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우리 얼 그림책 1
박윤규 글, 한병호 그림, 진용선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나라를 되찾기 위해 우리말과 민족정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으며 기적같이 나라를 찾은 뒤 피를 나눈 형제끼리 이웃끼리 총을 겨누는 비극이 일어났다. 해마다 그 시절이 되면 다시는 되풀이 하지 말자며 다짐하고 아이들에게 관련한 글짓기와 그림 그리기 대회를 연다. 하지만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들어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일들이 얼마나 비참하고 견디기 어려웠는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정말 가슴 속 깊이까지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민족의 전통적 정신 중 대표되는 하나로 한을 꼽는다. 한 마디로 단정 짓기 어려운 그 맺힌 설움과 인고 그리고 다시 돌아오리라는 희망의 정서가 집약된 것이 바로 아리랑이다.

나라 안에서야 매일 보고 부딪히는 이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지만 외국 나가서 만났을 때에는 그야말로 반갑기 그지없다. 월드컵 우리들의 붉은 전사를 응원할 때에도 온 세계인들이 우러르는 김연아의 오마주 투 코리아에서도 아리랑은 흘러나왔다. 우리 민족이 한 마음이 될 때 혹은 우리나라를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입에서 흘러나오는 아리랑. 민족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노래, 아리랑.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깊이 와 닿지 않을 수 있었기에 옛 희곡이고 영화이어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재미없고 낡은 구닥다리가 될 수 있었던 아리랑을 그 느낌 그대로 마주할 수 있도록 푸른숲주니어에서 우리얼 그림책 시리즈 1권으로 아리랑을 내었다.

감정 풍부한 변사가 해설을 구성지게 거들어 그 안타깝고 서러운, 그렇지만 희망을 힘차게 뿜어내는 영화 아리랑을 보여준다.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하던 기호는 서울서 대학 다니며 독립운동을 하다 고문을 받아 잘못 되었는지 머리가 이상해져버린 영진의 여동생 영희를 노리고 영진의 아버지에게 빚을 갚아 주겠다며 영희를 달라고 한다. 싫다는 영희를 억지로 끌고가려는 실랑이 속에 영희의 짝사랑이자 영진의 단짝친구인 현구가 기호의 졸개들에게 맞는 걸 보고 정신이 번쩍 든 영진이 달려들어 기호를 단매에 쓰러뜨리지만 기호가 숨져 그만 살인자가 되고 만다. 운명의 장난처럼 에게 맞고 정신이 들자마자 살인자가 되어버린 영진을 일본 경찰들이 끌고 가자 영진은 저 때문에 울지 말라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부르던 아리랑을 불러달라고 한다. 자신도 곧 아리랑을 부르며 돌아오겠노라고. 가슴 절절한 그 사연의 이야기와 상황을 극적으로 잘 살린 구연동화 시디가 책에 함께 들어 있어 가슴으로 이해하기 더 좋았던 책이다.

책 끝부분에 우리나라 각 지역의 아리랑에 대한 해설과 아리랑 속에 녹아 든 우리 민족의 생활과 그 평화의 메시지가 이제는 세계인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기를 염원하는 다정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읽고 듣고 느끼며 아리랑에 담긴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서, 정신과 얼을 우리 아이들이 더 깊이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루라도 빨리 아리랑이 유네스코에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세계인들의 평화와 행복을 위한 노래로 불리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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