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둥글 지구촌 돈 이야기 아이가 무엇도 사고 무엇도 사는데 돈이 필요하단다. 그래서 집안 일을 거들면 얼만큼씩의 용돈을 주기로 하고 첫 거래를 튼 기념으로 용돈기입장을 사주었었다. 무엇을 써야 하나 신이 난 녀석은 얼마 가지 않아 용돈기입장을 천덕꾸러기로 대접하는데 그 이유를 물었더니 들어오는 돈은 콩알만한데 나가는 돈은 쑥쑥 나가는 데다 쓸 거리가 매번 공책 샀다 아이스크림 사 먹었다 별 게 없어서 쓸모가 없더란다. 요즘은 아이들 과자 하나도 아이스크림 하나도 기본 천원에 가깝거나 모두 천원을 넘어서니 몇 백원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용돈이 적다고 투덜거린다. 지구촌 어느 나라는 한 끼 식사를 위해 하루 종일 일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긴 잔소리를 풀어놓았으나 이야기를 통해서보다 아이가 먼저 느끼고 깨닫는 게 우선이다싶다. 그래서 이 책 저 책 뒤지고 고르고 하면서 몇 권을 아이 앞에 내밀어 보았다. 그 중 한 권 이 책은 돈보다 소중한 신용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지만 물물 교환에서부터 시작된 돈의 역사와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돈과 관련된 문화와 세상의 혈액이 되는 돈의 흐름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 가치로운 이야기와 함께 읽으며 흥미로운 돈에 관한 이야기로 평형을 이룰 수 있는 이야기가 들어 있어 좋았다. 우리나라도 근래 한중일의 공통 화폐에 대해 거론되기도 했었다는 기사를 접한 적 있는데 유로화라는 공동 화폐로 똘똘 뭉쳐 경제력을 키우는 유럽 이야기도 신기해하고, 아기를 돌봐주거나 환자의 말벗이 되어주거나 공부를 가르쳐주면 지역 화폐에 통장이 쌓이고 이런 품앗이가 경제력이 되는 지역 화폐 이야기도 신기해했다. 돈을 쓰지 않고 저축하는 것이 좋을 일이라 생각했는데 나라의 경제를 위해 소비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 내게 들려주기도 했다.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환율의 힘 등 아직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냥 쓰는데 쓰이는 거라 생각했던 돈이 이렇게나 신기한 모습을 지니고 있구나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더불어 돈과 관련된 세계 역사와 문화를 알게 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고. 여러 모로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 둥글둥글 지구촌 돈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