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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는 왜 엄마를 울렸을까? - 찾아라! 생활 속 숨은 경제
석혜원 지음, 김진이 그림 / 풀빛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장바구니는 왜 엄마를 울렸을까
분명 동네 슈퍼마켓보다 대형마트가 싼 물건들이 많기는 하지만 선뜻 가기가 꺼려지는 것은 동네 슈퍼마켓보다 좀 거리가 먼 탓도 있지만 사와야 할 물품을 적어 가긴 했지만 일단 발을 들여놓는 순간 한 시간은 기본이요, 두 시간도 훌쩍 넘겨 다리 아픈 줄도 모르게 돌아다니며 큰 카트를 굳이 끌고 갈 필요가 있을까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하게 싸니까 다음에 어차피 오면 사야 하니까 온 김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생활에 필요한 것이고 두 개를 묶어 하나 값에 준다고 하니까, 거기다 저건 가격도 깎아주는데다 끼워주기 물건도 딸려 있으니까 사는 게 이득이 아닐까 하고 집다보면 몇 만원이 콧바람 끼며 흥 하고 날아간다. 계산대에 올려놓은 다음에야 정신을 차리고 무거워지는 마음에 내가 왜 그랬을까 마트는 참 무서운 놈이로구나 깨닫는 거다.
장바구니는 왜 엄마를 울렸을까.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제목이다. 그대로 눈길이 가는데 제목보다 내용이 더 멋진 책.
대형 마트가 언제부터 생기고 카트는 왜 크고 무겁고 대형 마트에는 왜 시계가 없으며 편의점과 동네 슈퍼마켓, 백화점, 재래시장의 장단점과 특징에 관한 이야기를 아이와 같이 읽으며 앞서 적은 엄마의 경험담과 관련지으며 현명한 소비와 생산과 소비의 맞물린 태엽 관계를 살짝 일러주었다.
사려는 물건이 있는 층으로 성큼 걸음을 옮기는 남자들과 달리 1층부터 천천히 구경하며 쇼핑하는 여성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해 물건을 사게 만들고, 1층에 화장실을 넣지 않고 문화센터를 꼭대기 층에 넣고 에스컬레이터 주변에 더 값싼 물건 판매대를 놓은 백화점의 상품 판매 전략이 엄마 따라 백화점에, 문화센터에 다녔던 아이는 그 경험을 떠올리며 백화점의 전략을 이해했다.
교과서 속에서 배웠던 1차, 2차 산업에 관한 이야기에서부터 명절날 과일값과 최신 유행의 소셜 커머스와 온라인 시장, 조금 어려운 코스피와 검은 목요일 등 생활 주변의 이야기에서부터 꽤 깊이 있는 문제로까지 발전시켜나가는 경제 이야기는 경제가 우리 실생활과 굉장히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느끼게 한다.
단순히 아이의 용돈기입장을 내밀며 아껴쓰고 저축하고 하는 이야기보다 이 책 한 권이 아이의 깨달음에 미치는 영향이 크리라는 건 읽는 아이의 표정을 살피면 쉽게 읽힌다.
손바닥 상식과 생각 나누기까지 내용과 구성 모두 훌륭한 책이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어른인 나도 알게 된 것이 많았다.
이 책을 보면 책 속에서만 배우는 지식이 실제로 경험하며 얻는 지식에 비해 결코 작다 할 수 없으리라.
생활 속 경제. 알고싶고 들려주고싶다면 그리 어렵고 딱딱한 이야기가 아니라 말랑말랑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을 한 번 권해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