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이야기를 품은 미술관,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문희정 지음 / 동녘 / 2011년 3월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나도 미술관에 놀러가고싶다. 그림 그리는 작가이니까 더 관심이 가고 좋아하고 자주 다녔겠지만 직접 그리고 찍고 쓴 미술관 관람기는 일반인들이 지닌 편견-미술은 고상하고 어렵고 가까이 하기 힘든 것이라는-을 깨뜨린다.

블로그에 올렸다가 자고 나니 대박이더라는 이야기가 이 책을 읽고 나니 저절로 수긍이 간다.

큰 돈 들이지 않고 가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쉽게 발걸음 대일 수 있으며 근처 맛집에서 살아있는 자의 삶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차 한 잔과 여유로운 마음으로 그림을 볼 수 있는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그녀가 소개해주는 일상과 가까운 그림 이야기이다.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표갤러리, 헛, 아르코미술관, 국제 갤러리, 보안 여관, 간송미술관, 상상마당, 재지마스, 리움, 경인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오페라갤러리, 서울대학교미술관MoA 등등. 또 가보고싶은 가본 곳보다 아직 가보지 못해 너무너무 가보고싶은 곳이 더 많았지만 언제 가면 볼 수 있고, 어디에 위치해 있다는 기본 정보에서부터 인테리어와 그곳 미술관이나 갤러리 특유의 인상과 느낌, 잘 훈련된(저자의 표현에서 빌어오자면, 앗 잘 교육받은 이었던가? 이런 읽은지 불과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았건만) 도슨트처럼 좌악 펼쳐지는 이야기에 귀가, 눈이, 마음이 솔깃하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픈 이 마음을 어이할꼬.

직접 찍은 사진과 저자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아기자기한 캐릭터같은 그림과 맛깔나는 글이 가보지 않은 미술관과 갤러리도 가본 것처럼 친근하게 느끼게 한다.

참 친절하게도 다 읽고 난 뒷 표지 안쪽에 목차처럼 소개했던 곳들을 다시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해놓았는데 제목만 보아도 이제는 그곳 풍경과 그곳에 관한 이야기가 주루룩 꿰어놓은 굴비처럼 떠오른다.

읽고나니 현대미술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편안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알려진 명화만 왔다하면 뛰어갈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처럼 미술이 내 안으로 스며들 것 같다.

저마다 이야기를 품은 미술관,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라는 표현이 딱이다.

참 독특했던 곳이 보안 여관. 보안 여관에 대해 풀어가는 첫부분이 유쾌해서 더 즐거웠다. 음악과 함께 한다는 대림미술관, 올림픽 공원 소풍 겸해서 찾아가고픈 소마 미술관, 나 명품 보는 여자에요 신세계 갤러리, 고미술 현대미술이 아울러 있어 입맛대로 볼 수 있는데다 주변 볼거리까지 좋다는 리움, 시원한 맥주와 데낄라가 입맛 당기게 하는 헛. 소개하는 곳곳 아니 가고픈 곳이 없다.

이 작가분 심심할 때, 같이 갈 사람 없을 때 같이 가자고 해보고싶다. 원츄~

곳곳에 끼어넣은 인터뷰도 이색적이면서 즐거웠고-내가 하지 못했던 것을 대신 해주는 간접 경험의 기쁨-, 몰라도 당당하게 그냥 내가 느끼면 되는거야 이제는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미술관에 놀라간다를 읽고 나도 미술관에 놀러가고싶어졌다면 이 책 성공 아닐까?

성공 성공 대~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