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 작은도서관 31
문선이 글.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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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




아직 초등 저학년인 아이 입에서 공부하기 싫다는 소리가 덥석 나왔다.

때려 줄까 혼내 줄까 얼굴 표정도 다듬지 못하고 뻥찐 표정으로 입을 벌렸다.

하긴 한참 뛰어노는데 재미붙일 나이인데 벌써 시험 친다고 하면 공부 공부 하며 윽박질렀으니 그 말도 나올만하긴 하지만 어른들 늘 하셨던 말씀처럼 공부도 때가 있는 것을 하고 나무라는 말부터 튀어나온다. 아이가 진심으로 이해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엄마의 심각한 표정에 일단 수그러드는 모양이다.

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에 나오는 아이들은 다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다. 하나라도 틀리지 말라는 서현이 엄마의 말이 무거운 마음의 망치가 되어 시력 검사지를 외우고 컨닝을 하는 서현이의 모습, 시험지 뭉치가 덮쳐오는 산사태처럼 느끼는 준석이도, 시험 못 쳤다고 남아서 보충 학습을 해야 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단순히 공부는 때가 있고 꼭 해야 하는 것이라는 무거운 다스림보다 아이가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이 이야기가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시험을 대하는 아이의 마음이 아주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있다.





19쪽에서

갑자기 선생님 손에 쥐인 시험지 뭉치가 점점 커지더니, 산사태가 나는 것처럼 나를 금방이라도 덮칠 것 같네요. 난 언제부터인가 시험지만 보면 두근두근 콩닥콩닥 걸는 병이 생겼어요.





더불어 아이에게 자주 하는 어른들의 그 말-아빠가 열심히 일해서 대어주는 거라는- 역시.





31쪽에서

아빠가 힘들게 일해서 학원에 보내는 거야. 돈이 썩어서 보내는 줄 알아?

누가 보내달라고 했냐고요. 나도 제발 학원 그만가고싶답니다. 뭐든 내가 좀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면 안 되나요? 그리고 아빠가 힘들게 고생해 내 뒷바라지 하는 것쯤은 이젠 나도 다 안다고요. 그래서 가기 싫어 죽겠어도 꾹 참고 열심히 가잖아요.





그리고 아이보다 못한 어른의 생각이라는 말에 가슴이 짠하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을 깨우친 것처럼 살짝 충격을 받기도 했다.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생각이 짧을 때도 많다는 것을 어른들은 알기나 할까요? 아빠는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했는데 왜 엄마는 나한테 100미터 달리기처럼 쉬지 않고 달리라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시험이 싫고 공부가 두려운 준석이의 마음을 알아차린 양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시계는 미래의 일을 미리 내다볼 수 있어 시험 문제도 미리 보고 준비하는데 보충 받으며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며 비밀이라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그 시험 이후 반 평균이 훌쩍 뛰었다. 뛰어도 너무 확 뛰어버린 것이 문제. 컨닝한 것이 아니냐는 선생님의 추궁이 이어지고 갑자기 에,오를 규칙적으로 달고 나타난 시간경찰관도 무섭다.

위기를 통해 오히려 아이들은 지혜를 배우고 공부하는 재미를 찾는데 학교 공부는 경쟁이 아니라 자기와의 싸움이고 다 잘 되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시간경찰관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시험과 공부가 괴로운 아이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인생이 마라톤임을 잊어버리고 자꾸 단거리 경주를 하는 것처럼 아이 등을 떠밀었던 엄마에게 차분히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참 좋은 책, 추천하고싶은 책이다.

45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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