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넘어서..

컬러 오브 워터 -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황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8월

컬러오브워터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교재.

미국 전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교재로 채택한 화제의 책.

단 두 줄의 문구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일 거라 예상된 책이지만 아들과 어머니의 담담한 고백이 맑은 샘을 들여다보는 듯했다.

예전보다는 많이 누그러지긴 했으나 아직 이 세상에는 인종차별의 시선이 여전히 내려깔리는 시선처럼 흐르고 있고 나 역시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지만 철저히 원칙과 기준아래 아이를 맡겨두고 있지는 못하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유대교 집안 랍비의 딸로 태어나 아버지의 성적 학대와 노동 착취의 이중성을 견디다 못해 살기 위해, 그리고 남은 한 쪽을 죽이기 위해 뉴욕으로 도망쳐와 당시 백인 여성을 쳐다보기만 해도 죽임을 당했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흑인 남성과 결혼을 했다. 그로 인해 백인에게도 흑인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버렸고 첫 남편이 암으로 죽자 다시 두 번째 흑인 남편과 결혼을 하고 두 남편을 앞세워 보내고 홀로 열두 명의 아이들을 길러냈다. 그 과정이 얼마나 혹독하고 힘들었을지 상상이 간다.

루스의 열두 명의 흑인 자녀 중 여덟째로 태어난 제임스 맥브라이드. 제일 잘생기지도, 제일 어리지도, 그렇다고 제일 똑똑하지도 못한 “묻어가는” 존재였던 그가 내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나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그 어머니를 설득해 과거를 끄집어내었다.

교차되는 시선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어두운 옛 그림자의 두려운 기억을 딛고 일어서 전세계 언어로 번역되어 읽혀지며 새로운 의미를 세계에 던져주었다. 결코 쉽지 않은 고백이었음에 그들의 용기 있는 고백은 자신의 안에 있는 흑인과 백인의 모습을 깨달을 수 있었다는 제임스의 이야기처럼 세상 속 다양한 모습과 문화를 편견으로 배척하거나 손가락질 해서는 안된다는 걸 깨닫게 한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야 할지 개인의 이야기의 차원을 넘어서 우리라는 생각을 끌어내게 하는 책이다.

죽어있는 것과 살아있는 것 사이에는 이토록 큰 차이가 있구나.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란 다름 아닌 생명이구나, 하고 난 스스로에게 말했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지을 수 있는 가장 큰 죄는 그 생명을 빼앗는 것이다.... 249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