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친구할래?
아순 발솔라 글.그림, 김미화 옮김 / 풀빛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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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두어 살, 아래로 두어 살. 그렇게 차이 나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문 밖만 나서면 아이들이 모여들고 함께 놀이를 하던 시절이 있었단다. 특별히 비싼 레고 장난감이 없어도 몇 단계 변신 로봇이 없어도 그 시절 아이들은 산으로 들로 강으로 다니며 뛰어놀았고 길가 풀이며 돌이며 꽃, 나무가 온통 멋진 장난감이었다. 이에 비해 요즘 아이들은 놀이터에 나가서야 겨우 만날까, 그것도 학원 시간이 엇갈리면 마주치기 어렵고 그렇다고 층간 소음 걱정에 아파트에서 뛰어놀 수도 없고 형제가 많아 어울려 크면서 놀이를 배우는 것도 아니다. 오죽하면 아이 친구를 만들러 일부러 나들이를 다녀야 할까.


긴 겨울잠을 끝내고 햇빛 비치는 밖으로 나오니 푸릇푸릇 초록빛과 알록달록 꽃천지로 온 세상이 환해졌다. 함께 떠들고 함께 뛰놀고 함께 산책할 친구를 찾아나선 고슴도치. 과연 금방 친구를 만나 사귈 수 있을까?


숲 속 옆 초원을 지나는 길에 마주친 뚱뚱보 토끼. 삐죽삐죽 찔릴 것 같은 고슴도치의 가시를 보고는 그만 겁을 집어먹고 고슴도치에게서 등을 휙 돌리고 풀숲으로 사라져버렸지. 잔뜩 기대했는데 그 실망이 얼마나 컸을까.


꽃밭과 풀밭 사이에서 꼬리가 무진장 크고 붉은 털을 가진 다람쥐와 마주쳤는데 다름쥐 역시 고슴도치의 가시를 보고는 개암과 도토리를 뺏아 갈 것 같다 여겨 친구하자는 말에 대답도 않고 뛰어가버렸지. 엉엉. 읽어주는데 고슴도치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슬펐다.


토실토실한 땅딸보에 온통 가시투성이인 고슴도치. 과연 고슴도치와 친구가 되어줄 동물이 나타날까. 오리 가족도, 들쥐도 친구하자는 고슴도치를 외면하는데...... 그렇게 태양이 환하고 오색 찬란한 세상이건만 단춧구멍 같은 눈물만 고이는 고슴도치.


네가 고슴도치라면 어떻게 할래? 아이에게 슬쩍 물었다. 자기는 꼭 고슴도치와 친구를 해주겠단다. 친구를 사귈 때에는 마음으로 사귀어야지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는 걸 길게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이 이야기를 통해 저절로 깨우칠 것 같다. 겉모습이 무섭고 못 생겨도 마음까지 무섭고 못 생긴 건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예쁜 이야기. 수채화 일러스트가 이야기를 따라 아이들의 마음 속으로 비쳐들어오며 더 아름답게 꾸며줄 것 같다. 그림이 너무 예뻐 하나의 작품집을 보는 것 같다. 그림도 예쁘고 이야기도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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