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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백과사전 - 우리 문화의 대표 얼굴, 도깨비 이야기
이현 지음, 이유진 그림, 조현설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7월
평점 :
도깨비 백과사전
아이들의 책을 보면서 오히려 많이 배우게 된다는 생각을 한다. 두두리, 토째비, 도채비, 돗가비, 독갑이....... 도깨비를 일컫는 다양한 말들이 이보다 훨씬 많음에 놀라고 제일 먼저 도깨비 하면 떠올렸던 뿔이 나고 이마에도 눈이 하나 더 박힌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그게 일제시대의 잔재임을 읽고 또 놀란다. 우리나라 고유의 도깨비는 그렇게 우락부락하고 험상궂게 생기지 않았다니. 이때까지 알고 있었던 도깨비는 일본의 오니에 가깝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던 혹부리 영감도 일본의 동화였다니 알게 모르게 일제가 바꿔놓은 것들이 참 많다.
읽으며 생각해보니 과연 도깨비가 서운해서 집을 나갈만도 하다. 최초의 도깨비에 대한 기록 신라의 비형랑의 주술적인 의미와 귀면, 키높이 구두를 신지 않아도 되는 고무줄 빤스의 도깨비, 메밀묵 무형 문화재가 될 뻔한 서씨 할머니와 읍내 미인 대회 5관왕을 자랑하는 큰 우물 집 할머니, 동네 유명한 오줌싸개였던 황 할아버지의 이야기 등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구수한 도깨비 이야기가 마치 도깨비 방망이가 두드려 놓은 이야기보따리처럼 술술 나온다. 참 귀한 자료일텐데 이렇게 살려서 실어주니 고맙고 덕분에 우리나라 고유의 도깨비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니 신기하기도 하다.
도깨비의 난장판을 닮은 난타, 도깨비 감투와 동거리, 도깨비가 몸에 지니고 다닌다는 책 등 재미난 이야기거리가 참 많다. 어찌보면 어리버리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꼭 보답을 하는 착한 도깨비가 우리 도깨비다. 때로는 믿음직스럽고 때로는 못 말리는 심술꾼이기도 했던 도깨비의 역사는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 숨쉬며 흘러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더불어 우렁각시와 호녀, 구미호 등 도깨비 친구인 초능력자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주는데 재미도 있고 유익하기도 하고 곳곳에 재치와 지혜, 유머를 숨겨놓아 웃음도 가득하다.
빤스 고무줄 줄여 놓았으니 어서 돌아와 실컷 먹어!라는 첫만남부터 범상치 않았던 이 책.
도깨비에 대한 중요하고 정확한 각종 정보들이 가득한 보물창고인 이 책이 도깨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