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일기 - 아프리카의 북서쪽 끝, 카나리아에서 펼쳐지는 달콤한 신혼 생활
싼마오 지음, 이지영 옮김 / 좋은생각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현대 중국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100인 중 한 명, 싼마오.

그녀에 관한 자자한 소문은 익히 들었으나 너무나 궁금했던 그녀의 글을 미처 접해보지 못했다.

중국인임에도 스페인 남자와 결혼해 아프리카에서 산다는 것이 호기심을 자극했고 그녀의 독특한 문체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평은 꼭 한 번 읽어보고야 말리라는 결심을 하게 했다.

드디어 고대하던 싼마오의 글, 허수아비 일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데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다.

사실 앞 부분 그녀의 유년 시절에 관한 이야기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해 처음엔 의미를 파악하느라 살짝 헤매기도 했다. 하지만 읽어갈수록 그녀가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바로 떠오르고 그녀만의 독특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만들어내는 글들은 톡톡 튀어 오르는 팝콘처럼 흥미롭고 비밀 상자에서 뽑는 운세처럼 재미있었다.

정규 학교를 다니는 것이 힘들었던 아이,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 평범하게 지내는 것보다 세계를 겁도 없이 혼자서 떠돌고 영어와 독일어, 스페인어, 아프리카 언어까지 갑갑함 없이 능통하게 구사하며 스페인 남자를 만나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신혼의 단꿈을 내전 중인 아프리카에서 펼치고, 너무도 아쉽고 안타까운 짧은 7년의 결혼 생활이 비록 남편의 잠수 사고로 끝나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7년 아니, 70년 700년을 넘어서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이야기되고 사랑받을 것 같다.

그녀의 유학 시절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본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한 모습으로 지내다가 드디어 무서운 성깔이 터졌던 이야기는 정말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남편의 친한 친구의 결혼 생활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중국인 그녀와 스페인 그, 그리고 시댁과의 관계는 살아가는 장소가 다르고 살아온 역사가 달라도 우리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에 더 공감이 가고 더 빠져들기도 했던 것 같다.

처음 읽었던 싼마오의 허수아비 일기, 왜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고 사랑하는지 알게 되었다. 이제는 나도 그들의 대열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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