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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기차 여행
로버트 버레이 지음, 웬델 마이너 그림, 민유리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0년 1월
평점 :
밤 기차여행
온 세상의 기차 사랑꾼들을 위해!
기찾길의 마법을 발견한 모든 아이들을 위해
*마지막 증기 기관차, '드레이퍼스 허드슨'

옛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보물인듯 합니다.
기차에 올라 타고 지정 자리에 앉아 계란을 까먹으며 덜컹거리는 리듬에 몸을 맡기고 꾸벅꾸벅 졸음을 치면
어느새 종착역에 이르러 엄마 손에 이끌려 역사를 종종 걸음으로 빠져 나가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사라진 기차들이 박물관에 역사의 기록으로 남아 있지요.
<밤 기차 여행>도 그런 기차 여행의 설레이던 추억을 선물하는 그림책입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철컥-, 철컥"
"칙칙폭폭 칙칙폭폭 철컥-, 철컥"
쉼 없이 달리는 증기 기관차의 매력을 만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는 그림책 표지의 멋지고 매끈한 모습의 증기 기관차를 볼 수 있어요.
'드레이퍼스 허드슨'이라는 미국의 마지막 증기 기관차 모델이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1930~1940년대였어요.
모던하고 우아한 자태의 아름다움을 지닌 드레이서퍼스 허드슨의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지요.
얼마나 기대되고 꿈처럼 설레이는 기차여행이었을까요?
먼 곳을 한결같이 달려가고, 그리운 누군가를 만나고,
미지의 여행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넓은 세상에 눈 뜨고.....
이 모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살아있음을 만끽하고 삶의 의미를 더하게 해준 기차 여행,,,,,,
진짜 마법같은 일들이 펼쳐졌을 겁니다.

칠흑같은 밤.
기차 역, 플랫폼에 앉아 아빠는 아이를 토닥이며 걱정하지 말라고, 어둠은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새로운 두근거림에 눈을 맞추듯 플랫폼 안으로 들어서는 기차의 노란 불빛이 아이와 아빠에게 마법의 주문을 겁니다.
철컥-, 철컥. 곧 어둠을 내달릴 거라고 말입니다.
아빠와 인사를 나누고 기차에 오른 아이는 곰돌이 인형과 함께 진짜 밤 기차 여행을 떠납니다.
온통 까만 밤, 어둠 속으로.
기차는 조금씩 조금씩 꿈틀꿈틀 회색빛 어둠, 빛이 없는 적막을 뚫고 출발합니다.
내달립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깊은 밤 어둠 속으로.


아이가 차창 밖으로 내다 본 세상은 마술 쇼가 벌어지는 무대같을까요?
어둠 속에서 보이는 색들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뗑뗑- 뗑뗑-
마을이 다가오면 기차는 느려지고 철로 앞에 내려진 차단기 사이로
깜빡-깜빡.
빨간 신호등을 마주합니다.
건널목을 지키는 색은 빨갛습니다. 아이가 기다리는 색은 빨간색.
또 다시 왼쪽으로 덜컹 오른쪽으로 덜컹.
건널목을 지나 기차가 달리면 어느새 기다림의 빨간색을 사라지고,
어둠 속에 하늘을 등지고 간간히 서 있는 집들의 푸른 창이 반짝반짝 보입니다.
밤은 기차 소리와 함께 시간을 가르고 어둠 위에 한땀한땀 수를 놓습니다.

하얗게 빛나는 별.
기차 소리에 밀려 사라지기 전에 아이는 재빨리 소원을 빌어요.
칙칙폭폭 칙칙폭폭, 소원은 바로 기차가 되어 보는 것.
나도 그랬을까요.
차창 밖으로 보이는 별들과 달님이 끝가지 우리를 쫓고 산을 넘어 바람을 지나
깜짝 구름에 가리어 사라졌나 싶다가도 어느 샌가 다시 동그랜 나의 눈 속에 담기고.
산속 터널을 지나 더 짚은 어둠 속으로 당당히 들어가 덜커덩덜커덩.
요란하게 달리면 바퀴는 보이지 않고 주황색 불꽃만 힘차게 튕겨 오릅니다.

아이의 눈에 비친 휘황찬란한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자동차들의 불빛들과 커다란 광고판 속 오색 불빛등.
보라색 네온사인 화살표가 이제 거의 다 왔으니 안심하라고 메시지를 전하는 걸까요.
무료한 듯 깜빡깜빡 졸고 있는 듯 보입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한 줄기 빛처럼 달려가요.
아이는 이제 익숙한 듯 덜커덩 덜커덩
우르릉- 우르릉- 기차 소리를 자장가 삼아 등을 기대고 졸음을 칩니다.

"꿈. 색깔들.
빛과 그림자.
밤을 가로질러
앞으로, 앞으로"

"칙칙폭폭 칙칙폭폭 밤 기차, 눈부신 아침 햇살 속으로."
어둠은 사라지고 새벽이 왔어요.
하나씩 하나씩 외로이 세상을 밝히던 불빛들은 어느 새 아침을 맞이합니다.
아이는 어떤 꿈을 꾸었을까요? 밤새 철로를 달리며 시간을 뚫고 도착한 그 곳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와 만납니다. 밝게 빛나는 새로운 도시를 여행하는 동안 많은 말들을 할거예요.
궁금했던 것들이 꿈결처럼 떠올라 재잘재잘 대겠지요?
낯선 기차 여행을 혼자 떠나며 어둡고 깜깜한 두려움의 실체보다는 설레임과 기대에 찬 희망으로 만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밤 기차 여행> 그림책이었습니다.
꿈과 모험에 대한 용기를 그려줄 수 있는 멋진 기차 여행을 계획해 보아요~
*그린이의 말
드레이스 허드슨은 마지막 증기 기관차였습니다.
아름답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요.
1930년대와 1940년대를 누비던 증기 기관차!
실체로 타면 기분이 어땠을까요?
아마도 모든 어린이들이 이런 기차 여행을 꿈꾸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