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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혈액형의 진실
오기현 지음 / 그루북스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SBS 스페셜 혈액형의 진실』 – 소개와 비판>>
을 클릭하시면 이 책에 대한 소개와 비판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는 그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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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따라 특성을 나누고 그것이 대인관계에 실제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서양인들의 눈에는 이해하기 힘든 신기한 현상으로 비춰진 것이다. (『SBS 스페셜 혈액형의 진실』, 39쪽)
미국의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혈액형을 물었을 때도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혈액형이 무엇이인지 조차 모르고 있었고, 한 엄마는 아이의 혈액형이 무엇인지도 전혀 모른다고 했다. 왜 혈액형을 알아야 하는지 자체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SBS 스페셜 혈액형의 진실』, 196쪽)
한국과 일본에서 이렇게 혈액형 성격이 보편화 된 것은 한국이나 일본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한국이나 일본은 전통적으로 집단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이 분명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 교수는 따라서 내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나에 대한 어떤 정보도 쉽게 믿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SBS 스페셜 혈액형의 진실』, 114쪽)
서양 사람들은 내 행동이나 운명은 내가 개척하는 것이다.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내가 노력하는 것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네 개의 범주에 의해서 당신이 결정된다라는 사고 자체가 문화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SBS 스페셜 혈액형의 진실』, 114쪽)
위의 인용문들을 읽어보면 합리적인 서양인과 비합리적인 동양인이, 운명을 개척하는 서양인과 집단에 매몰된 동양인이 대비되는 것 같다. 이런 대비는 상황을 매우 오도하고 있다.
물론 서양에서 혈액형 성격론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많은 서양인들이 점성술을 믿는다. 별자리가 사람의 성격을 결정한다고 믿는 것과 혈액형이 사람의 성격을 결정한다고 믿는 것은 매우 비슷한 미신이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가 있다면 어떤 미신을 믿는가이다. 물론 나라마다 종교와 미신을 믿는 정도는 상당이 다르지만 말이다. 사람들이 혈액형 성격론을 왜 믿는가와 관련된 위의 분석은 쓸데없는 한국의 자기비하와 연결되어 있다.
또한 위의 분석 그 자체가 “그럴 듯한 해석”에 매달리는 미신적인 사고방식이다. 혈액형 성격학이든, 정신분석이든 미신적인 사고에서 아전인수식 해석은 큰 자리를 차지한다. 뭔가 말이 되는 것 같은 것을 아무것이나 가져다 붙이면서 그것을 설명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미신을 비판한다는 이 책은 이런 면에서 어느 정도는 미신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