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닷새 사계절 1318 문고 71
이준호 지음 / 사계절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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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닷새

 

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봉선화. 봉숭아라고도 불리며 손톱에 물을 곱게 들이는데 쓰이기도 한다. 류머티즘에 봉선화를 달여 먹으면 좋고, 뱀에 물렸을 때 꽃이나 잎을 찧어서 발라도 효과가 있고. 맞거나 부딪혀서 생긴 상처에도 잎을 짜서 마시면 좋고. 그런데 뜻밖에도 봉선화 씨는 독성이 아주 강하단다. 어른도 씨를 많이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니. 놀랍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이다. 나쁜 행동을 즐겁거나 딱히 어떤 목적을 두고 든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일진이라 저를 무서워하거나 일부러 가까이 하고싶어하는 행동이 좋아 들었던 일진인데 그 무리들의 배신과 모함으로 할아버지 댁으로 가출한 담이가 시골 사는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이 책은 성장 소설이면서도 판타지 소설이다. 중학교 1학년 담이가 일진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뭇매를 맞고 친구들이 생일 선물이라며 비싼 청바지와 엠피스리를 산 돈이 각 반 아이들에게 뜯어낸 돈으로  그게 들통나 담이가 시켜서 한 것으로 몰아가자 억울하기만 하다. 실망과 분노로 아파하는 담이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엄마는 일주일의 해외 여행을 계획하지만 여행 전날 담이는 할아버지댁으로 가출을 해버린 것이다.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먼지 쌓인 다락방을 청소하다 한 권 두 권 읽게 된 책들이 뱀에 물려 정신을 잃게 된 그 몇 시간 동안 토끼를 따라간 앨리스처럼 교관이 되어 나타난 청설모를 따라가 카프카의 변신 속 잠자로, 라푼젤, 장화신은 고양이, 홍길동, 신밧드의 모험 등 우리 고전과 세계 명작 이야기 속 환상의 세계로 연결 연결 되어 간다. 환상의 여행 속에서 담이는 자신과 친구들의 사건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손바닥을 때리는 비가 아프면서도 상쾌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이야기 구조나 이어가는 스토리가 크게 어렵지 않아 초등 고학년이나 1, 2학년의 중학생에게 적당할 것 같다. 여러 가지 고전 명작들을 다시 읽고 느끼는 계기도 마련되면서 커 가는 아이들의 고민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모습도 비출 수 있을 것이다.

 

인상깊은 구절 : 도시에서도 볼 수 있는 봉선화가 약초로도 쓰인다니 뜻밖이었다. 더군다나 고운 빛깔을 내는 봉선화에 그런 어두운 면이 있다니 더욱 놀라웠다.

"그럼.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탄생이 있으면 죽음이 있지. 여자가 있으면 남자가 있고, 잘난 사람이 있으면 못난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 극과 극이 공존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게 세상의 이치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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