가 즐겁게 잠이 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 『잠자리, 잠자리!』를 썼어요. 윤아가 잠잘 때 제일 예쁘다는 윤아 고모예요. 더 놀고 싶어서 잠들기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책을 읽으며 잠자리에 들기고, 아이들 재우느라 고생하는 엄마, 아빠들도 응원해요.


 

 

"윤아야, 이제 코 자야지."

무더운 여름날 밤, 이리저리 뒤척뒤척 눈만 깜박깜박

윤아는 잠이 오지 않았어요.



앵앵거리는 모깃소리......!!

꼭! 꼭꼭!! 귓가에서만 요란하게 소리내는 모깃소리는 정말 공포 그 자체예요!! 불을 켜면 어디론가 숨어들어 절대 안나타나다가 다시 불을 끄면 또 다시 나의 귓가에서만 앵앵 도는 흡혈귀 녀셕. 우리 가족 중에서는 나만 1순위지요. 나만 먼저 공격하고선 그 다음은 아무나라고요......

그러니 윤아가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요^^. 다른 사람은 안물어도 윤아만 찾아오는 애애앵 모깃소리......

 

'휴~ 살았다!'

윤아는 손을 취저어 모기를 쫓았어요.

모기는 커튼 뒤에 숨어 윤아가 다시 눈을 감기만 기다렸지요.

마침내 윤아가 눈을 감았어요.

모기가 다시 윤아의 콧등 위에 앉았어요.

 

 

코끝이 간질간질, 따끔따끔.

휙휘!

또 간질간질, 따끔따끔.

"찰싹!"

 

모기들의 공격이 한창입니다. 어떡하면 윤아를 깨우지 않고 모기들의 목적을 달성할지에 집중하고 살금살금 코 위에 앉습니다. 으악~~!! 윤아가 따끔했던 자기 뺨을 내려치고는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요. 윤아의 표정이 상상이 갑니다.

 

 참지 못한 윤아가 불을 켰어요.

"엄마, 모기 때문에 잠을 못 자겠어!"

"구래? 그럼 본때를 보여 줄까?"

윤아와 엄마는 모기잡이 춤을 춰요.

"요즘 모기 지긋지긋해!"

모기약을 칙칙칙!

모기채를 착착착!

엄마는 모기가 더 없나 방 안을 샅샅이 살폈어요.

 

모기 OUT!

 

모기는 다 사라진게 맞을가요?

분명 어딘가에 또 숨어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어쨌든 엄마는 다 도망갔다고 윤아를 안심시키고 다시 잠을 청하네요. 그런데 윤아는...... 걱정입니다. 그만 잠이 다 달아나버렸거든요. 윤아의 걱정은 이겁니다. 이젠 잠도 안오는데 모기가 또 온다면 어떡해야 하는가 말입니다. 

 

 "그럼 맘 속으로 잠자리를 불러 봐.

잠자리는 모기의 천적이거든."

 

윤아는 눈을 꼭 감고 엄마의 말씀처럼 잠자리들에게 부탁을 해 보려고 합니다. 맘 속으로 조용히 잠자리를 불러봅니다.

'잠자리야! 내 잠자리 좀 지켜 줘!'

 

"엄마, 내일 잠자리 잡으러 갈래!"

엄마가 물었어요.

"그래, 몇 마리나 잡을까?"

"잠자리 백 마리요!"

 

잠자리에 누워 잠자리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다섯 마리.

눈을 꼭 감고 잠자리를 찾아 길을 나서요.

저기 나무 옆에.

연못가에.

나뭇가지에.

예쁜 꽃 위에.

여기에.

저기에.

우리 어른들은 상상이 가시나요? 아이들이 달콤한 잠에 빠져들면 머릿 속에 어디를 그리며 날아다니는지요. 너무 궁금해서 묻고 싶어집니다.

백 마리 잠자리를 세는 사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합니다.

 

이제......  윤아의 목소리는 점점 잦아들고,

막 깊은 잠에 빠집니다. 잠자리들이 밤새 윤아를 지켜줄테지요?

 


잠자리 그림책으로 너무 잘 어울리는 따뜻한 그림과 재미있는 언어 놀이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잠자리, 잠자리!>였습니다. 일상생활 영역의 소재를 아이들의 상상과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이야기 구성도 간결하면서 서정적이지요.

잠 못 이루는 밤, 아이들과 함께 꿀잠 부르는 <잠자리, 잠자리!>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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