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하라의 과학 24시 - 청소년이 알아야 할 현대 과학의 24가지 이슈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23
이은희 지음, 김명호 그림 / 비룡소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하리하라의 과학24시 

 

아침 6시 30분 졸린 눈을 비비며 뜨는 둥 마는 둥 몇 숟가락 들고 허둥지둥 학교로 달려가면 매일 봐서 지겨울만도 하건만 그래도 반갑다고 쏟아져 나오는 말의 폭풍 바다를 헤치고 비몽사몽 간의 수업 시간을 헤치고 채소 반찬을 골라내는 급식을 마치고 지루한 오후 수업까지 마치고 나면 다시 또 학원으로 고고.

학원 숙제에 학교 숙제에 밤 늦게 돌아와 그래도 게임 한 판 해주시고 다시 또 세상에서 제일 무겁다는 눈꺼풀을 들어올려야 하는 아침까지 열다섯 중2 훈이의 일상을 따라 어김없이 하루는 시작된다.

비교적 규칙적인 훈이의 스물네 시간 생체 리듬을 따라 짚어보는 스물네 가지 과학 원리.

신기하고 재미있다.

학창 시절 과학은 어렵고 힘든 과목이었다. 재미없고 딱딱한 과학이 생활 속으로 들어와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유명한 저자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긴장하며 넘기는 동안 떠오르는 얼굴들과 경험이 어 그랬나? 그랬구나 하는 끄덕임으로 넘어가며 기대 이상으로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수면이 멜라토닌과 관계가 있었다니. 노인들이 불면증에 시달리는 부율이 높은 이유가 멜라토닌의 양이 줄어들어서란다. 거기다 스물 네 시간의 생체 시간은 계절의 리듬과도 같아서 여름보다 겨울 아침에 눈을 뜨기 힘든 이유도 이해가 간다.

가끔 아이들 간식으로 내어놓는 시리얼에도 가공식품과 액상과당, 건강과의 관련성이 걸린다.

엘리베이터 안의 CCTV와 이 책을 읽기 전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CCTV를 이용하는 우리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도 양날의 칼인 과학적인 원리와 함께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연관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4월 초순임에도 아직 겨울 옷을 버리지 못하는 이상한 현실이 아파트 입구를 지나다 빙판길에 엉덩방아를 찧은 훈이의 에피소드와 연결되며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는 지구와 실천해야 할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나눔을 실천하는 큰 지구에 비해 작은 존재인 우리들은 우리의 보금자리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반성해본다.

술을 만드는데 쓰이는 알코올이 깨끗한 에너지 바이오디젤을 만든다니 아직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얼른 해결되어 석유나 석탄 등 매연을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과학자가 될 생각도 없는데 과학을 왜 배워야 하지 하는 훈이의 생각에 한번쯤 공감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러했으니까.

과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 언제나 가까이 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과학자의 책임과 양날의 칼이라는 과학에 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아니 어쩌면 미래까지 연결된 과학적 이슈에 관해 보다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훈이처럼 과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과학을 왜 배우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한 번 읽어보라 권해주고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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