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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케이크와의 대화 - 아주 특별한 선물에 대한 상상 ㅣ 마르탱 파주 컬렉션 1
마르탱 파주 지음, 배형은 옮김 / 톡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초콜릿 케이크와의 대화
아무도 없는 집에서 케이크가 말을 걸어온다면 무서울 것 같아.
아이의 말이다.
소방관인 엄마 아빠는 생일 기념 저녁 식사를 하다 말고 집을 나섰다.
혼자 남겨진 나는 책도 읽고 인터넷도 하고 공부도 하지만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심심해하기다.
이제는 세계적인 심심 전문가가 되어가는 중인데 나중에 애완 동물을 키우게 되면 주려고 먹다 남은 고기를 조그만 비닐봉지에 싸서 냉동실에 넣어놓곤 한다.
무거운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혼자 케이크를 꺼냈는데 반짝반짝 빛나는 케이크는 마법에 걸린 듯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세계 평화를 이루고, 아픈 사람들을 고쳐주고 지구 온난화도 막을 수 있을 것 같은 케이크.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어디서 들려오는 소리일까. 이 집 안에는 아무도 없는데 두리번거려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데......
읽는 아이 말대로 혼자 있는데 자꾸 이런 소리가 들린다면 무서울 것 같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조용히 특별한 선물에 대한 상상 속으로 이끌며 점점 웃음을 털어내었다.
케이크 살려라니!
시디보다 더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케이크.
거만한 태도를 고쳐주려 확 먹어버릴까 하지만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싶었다는 케이크와 이야기를 나누며 점점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제는 친구가 되어 먹을 수 없다고 하자 케이크는 이를 깨끗이 닦고와 케이크 한 가운데 딱 하나의 초만 꽂아놓고 먹어달라고 한다.
자기를 기억해달라며.
내 몸에 있는 에너지가 너한테 전해졌으면 좋겠다. 네가 그 힘으로 신나는 일들을 할 수 있게 말이야. 아무 보람도 없이 날 희생하고싶지 않거든.
입 안에서 간지럽다며 웃는 케이크와 달콤한 향과 맛을 음미하며 케이크를 새기는 나.
먹고 나서 조용한 구석에 상자를 묻고 혼자라는 기분이 들 때면 찾아가는데......
마지막 작가 마르탱 파주와 초콜릿 케이크와의 이어지는 대화까지 마지막 한 줄까지 재미있고 신비한 상상을 펼치게 하는 책.
우리도 케이크를 먹게 되면 케이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이제는 무섭지 않다며 말하는 케이크를 만나고싶다고 아이가 이야기한다.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순수함이 그대로 빛나는 너이기에... 그렇게 이야기해주고싶었다.
그냥 조용히 웃어주었다.