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가지 개성 있는 이야기

카시오페아 공주 - 現 SBS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가 선사하는 새콤달콤한 이야기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9월

카시오페아 공주

두시 탈출 컬투쇼 피디. 작가의 이력에 먼저 흥미를 느꼈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결코 평범하지 않을 것 같은 직업. 그리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추측과 사람들의 평. 그만큼 이 작품에 대해 거는 기대가 컸었다.

그 기대만큼 흥미로운 소재의 이야기들, 판타지와 로맨스를 주축으로 이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섬뜻한 공격에 다소 놀라기도 했다.

읽고 나서는 작가가 이 다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읽는 이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뭘까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학교 다닐 적 현대 단편 문학을 읽고 자유인이 된 뒤로는 단편보다 주로 장편을 즐겼었다.

뇌리 속에 남아 있는 인상적인 글은 이상문학상의 단편들과 일본 작가의 독특한 소재와 내용의 단편들이다.

이제 그 안에 또 한 권의 책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노라 말 할 수 있겠다.

아내가 죽은 뒤 아버지의 약국에서 약사로 일을 하며 딸을 키우는 주인공의 앞에 나타난 의문의 여인. 이종격투기 장에서 만난 아이 유치원의 부담임인 그녀는 자신이 외계인이라고 하는데 쉽게 믿어지지 않는 그 이야기에 그 증거로 보여주는 일들이 놀랍게도 딱딱 맞아 떨어진다. 자신의 아내를 죽인 이를 이야기해달라는 그에게 알려주면 떠나야 한다며 거절하는데.......

나 역시 알려달라 마음 속으로는 외치면서도 그 결과에 씁쓸하고 안타까움을 숨길 수 없었다.

내일을 위해 어제를 놓으라는 그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 입을 빌려 작가 역시 이 말을 하고싶었던 게 아닐까.

공포스럽고 역시 많이 슬펐던 섬집 아기. 한 가정에 닥쳐온 불행에 입안이 까매진 느낌이다.

각각의 여자 친구와 남자 친구가 있는 주인공들. 인생은 예상한 대로만 순조롭게 흘러가지 않고 사랑도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상큼 시큼한 레몬처럼 . 사람을 충분히 안다는 것, 서로 닮아간다는 것에 대해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소개팅과 스토킹 그리고 미스터리의 좋은 사람. 사람의 감정을 올려 놓고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의 이야기. 으스스한 기운과 긴장감에 꼴깍 침을 삼키는 것조차 무겁게 내려앉는 글이었다. 과연 좋은 사람은 누구인지 오싹해졌다.

자신을 엿보는 그녀가 다시 그를 엿보고, 죽음을 끌어안은 남자? 친구에게서 사랑고백을 듣고, 자신을 엿보던 그가 그동안 찍은 사진과 이별의 인사를 보낸다. 새로운 누군가를 통해 행복을 찾는 당신도 중독일 수 있다. 우리 역시 자신이든 타인이든 중독되어 있지는 않을까.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다.

각각 날이 선 다른 용도(요리)의 칼로 재료를 다듬어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다섯 편의 이야기들.

다른 맛과 향을 느끼게 하면서도 묘하게 닮아 있다. 어느 한쪽 면만 이야기하기엔 너무도 복잡한 것이 우리네 현실이요 인생이라 한다면 이야기 읽은 끝에 하나의 느낌표를 담아낼 수 있을까. 인생이 늘 달콤하지만은 않지만 우리의 선택에 따라 가는 길의 풍경이 달라질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